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팀 업무 소개…다양한 카테고리 안에서 전문 영역 나눠 운영
취향·애정 듬뿍 들어간 캐릭터…환경 고려한 전반적인 균형 중시
스토리 상에서 다양한 비주얼 못보여 아쉽…기회된다면 선보일 것

김인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블루아카이브 아트 디렉터. [사진=넥슨]
김인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블루아카이브 아트 디렉터. [사진=넥슨]

[소비자경제=권찬욱 기자] 넥슨의 수집형 모바일 RPG ‘블루아카이브’는 최근 ‘아트라하시스 방주 공략전’과 ‘프레나파테스 결전’, 그리고 ‘복구작업: D.U 시라토리구’를 마지막으로 스토리 제 1부를 마무리했다. 색채의 침공으로 키보토스가 멸망할 위기에도 수많은 캐릭터들의 활약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은 주목을 받았으며, 어느쪽이든 스토리에서 끝까지 헌신적인 모습을 보인 ‘선생님’의 모습에 감명을 받을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스토리 외에도 블루아카이브를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인 아트팀을 빼놓을 수는 없다. 세계관을 정립하고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세계를 실체화시키고 각 캐릭터에게 육체를 부여해 ‘실감’이 나게 만드는 것은 아트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특히 블루아카이브의 인기의 근간 중 하나가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수려한 일러스트라는 점에서, 아트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소비자경제는 이에 따라 ‘즉흥환상’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블루아카이브의 아트팀을 총괄하고 있는 김인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블루아카이브 아트디렉터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는 1부 스토리의 완결을 맞아 아트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블루아카이브 내 다양한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본다.

Q. 먼저 자기소개와 함께 아트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에서 블루아카이브의 아트디렉터를 맡고 있는 김인입니다. 

저희 아트팀은 블루아카이브에 관련된 게임 내 아트 리소스 제작 및 IP전개에 따르는 각종 비주얼 요소에 대한 제작 또는 감수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저는 디렉터로서 향후 아트 전개에 대한 방향성과 퀄리티 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조직운영에 따르는 각종 스케쥴, 인사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Q. 현 아트팀의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현시점에서 업무가 어떻게 세분화되어져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크게 캐릭터·배경·애니메이션·이펙트·UI로 구성되고, 해당 카테고리 안에서 2D·3D 등으로 전문 영역을 나눠 조직을 운영하게 됩니다. 큰 틀에 있어서는 여타 게임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아트팀의 업무 사이클은 어떻게 되실까요? 또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기준으로, 게임내 요소를 하나 만들고 본 서버에 적용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시안(컨셉아트) 등이 만들어지는지 궁금합니다. 기획팀 및 시나리오팀 등 타 팀과의 연계도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A. 플레이어블 캐릭터 제작을 기준으로, 먼저 IP실의 담당 시나리오라이터님이 설정을 제안해주시고 해당 제안을 바탕으로 담당 캐릭터원화가님이 시안을 제작하게 됩니다. 과정에서 제작되는 시안은 담당자의 작업 방식에 따라 제각각이라 특정하기가 힘듭니다만, 하나의 시안을 두고 깎거나 얹어가며 조정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3-5개의 다양한 이미지를 두고 결정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결과로 도달하기까지의 방식의 차이라, 어느 쪽이 옳다고 하기보다 각자 접근방식을 택하는 취향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 과정에서 담당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한편 만족하는 이미지를 도출해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과로 서로 납득하는 시안을 확정하게 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일러스트 및 3D 제작을 위한 도안을 만들게 됩니다. 단순히 이미지로 성립되는 것이 아닌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가를 중점으로 보게 되네요. 이후 모델러님이 도안을 바탕으로 3D를 제작해 주시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는 게임에 알맞은 규격을 지키는 한편 의도한 디폼에 충족되는가를 중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3D는 3D만의 미적요소가 있는 한편 SD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보니 해당 형태로 보여줄 수 있는 비주얼의 아름다음을 추구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완성된 모델링을 바탕으로 애니메이터님이 움직임을 불어넣어 주시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는 제작하는 모션이 캐릭터의 성격을 잘 나타내는 한편 기획에서 요구한 기능성을 충족하는지를 주로 살펴보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이펙터님이 각 연출 의도에 어울리는 이펙트를 제작해 마감해 주시고, 최종적으로 UI에서 가다듬어 주시는 과정이 됩니다. 이후에 기획·프로그램·마케팅 등 다양한 연관 부서의 도움을 받아 최종적으로 유저 분들께 선보이게 되네요.

