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산자부·환경부 등 긴급 점검 진행

북상하고 있는 태풍 '카눈'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권찬욱 기자]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보이던 제6호 태풍 ‘카눈’이 결국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이면서, 정부와 유관 부처들도 태풍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8일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재난관리실장 주재로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16개 관계부처와 17개 시·도가 참석한 가운데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른 태풍 대비 중점 관리사항과 기관별 대처계획 등을 논의했다. 앞서 중대본은 7일 18시부로 중대본 2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한 바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해 내륙을 관통한 후 11일 새벽 북한으로 이동해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중대본은 기관별 대처상황을 점검하면서 인명피해 최소화를 재난대응의 최우선의 목표로 진행해 다음 사항에 중점을 두고 대응할 것을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중대본은 태풍을 대비하기 위해 장마철 피해 발생 및 피해 우려 취약지역·시설에 대해 기관별 긴급 전수 점검을 통해 위험요인을 파악해 신속히 안전조치를 실시하고 ▲해안가 고층 건물·항만 대형크레인·간판과 첨탑 등 낙하위험물 고정‧제거 ▲선박‧어선 입출항 통제 ▲양식장 등 수산시설 인양‧고정 등 강풍‧풍랑‧해일 대비 안전관리 철저를 지시했다.

또 하천변‧지하차도‧둔치주차장 등 위험지역 대상 수시 예찰로 위험징후(하천수위 상승 등) 관측 시 신속한 사전통제를 실시하고, 반지하주택 등 위험지역 주민의 신속 대피를 위한 조력자 연락망 정비와  집중호우 시 산사태 우려지역 등 즉각 대피명령 및 경찰 협조로 선제적 대피 조치를 지시했다.

아울러 태풍 집중 영향 시간대 외출 자제 등 국민행동요령 홍보와 안내를 강화하고 재난문자 등 가용매체를 적극 활용해 재난상황과 대피명령 등을 신속히 알리도록 했다.

태풍과 호우에 관련된 국민안전행동요령 [사진=행정안전부]

이에 따라 유관 부서들은 대풍에 대비해 각자의 영역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서고 있다. 

먼저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오는 9일까지 수자원, 토질 등 분야별 민간전문가, 지자체와 함께 10개 시·도(33개 시‧군‧구) 재해예방정비사업장, 급경사지, 저수지 등 재해위험지역에 대해 행안부, 지자체와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중앙합동 긴급점검을 실시한다.

이는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전국에 많은 비와 강풍이 동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으로, 생활권과 인접한 위험지역에서 인명피해와 직결되는 위험요인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점검 대상은 침수·붕괴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장 ▲급경사지 ▲저수지 및 소하천이며, 주요 점검 사항은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장 내 야적 자재 및 토사 정리와 응급조치를 위한 장비·인력 사전배치 등 ▲급경사지 비탈면 내 지하수 용출, 균열․침하, 배부름 등 사전확인, 산마루 측구 등 배수로 정비 여부, 생활권 인접 위험지역 사전통제 여부 ▲저수지 중앙합동점검 및 자체 점검 지적사항 조치 실적 확인, 태풍 대비 주민대피계획 수립 등 ▲소하천 제방·호안 등에 대한 결함 및 파손 상태, 유수 소통 지장물 유무 등 안전관리실태 전반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점검을 통해 경미한 사항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즉시 시정조치하고, 피해 발생 우려시 사전통제 등을 시 적극 실시할 예정이다.

포항시장 8일 포항 냉천 재해복구현장을 방문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하천변은 태풍과 호우가 발생할시 매우 위험한 장소 중 하나다. [사진=연합뉴스]
포항시장 8일 포항 냉천 재해복구현장을 방문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하천변은 태풍과 호우가 발생할시 매우 위험한 장소 중 하나다.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장영진 1차관 주재로 긴급히 태풍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회의를 개최하고, 태풍 대비현황 긴급 점검 회의를 통해 주요 국가산업단지 지역본부장의 태풍 관련 대책을 듣고 수해대비시설, 비상대응체계 등에 대한 점검과 태풍 대비 대책의 철저한 이행을 지시했다.

