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 통계 12만 건 분석…보험가입자 85%, 아직도 5000만 원 미만

한화생명의 빅데이터 전문가 그룹인 데이터랩에서 보험금지급 통계를 근거로 분석했다.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의 빅데이터 전문가 그룹인 데이터랩에서 보험금지급 통계를 근거로 분석했다. [사진=한화생명]

[소비자경제=김연주 기자] 의학의 발전이 암(癌)을 정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한화생명이 조사 자료를 공개해 답했다. 

한화생명은 24일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눈부신 의학 발전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9년 10만 명대였던 국내 암 발생자 수는 지난 2019년 25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20년 전 대비 2.5배나 증가한 것이다. 

한화생명은 국내 질병 사망원인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질병도 바로 ‘암’이라고 밝혔다. 누구나 걱정해 봤을 이 궁금증을 한화생명의 빅데이터 전문가 그룹인 데이터랩에서 보험금지급 통계를 근거로 분석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주요 암의 5년 생존율 추이를 보면 지난 1993~95년 사이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9.4%인데 지난 2015~19년에는 65.6%로 26.2%p나 증가했다. [사진=한화생명]
국가암정보센터의 주요 암의 5년 생존율 추이를 보면 지난 1993~95년 사이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9.4%인데 지난 2015~19년에는 65.6%로 26.2%p나 증가했다. [사진=한화생명]

현대 의학은 암 발생률 보다 생존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40%에 불과했던 암 생존율이 현재 70% 가까이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국가암정보센터의 주요 암의 5년 생존율 추이를 보면 지난 1993~95년 사이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9.4%인데 지난 2015~19년에는 65.6%로 26.2%p나 증가했다. 특히 전립선암은 37.8%p·위암은 31.0%p로 대폭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병원의 암 치료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앞서는 분야도 상당수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암 5년 생존율 국제비교 지난 2021에 따르면 위암 생존율은 한국(69%)·일본(60%)·미국(33%)·영국(21%)로 우리나라가 월등히 높다. 대장암 중 하나인 결장암도 한국(72%)·일본(68%)·미국(65%)·영국(60%)로 우리나라가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국내 5대 메이저 병원의 암 치료 수준은 세계 유명 암 치료 병원과 비교해도 매우 우수하다. 미국 뉴스위크 지난해에 따르면 △아산병원(5위) △삼성서울병원(12위) △가톨릭병원(17위) △서울대병원(21위) △세브란스병원(30위) 모두 세계적으로 30위 내에 있다.

즉 암 발생을 미리 막기는 힘들지만 암을 잘 치료할 수 있는 병원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는다면 암이 발생하더라도 생존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생명은 암 환자의 사망률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암 보험금 수령고객의 5년 이내 암 진단보험금 보유수준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암 진단보험금을 충분히 보유한 경우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매우 낮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암 사망률은 34.4%인 반면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 원 이상 보유한 고객의 암 사망률은 15.7%였다.

그런데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 원 이상 보유하면 고소득자의 암 사망률은 12.0%로 매우 낮아졌다. 반대로 고소득이라 할지라도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경우 암 사망률은 29.0%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돈을 적게 벌더라도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 원 이상 보유한 경우 암 사망률은 18.1%로 매우 낮았다. 암 진단보험금이 많을수록 암 사망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암이라는 갑작스러운 질병 앞에 목돈의 보험금은 더 좋은 의료기술과 더 많은 의료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율은 24% 정도였으나 5000만 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은 44%로 나타났다. [사진=한화생명]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율은 24% 정도였으나 5000만 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은 44%로 나타났다. [사진=한화생명]

이를 확인하고자 한화생명은 암 보험금을 수령한 고객들이 어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지를 크게 메이저·3차·종합병원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암 진단보험금을 많이 보유할수록 암 치료 도중 기존 병원 대비 상급병원으로 병원을 변경하는 전원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율은 24% 정도였으나 5000만 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은 44%로 나타났다. 즉 치료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수록 더 적극적으로 상급병원에서 치료받는 경향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상급병원으로 전원 후 사망률 역시 암 진단보험금을 충분히 보유할수록 유의하게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이와 같은 흐름은 실제 발생한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인 실손보험금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암 진단보험금을 1000만 원 미만으로 보유한 경우에는 암 발생 후 671만 원의 의료비(실손보험금 청구액)가 발생했다. 반면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 원 이상 보유한 경우에는 1052만 원으로 1.5배 가량 많은 의료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 진단 후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소중한 보험마저 깨서 생계·치료비용에 보태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이 암 발생 고객들의 5년간 계약해지율 지난 2008~2022년까지 분석한 결과 5000만 원 이상의 충분한 암 진단보험금을 보유한 고객의 5년 계약해지율은 10.7%에 불과했다. 10명 중 1명만 보험을 깼다는 것으로 거의 해지가 없었다는 뜻이다.

암 진단보험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의 5년 계약해지율은 44.1%로 보유한 보험계약의 절반은 해약할 정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암 진단보험금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상승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암보험을 충분히 보유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화생명 전체 고객 614만 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보험금 보유현황을 살펴본 결과 85%에 이르는 고객은 암 진단보험금이 5000만 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1억 원 이상의 충분한 보험금을 보유한 고객은 전체 고객의 2.6%에 불과했다. 

암 진단보험금 규모가 클수록(1억 원 이상) 암 사망률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 것을 감안할 때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충분한 암 진단보험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전경원 한화생명 데이터랩 팀장은 “암 발생을 막을 방법을 찾기는 힘들지만 암보험을 통해 사망률을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빅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며 “보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를 감안할 때 암 진단보험금 5000만 원 정도가 암 생존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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