하나하나 짚기에는 복잡도가 높아 많은 부분 생략하게 되었습니다만, 한 캐릭터를 제작하는 데만 해도 정말 여러 부서의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전달되게 되는 점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로나(오른쪽)는 싯딤의 상자의 관리 OS이자 게임 내 주인공을 보좌하는 역할이지만, 스토리에서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걸맞게 결정적인 상황에서 많은 역할을 했으며, 이번에도 주인공인 선생님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왼쪽은 이번 1부 최종편 스토리에서 처음 등장한 'A.R.O.N.A' [사진=블루아카이브 인게임 캡쳐]
아로나(오른쪽)는 싯딤의 상자의 관리 OS이자 게임 내 주인공을 보좌하는 역할이지만, 스토리에서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걸맞게 결정적인 상황에서 많은 역할을 했으며, 이번에도 주인공인 선생님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왼쪽은 이번 1부 최종편 스토리에서 처음 등장한 'A.R.O.N.A' [사진=블루아카이브 인게임 캡쳐]

Q. 아트팀 내부와 구성원들에 대한 이야기는 블루 아카이브 출시 이후 가끔 알려졌었는데요, 그 중 모 만화에서 좋아하는 캐릭터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한때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들을 보면 정말 애정을 듬뿍 주입해서 만드는 인상이 강합니다만, 애정하는 캐릭터는 어떤 친구인지, 또 어떤 친구가 가장 만드는데 오래 걸리거나 힘이 들었는지, 혹은 이렇게 내도 괜찮을까? 싶은 캐릭터가 있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A. 스튜디오에 모이신 여러 구성원분들이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오타쿠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깊으신 한편, 한 캐릭터의 담당이 되면 자기 자식을 케어 하는 마음으로 이입하게 되는지라 창작해내는 과정에서 담당자의 취향과 애정이 깊게 들어가는 경향이 있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견해차이를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창작이 아닌, 공동의 창작인 만큼 그 과정에서 너무 개인의 편향된 해석이나 취향이 들어가 있지는 않는지. 또 블루아카이브라는 전체 세계관 혹은 캐릭터가 속한 환경이나 그룹을 놓고 보았을 때 거기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갈 수 있는지 전반적인 균형을 신경 쓰면서 제작하고자 하고 있네요.

어떤 방식으로 든 각 담당자 간의 소통을 통해 서로 납득되는 형태를 찾아 유저분들께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고생한 캐릭터를 꼽자면 제가 담당한 캐릭터를 돌이켜 보았을 때 아무래도 아로나를 대표로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임 전반의 톤 앤 매너를 대표하는 한편 간판으로 나서야 하는 마스코트 캐릭터격의 디자인이다 보니 걸린 부담감에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종 시안을 가다듬을 때까지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는 마음이었네요.

하지만 그렇게 고민하고 고생한만큼 결과적으로 유저분들께 잘 다가선 현재의 모습을 보면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뿌듯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로코는 김인 디렉터가 직접 담당했던 대표적인 캐릭터 중 하나로, 1부 최종편에서도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인물 중 하나다. [사진=블루아카이브 인게임 캡쳐]
시로코는 김인 디렉터가 직접 담당했던 대표적인 캐릭터 중 하나로, 1부 최종편에서도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인물 중 하나다. [사진=블루아카이브 인게임 캡쳐]

Q. 디렉터님은 시로코·세리카·하나코 등 초기 캐릭터들을 담당하셨습니다만, 최근에는 아예 직접 담당한 캐릭터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아쉬움을 갖는 유저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혹여 추후 여유가 생긴다면 디렉터님이 직접 그리신 신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아무래도 인력이 부족한 한편 비주얼 적인 기준을 정해야 하는 영역이 많아 직접 실무적인 작업들을 맡아 진행하였습니다. 

그때의 작업들이 말씀해주신 캐릭터들의 디자인과 일러스트들이 되는데요, 당시와 다르게 현재로서는 여러 영역의 기준점이 찍힌 한편 안정되었고 실력 면에서도 저보다 훨씬 뛰어난 아티스트분들이 많이 포진해 계셔서 제가 직접 실무를 뛰기보다 뒤편에서 여러 작업자분들이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실 수 있도록 편의를 봐 드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붓을 놓은 것은 아니고, PV의 콘티나 테러, 색채 등 기존 세계관에 없던 비주얼을 시도해야 하는 경우 초기 단계에 참여해 설계에 도움을 드리는 업무에서 참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캐릭터 일러스트처럼 단일의 작업으로 인사드리는 경우는 드물어지겠습니다만, 블루아카이브의 여러 아트영역에 얇고 넓게 퍼져서 전달 드리고 있다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웃음)

