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114, ‘2024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조사 결과 발표
2년 만에 상승이 하락 앞서…전세 추이에서도 상승 우세

부동산R114는 27일 ‘2024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R114는 27일 ‘2024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권찬욱 기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주택 매매 가격이 오른다는 예상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R114는 27일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2024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1∼15일 전국 11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표본 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87%p다.

조사결과 상승 예상 비율이 30%, 하락 예상 비율은 25%로 확인됐다. 직전 조사에서도 하락 예상이 35%로 상승 예상인 24%보다 높았다. 

[자료=부동산R114]
[자료=부동산R114]

부동산R114는 이같은 결과가 나온데 대해 2022년 상반기 조사 이후 2년 만이라고 밝혔다. 

부동산R114는 매해 5월∼6월(상반기)과 11월∼12월(하반기)에 각각 하반기와 이듬해 상반기 매매가 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하는데, 지난해는 상반기 상승이 48%, 하락가 14%였으나 하반기에는 상승이 24%, 하락이 38%로 변화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에도 지난해 하반기처럼 상승이 12%, 하락이 65%로 나타나고 있었다. 

윤지혜 부동산R114 연구원은 “다만 보합에 대한 전망이 10명 중 4~5명 수준으로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해 상승과 하락 의견 자체는 직전 조사처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의 전·월세 등 임대차 전망에 대해선 상승이 하락 을 압도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이번 조사에서는 전세가 추이와 관련해, 상승 예상이 38.99%를 차지해 하락 예상 15.60%보다 2배 더 많았으며, 월세도 상승 예상이 45.84%로 하락 예상 8.23%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자료=부동산R114]
[자료=부동산R114]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매매가격과 전·월세가 상승을 예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자 다수는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30.42%)’를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23년 2월부터 10월까지 연 3.5% 수준에서 6회 연속 동결됐고, 미국도 2023년 9월과 11월 2회 연속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하며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핵심지역의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3.94%)’을 선택했으며,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11.83%)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11.27%)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 활성화(7.61%)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응답한 455명 중 30.99%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수도권 주요지역 위주로 회복된 가격에 대한 부담감과 높은 금리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려 가격 상승 압박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 다음으로는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공급 부족(20.66%)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17.14%)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15.82%) △월세가격 오름세에 전세가 상승 압력(8.57%)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러 변수와 함께 하락 예상쪽에서도 다양한 이유가 원인으로 제시됐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본 응답자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47.14%)’을 이유로 선택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지속적인 하향과 소비 및 수출 부진 장기화로 과거 대비 경기 침체 우려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다음 하락 요인으로 △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13.13%) △이자 및 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10.10%)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8.75%) △가격 부담감에 따른 거래 감소(7.41%)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32.97%)’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기 때문으로, 실제 한국은행과 부동산R114 등 여러 기관에서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과거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전세대출 이자 부담으로 월세시장 이탈(15.93%) △2020~2021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4.84%)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매물 증가(12.64%) △일부 지역의 입주물량 증가(11.54%) 등이 전세가격 하락 이유로 선택됐다.

[자료=부동산R114]
[자료=부동산R114]

다만 소비자들은 내년 상반기 핵심변수로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19.71%)’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17.31%)’ 등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R114는 직전 조사와 비슷한 결과로, 아직은 기존의 대외 거시 경제 이슈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그 외 주요 변수로는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13.79%) △전월세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10.62%)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9.72%) 등이 있었으며, 이에 더해 최근 불붙은 서울 메가시티 논의를 포함해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부동산 쟁점들이 쏟아지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른 시장 변화 방향도 주시받고 있다.

윤지혜 부동산R114 연구원은 “최근 전세 계약 비중이 다시금 높아지는 추세지만, 사회 전반에서 전세에서 월세로의 계약 구조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임대차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소비자 조사 결과처럼 2023년의 역전세 우려감을 뒤로하고 다가올 2024년에는 임대차 가격이 상승세를 굳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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