가계대출 역시 5개월 연속 증가 잔액 기준 …다시 사상 ‘최대’ 기록
“지금까지 주택 거래량 추이를 보면 당분간 주담대 증가세 이어질 것”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면서 이에 따라 은행 가계대출 역시 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잔액 기준으로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면서 이에 따라 은행 가계대출 역시 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잔액 기준으로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김연주 기자] 물가부터 시작해서 부동산 가계부채까지 내려갈 줄은 모르고 계속 오르막길만 걷고 있다. 언제쯤 희망의 빛이 보일까?

특히 △부동산 대출 폭탄 △7조 원 늘어난 가계부채 △전세보증금 3000조 원 육박 가계부채 1위 △가계부체 증가속도 세계 2번째 등 부정적인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심각한 문제로 꼽히고 있는 가계부체의 상황을 확인해본다.

가계부채 주담대 7조 원 또 늘어나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면서 이에 따라 은행 가계대출 역시 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잔액 기준으로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최근에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8월 말 기준 1075조 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지난달에 이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9월 대비 은행권 가계대출은 이번에 들어 지난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2조 3000억 원) 증가세로 돌아선 뒤 5월(+4조 2000억 원)과 6월(+5조 8000억 원), 7월(+5조 9000억 원), 8월(+6조 9000억 원)까지 5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8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 2021년 7월(+9조 7000억 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8월 은행 주담대는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7조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지난 2020년 2월(+7조 8000억 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담대는 이번 들어 2월(-3000억 원) 반짝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3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주담대 중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6월(+1000억 원) 반짝 증가했다가 7월(-2000억 원)과 8월(-1000억 원) 다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6월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11월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높은 대출금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에 따른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8월에도 1000억 원 줄었다.

기타대출은 지난 2021년 12월(-2조 2000억 원) 이후 1년 9개월째 감소세다.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역시 증가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역시 증가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8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6조 2000억 원 증가해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출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6조 6000억 원 늘어 지난달(+5조 6000억 원)보다는 증가 폭이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제2금융권(-4000억 원)에서 감소했지만 은행권(+7조 원)에서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이번 들어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주택 구입 관련 자금 수요가 늘었다”며 “이것이 주담대 수요를 유발하는 근본적 배경이라고 본다”며 “지금까지 주택 거래량 추이를 보면 당분간 주담대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데다 각국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확장 재정 정책을 펴면서 글로벌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데다 각국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확장 재정 정책을 펴면서 글로벌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韓 가계부채 비율 세계 4위

이번 상반기 전 세계 부채 규모가 307조 달러(40경 8000조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9월 19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도 매체 위온, 머니컨트롤 등 외신들이 국제금융협회(IIF)의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상반기 글로벌 부채 규모는 10조 달러(1경 3000조 원), 최근 10년 동안에는 100조 달러(13경 3000조 원)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데다 각국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확장 재정 정책을 펴면서 글로벌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부채가 늘면서 전세계 명목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은 2분기 연속 336%를 기록했다.

부채 비율 증가는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둔화가 그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분이 반영된 지표인 명목 GDP의 증가 속도가 부채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 부채 비율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는 이처럼 임금과 물가 압력이 완화하면서 연말까지 부채 비율이 337%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부채 증가 비율은 미국·일본·영국·프랑스 증가 폭이 컸다. 이들 선진국은 최근 누적 부채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개발도상국 가운데 가장 큰 증가세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신흥시장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여전히 높았는데, 이는 중국·한국·태국의 영향이 가장 컸다.

2023년 2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7%로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위는 스위스로 126.1%, 2위는 호주 109.9%, 3위는 캐나다 103.1%였다.

한국의 DSR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지난 2021년보다 무려 0.8%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가계 빚 부담과 증가 속도 모두 세계 2번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DSR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지난 2021년보다 무려 0.8%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가계 빚 부담과 증가 속도 모두 세계 2번째다. [사진=연합뉴스]

가계부채 증가속도 세계 2번째?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가 한계수위로 치닫고 있다. 부채 부담과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문제다. 국제결제은행(BIS)의 분석결과 지난해 한국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주요 17개국 가운데 13.6%로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증가 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DSR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지난 2021년보다 무려 0.8%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가계 빚 부담과 증가 속도 모두 세계 2번째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과 영향, 연착륙 방안’ 보고서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 105.0%로 주요 43개국 가운데 스위스(128.3%)와 호주(111.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나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 이상인 기간이 길어지면 소비가 위축돼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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