Q. 이렇게 캐릭터를 만들게 되면 인게임에 적용하기 위한 모델링과 각종 모션을 구현하게 되는데요. 그 제작 과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여기에 스킬 모션 구현 시에 충돌 판정 등 언뜻 눈에 잘 보이진 않지만 많은 신경을 쓴 부분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A. 캐릭터의 애니메이팅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담당 기획과의 회의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해당 미팅을 통해 기획에서 바라는 캐릭터의 기능성을 듣고 그것을 나타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붙여 완성하게 됩니다.

먼저 기능성이 고려되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비주얼이 입혀진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이후 완성된 아트 리소스를 엔진상에서 조립해 원 기획 의도에 맞는 형태로 동작하는지 검증해 유저분들께 전달하는 과정이 됩니다.

블루아카이브는 말씀해주신 것처럼 인게임에 구현시에 여러 기물과의 상호작용이나 은·엄폐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 아트 뿐만이 아니라 연관된 다양한 전문 부서의 도움을 받아 캐릭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덴조약의 중심 인물들이자, 1부 최종장에서 픽업된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학생회인 '티파티'의 일원인 미카와 나기사. 둘 모두 압도적인 성능으로 없어서는 안될 필수 캐릭터이며, 강렬한 캐릭터성과 함께 다양한 2차 창작이 양산되고 있다. [사진=넥슨] 
에덴조약의 중심 인물들이자, 1부 최종장에서 픽업된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학생회인 '티파티'의 일원인 미카와 나기사. 둘 모두 압도적인 성능으로 없어서는 안될 필수 캐릭터이며, 강렬한 캐릭터성과 함께 다양한 2차 창작이 양산되고 있다. [사진=넥슨] 

Q.  캐릭터가 이벤트 스토리나 플레이어블로 등장한 이후 개발진이 만든 개성이나 속성 외에도 유저들이 느끼는 대로 여러 가지 이미지나 속성이 덧붙여지고, 다양한 2차창작으로 발전하는데요. 그 중에서는 개발진의 딱 예상한대로의 반응을 얻는 캐릭터도 있는 반면 이 캐릭터에게 이러한 속성이 붙는다거나, 혹은 이렇게 인기가 있을 줄은 예상 못했다 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 알고 싶습니다. 

A. 물론 말씀해주신 것처럼 처음 의도나 설계 그대로 유저분들께 전달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네요. 저희가 의도할 수 있는 것은 첫인상 정도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첫인상 이후로는 유저분들의 손으로 다양하게 해석되고, 변하는 캐릭터를 개발 내부에서도 항상 주의 깊게 살펴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역시 다소의 영향은 받게 되는 것 같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해석이 좋았고, 이런 점들을 추가적으로 받아들여서 반영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시리어스한 소재나 캐릭터를 전달하는데 다소 너무 어두운 이야기 속에 고립되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저분들이 그 속에서도 2차 창작 등을 통해 편한 분위기를 찾아내 주시는 점들을 통해 해당 소재나 캐릭터들이 너무 바깥으로 놀지 않고 블루아카이브의 세계관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게 만들어 주시는 점에 특히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1부 최종편 업데이트를 기념해 진행된 개발자코멘터리 영상. 시나리오팀과 아트팀이 매회 참여하고 있다. [사진=블루아카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
1부 최종편 업데이트를 기념해 진행된 개발자코멘터리 영상. 시나리오팀과 아트팀이 매회 참여하고 있다. [사진=블루아카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

Q. 블루 아카이브의 국내서버 유튜브에서는 신규 업데이트마다 개발팀이 직접 나와 소개하는 콘텐츠가 업로드 되는데요. 개발팀의 자세한 소개와 함께 센스 등을 엿볼 수 있어 인기가 많습니다. 아트팀에서 참여할 때 고민이나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또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A. 아트 직군의 특성상 아무래도 내향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인 상황이라 직접 나가서 발언할 사람을 선정하는 것부터 매번 힘들었던 것 같네요. 말할 내용을 정리하는 것 까지는 괜찮아도, 막상 현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긴장해서 리테이크를 수없이 하며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담당했던 작업들의 비하인드를 유저분들께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문 만큼 모두 참여하기로 결심하신 이후로는 열정적으로 응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특히 원화팀의 경우 아트 직군중에서도 신비주의를 고수하고 싶으신 분들이 많아 이러한 공개 자리에 나간다는 선택을 하실까 걱정했습니다만, 의외로 이런 자리는 빠질 수 없다고 가장 의욕을 보이셨던 부분이 인상에 남네요.

Q. 아트팀 내부에서 캐릭터나 보스, 키보토스 내 장소를 제작하거나 그려낼 때 이것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된다는 원칙이나 신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혹은 반대로 아트팀 내부의 징크스가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역시 헤일로이지 않을까요(웃음). 초기에는 개발 내부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소재라 자주 누락될 때가 많아 항상 입버릇처럼 헤일로 챙겨 주시라 요청드릴 때가 많았네요. 현재는 당연한 요소로 자리잡아 이전만큼 누락되거나 하는 일은 없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징크스라고 한다면 절제가 안되는 마음이려나요. 매번 회의 때마다 ‘이건 하지 않아도 괜찮은 욕심의 영역입니다만…’이라고 시작되는 제안은 항상 결국에는 거절하지 못하고 하게 되는 현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욕심이 아트의 뾰족함을 만들어내게 되는 장점이 되는 한편 팀의 체력을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게 만드는 부분이라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항상 고민되는 포인트인 것 같네요.

Q. 개발에 들어간 이후, 정식 론칭(일본서버) 전까지 아트팀을 가장 힘들 게 했던 것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혹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각 부서마다 고충이 달랐지만, 개인적으로는 론칭에 선보이는 비주얼 퀄리티의 균일함을 챙기는 과정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의 막바지까지 플레이를 돌려보면서 혹시나 누락되거나 조정해야 할 부분이 없을지 살펴보게 되었는데, 특히나 오픈 직전 유저 설문에서 3D캐릭터의 허벅지가 다소 통통해 보인다는 지적에 수정을 진행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이 과정에서 Before/After의 비교 예시로 사용되면서 의도치 않은 밈을 만들어버린 유우카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개발을 하면서 익숙해져 있던 영역이라 유저분들의 눈과 인식차이가 있던 점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왼쪽부터 트리니티 종합학원, 게헨나 학원, 그리고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일반 교복. 이외에도 각 동아리마다 특유의 복장이 존재한다. [사진=넥슨] 
왼쪽부터 트리니티 종합학원, 게헨나 학원, 그리고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일반 교복. 이외에도 각 동아리마다 특유의 복장이 존재한다. [사진=넥슨] 

Q.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들은 학원도시라는 컨셉처럼, 수많은 교복이 게임 내에서 등장합니다. 이러한 교복을 디자인하실 때 어떤 자료들을 참고하시는지, ‘영감’을 받는 부분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각 학원별로 교복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이것만큼은 이 학원 교복의 기준이 된다! 하는 요소나 캐릭터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학원마다의 교복을 디자인하기에 앞서 내부에서 논의를 통해 해당 학원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비주얼 가이드 룰을 제작하게 됩니다. 해당 가이드를 기준으로 캐릭터를 제작할 때마다 규칙에 맡는지 검토해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네요.

보여지는 것과 같이 키보토스의 거대 학원들은 현실의 문화와 지역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해당 모티브가 되는 국가 또는 지역에서 입는 교복 또는 전통복의 양식을 차용해 교복에 반영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학원 별 교복 등 비주얼 기준점을 알기 쉽게 제시하고자 제작한 것이 1st PV의 각 학원 별 장면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은 교복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와 상황에 따른 복장들이 플레이어블과 스토리 등을 통해 공개되어 왔습니다. 각 캐릭터당 이러한 복장들이 대략 몇 가지가 있는지, 하나의 복장을 위해 얼마나 많은 양의 컨셉아트가 필요한지, 가장 구상하는데 힘들었던 복장이 있었다면 어떤 복장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캐릭터의 추가 복장은 시나리오에 따라 요구되는 양이 천차만별이라 보통 어느 정도의 양이라고 특정해 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 설계시에 요청해주시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이후 스크립트를 읽어보고 추가되는 경우도 있었네요.

컨셉아트의 수량도 캐릭터에 따라 한번에 나오는 반면 어떤 경우는 수 장을 그려도 협의에 다다르기 힘든 경우도 있어 딱 잘라 평균을 말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특이한 케이스를 꼽자면 C&C의 교복 복장은 사전에 요청되어 제작된 건이 아닌, 담당 원화가 분의 개인작에서 시작되어 공식으로 채용된 케이스라 인상에 남는 것 같네요.

돌발적인 요청임에도 시나리오 측에서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3rd PV 영상에 등장했던 황륜대제 응원 장면, 생김새가 모두 다른 수많은 모브 캐릭터들이 응원하는 모습이 진국이다. [사진=블루아카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 
3rd PV 영상에 등장했던 황륜대제 응원 장면, 생김새가 모두 다른 수많은 모브 캐릭터들이 응원하는 모습이 진국이다. [사진=블루아카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 

Q. 각 학교에는 주요 캐릭터 외에도 소위 ‘모브 캐’라고 하는 여러 동아리의 부원들의 모습이 일러스트로도, 적으로도 등장했었는데요. 아트팀 내부에서 특별히 사랑받는 디자인의 모브캐가 있는지, 또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시는 디자인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넘버링 PV에 등장하는 엑스트라 학생들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재하는 환경감을 나타내기 위해 주역 캐릭터 외의 학원을 살아가는 다양한 엑스트라를 보여드리고자 노력했는데요, 특히나 3rd PV의 응원하는 군중 신은 담당자의 혼이 들어간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엑스트라 캐릭터간의 세세한 케미나 설정들이 반영되어 있으니 세세히 살펴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키모토스의 주민들 중 일부의 스탠딩 일러스트 [사진=넥슨]
키모토스의 주민들 중 일부의 스탠딩 일러스트 [사진=넥슨]

Q. 키보토스 내의 주민은 학생들 외에도 오토마타 같은 로봇이라던가 수인들이 존재하는데요. 이러한 일러스트는 재활용되는 만큼,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추후 좀 더 다양한 주민들의 일러스트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지, 개 중에는 주목할만한 디자인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IP가 확장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미디어믹스에서 키보토스의 일상을 묘사하게 되면서 말씀해주신 학생 외의 여러 주민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하고 있습니다.

게임 외적인 시책들에 등장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살펴봐 주시면 각 작가님들이 해석해주신 다양하고 색다른 주민들을 살펴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게임 내적으로는 정월 아루의 메모리얼 배경에 등장하는 수인이라거나 파반느 1장 키비주얼의 다양한 밀레니엄의 학생, 로봇들 등 곳곳에 숨겨놓은 주민의 묘사들이 많으니 부디 살펴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이러한 플레이어블이 아닌 학생들과, 주민들의 생활상에 대해 궁금증도 가지게 되는데요. 이러한 키보토스의 일상이 컨셉 아트로 만들어진 적이 있는지, 있다면 추후 아트북이나 전시회 등에서 공개되거나 게임 내에서 다루어질 가능성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아직 보여드리고 싶은 키보토스의 생활상이 너무나 많습니다.  내부에서 논의 되고 있거나 준비중인 모습들이 잔뜩 있으니 앞으로의 업데이트를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아트북 vol.2에도 공개되지 않은 다양한 설정화들이 들어갈 예정이니 그쪽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부 스토리에 등장했던 '색채'의 관계자들. 왼쪽부터 ‘시로코 테러’와 '프레나파테스', 그리고 'A.R.O.N.A' [사진=넥슨]
1부 스토리에 등장했던 '색채'의 관계자들. 왼쪽부터 ‘시로코 테러’와 '프레나파테스', 그리고 'A.R.O.N.A' [사진=넥슨]

Q. 이번 최종편에서는 프롤로그에서 등장했던 ‘시로코 테러’와 프레나파테스, 그리고 A.R.O.N.A가 등장하는데요. 이들의 디자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시로코 테러의 경우 초기부터 정해져 있던 디자인의 캐릭터가 됩니다. 프롤로그에서 일찍이 등장했었지요. 시로코가 모종의 이유로 테러화 되었을 경우의 모습을 상정해 디자인했습니다. 연령적으로도 더 성숙해 보이는 한편, 평소의 시로코라면 하지 않을 것 같은 복식을 통해 그 모습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연이 있을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으면 했습니다.

프레나파테스는 Mx2j님께서 디자인해주셨는데요, 옛 특촬물에서 볼 법한 거대한 실루엣의 악당으로 보여졌으면 했습니다. 철가면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모습인 한편에 붕대로 감기고 뒤틀어진 손을 통해서 정상적인 상태의 존재가 아님을 보여줬으면 했습니다.

A.R.O.N.A의 경우 프레나파테스가 지닌 싯딤의 상자에 깃든 존재로, 아로나와 비슷한 연령대에 복식 양식 안에 속하면서도 머리 길이나 색상, 키컬러 등을 통해 정 반대의 반전된 이미지로 디자인하였습니다. 평소의 아로나와 다른 차분하고 어두운 무드를 통해 그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기를 바랬습니다.

시로코 테러는 이번 1부 최종장 스토리의 또다른 주역이었다. [사진=블루아카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시로코 테러는 이번 1부 최종장 스토리의 또다른 주역이었다. [사진=블루아카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Q. 여기에 각 캐릭터의 디자인에 있어 중심이 되거나 많은 신경을 쓰신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A. 시로코 테러의 경우 초기의 작업이라 디자인 당시 ‘테러’라는 속성의 기준점으로 보여지기를 바랬습니다. 세계관의 커다란 속성 영역을 정의하는 한 편 기준점을 만들어야 했던 작업이라 키컬러나 헤일로를 설정할 때 애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후의 ‘테러’ 관련 컨셉들은 모두 시로코 테러를 중심으로 파생되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레나파테스는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 특유의 디자인 질감을 확정짓는데 고생하셨던 것이 기억나네요. 특히 어깨 장식과 거기서 흘러내리는 촉수 같은 장식은 저로서는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의 그것이라 바라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A.R.O.N.A의 경우 아로나의 반전된 형상이라는 컨셉으로 접근해 크게 어려움이 없이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로나가 여름을 표현하는 디자인이었다면, A.R.O.N.A의 경우 겨울을 표현하는 디자인으로 보여지기를 바랬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코트가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마감되어 좋았었던 것 같네요.

Q. 사실상 이번 스토리의 또다른 주인공이였던 ‘시로코 테러’의 경우 육체의 성장 외에도 시로코와의 디자인 적 차별성을 어떻게 설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평소의 선생님이 인지하는 시로코라면 입지 않을 것 같은 복식이나 감정선을 넣음으로서 시로코와 시로코 테러의 사이에 있는 경험과 사연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기를 바랬습니다. 연륜이랄까요, 산전수전 다 겪은 성숙한 시로코라면 어떤 느낌일까의 생각으로 접근했던 것 같네요. 헤어스타일이나 복식, 인상과 표정 등 모두 나름의 맥락과 사연을 고려해 디자인하였으니 유심히 살펴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블루아카이브 메인스토리 2장에 등장하는 '요새도시 에리두'의 컨셉아트 [사진=넥슨]
블루아카이브 메인스토리 2장에 등장하는 '요새도시 에리두'의 컨셉아트 [사진=넥슨]

Q. 메인스토리 2장 파반느 편에서 등장한 ‘요새도시 에리두’는 전체적인 모습과 중앙 컨트롤 타워의 모습이 등장했는데, 작중에서는 건물들이 구획별로 움직이는 등 흥미로운 설정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에리두를 등장시키기 위해 어떤 세세한 설정들이 논의되었는지, 컨셉아트 등으로 존재해 본편에서 보여주고는 싶었지만 미처 등장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파반느 2장의 무대는 컨셉아티스트로서 정말 매력적인 소재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당시 최종편과 동시에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시간에 쫓겨 구상에 비해 스펙다운 되거나 좁은 영역의 비주얼을 보여드리게 되어 아쉬울 뿐이네요.

요새도시라는 이명에 어울리게 각 구역들이 움직이거나 통째로 가변화해 무장되는 등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후 다시금 스토리 상에서 에리두가 등장할 기회가 온다면 보다 다양한 에리두의 매력적인 컨셉을 선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수많은 빌드업을 통해 최종편의 후반부에서 등장한 ‘아트라하시스의 방주’와 ‘우트나피쉬팀의 배’는 그 디자인 등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는데요. 대략적인 구조는 도면의 형태로 게임 내에 등장을 했습니다만 각부에 해당하는 내부 모습이 묘사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아트들이 있는지, 또 실제 등장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아이디어나 컨셉 상으로 논의된 영역이 많았지만, 소개드릴 수 있는 영역과 리소스가 한정되어 미처 모두를 전달할 수는 없었네요.

이후 미디어믹스 시책 등 해당 무대를 다시 묘사할 기회가 있다면 보다 다양한 내부 영역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하고 있습니다.

김인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블루아카이브 아트디렉터. [사진=넥슨]
김인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블루아카이브 아트디렉터. [사진=넥슨]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전달하거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저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어려운 시기에도 블루아카이브를 응원해주시고, 각 캐릭터에게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여러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보여드리고 싶은 키보토스의 매력적인 비주얼들이 잔뜩 있으니 기다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계속해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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