장영진 1차관은 “태풍으로 인한 침수·범람 및 강풍 피해에 대비해 다시 한번 취약시설을 면밀히 점검하고 지자체 등과의 협조체계를 확인하는 등 비상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한다”면서 “특히 작년 태풍 피해가 있었던 포항산단 등에 대해서는 각별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무엇보다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태풍대책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낙동강권역에 위치한 남강댐은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방류를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낙동강권역에 위치한 남강댐은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방류를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환경부는 지난 7일부터 태풍 카눈의 영향을 대비해 다목적댐 예비방류를 통해 사전 수위조절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298㎜ 상당의 강우를 추가로 저장할 수 있는 총 47.8억 톤의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예비방류를 통해 다목적댐의 물그릇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낙동강권역의 남강댐(초당 110톤)과 한강권역의 충주댐(초당 300톤) 및 횡성댐 등은 7일 오후 2시부터 증가 방류를 실시했으며 밀양댐, 섬진강댐 및 주암댐 등도 8일 오후부터 방류량을 증가시켜 선제적으로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또 남강댐과 영주댐, 합천댐도 이날 오후부터 수문을 통해 각각 초당 100톤~400톤의 방류량을 단계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나머지 댐도 태풍의 영향에 따라 방류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지난달 26일 전북 김제시 논콩 침수지역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기술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태풍 역시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줄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지난달 26일 전북 김제시 논콩 침수지역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기술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태풍 역시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줄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농촌진흥청은 9일부터 태풍 특보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강한 바람과 많은 비로 농작물이나 농업시설물이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전 대비를 당부했다.

먼저 과수의 경우 지금 수확해도 되는 복숭아·사과·배 등 주요 과일은 태풍이 오기 전 서둘러 따고, 수확하기가 어렵다면 나뭇가지를 지주시설에 단단히 고정해 나무가 쓰러지거나 열매가 떨어지는 피해를 줄일 것을 당부했으며, 방풍망을 설치한 과수원은 찢어진 곳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보수하거나 정비해야한다고 밝혔다. 

벼의 경우 논물을 일시적으로 깊게 대어 벼 쓰러짐을 예방하고, 논두렁 흙이 강한 비에 쓸리지 않도록 비닐을 덮어주는 등 조치하고, 밭작물의 경우 재배지의 원활한 물 빠짐과 습해 예방을 위해 물길(배수로)을 깊게 설치하고 고추·참깨는 최대한 빨리 수확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비밀 하우스 등 시설 온실과 인삼·축사·농기계에 대해서도 각자의 주의 사항을 안내했다.

특히 농촌진흥청은 농업인들에게 영농활동 자제를 당부하고, 마을 방송과 안전 안내 문자 등을 확인해 태풍 대비 국민행동요령과 대피소 위치 등을 숙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광호 중부지방산림청장이 8일 사방댐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광호 중부지방산림청장이 8일 사방댐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부지방산림청은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한 긴급점검을 실시하고 2차 피해예방을 위한 필요조치를 실시했다. 해당 긴급점검은 태풍 카눈이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됐다. 

또 중부지방산림청은 이와 병행해 최근 추진한 사방댐 및 계류보전 사업지에 대한 점검도 진행했다. 사방댐은 산사태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필수 재해예방시설로, 지난 7월 충청북도 청원구 내수읍 비상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토사 700톤이 유출되었으나 하부에 설치된 사방댐으로 인해 소중한 인명과 지역주민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었다.

이광호 청장은 “산사태취약지역, 다중이용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사방시설을 확충해 태풍 및 집중호우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가 5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병무정책 이해도 제고를 위해 진행된 병역판정검사 전 과정 체험에서 채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병무청과 고용노동부도 태풍에 대비하기로 했다.  먼저 병무청은 10일 중앙병역판정검사소를 포함해 전국 병역판정검사장의 신체검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병역판정검사와 입영판정검사 중단으로 검사를 받지 못한 사람은 가급적 희망하는 날짜로 검사일자를 조정할 예정이며, 10일 입영판정검사가 예정되어 있는 사람 중 8월 14일(월)에 입영해야 하는 사람은 9일로 입영판정검사 일자가 조정된다.

고용노동부는 8일 오후 1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주재로 ‘태풍·폭염 대응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산업안전보건본부, 전국 48개 지방노동관서 기관장과 함께 제6호 태풍 카눈(KHANUN)과 폭염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태풍과 관련해 태풍 대비·대응·복구 단계별 대책과 사업장 안전수칙을 담은 ‘태풍 대응 특별지침’을 지난 7일에 이미 배포해 사업장에 태풍 관련 기상정보와 안전수칙을 안내하고 점검·지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태풍 예비특보 이후에는 사업장에서 업무 특성․상황 등을 고려해 재택근무와 휴가를 적극 활용하고, 특히 태풍으로 인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사업주 작업중지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장하고,  태풍이 동반하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붕괴․감전과 관련된 안전조치와 함께 강풍으로 인한 가설물․자재의 낙하 및 크레인 전도 등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본부장(오른쪽)이 7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 브리핑룸에서 잼버리 야영지 철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본부장(오른쪽)이 7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 브리핑룸에서 잼버리 야영지 철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중대본은 태풍 카논에 북상에따라 이날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2023 새만금 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새만금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의 비상대피를 진행했다. 비상대피 대상인원은 156개국 3만 6000여 명이며 버스는 총 1000대 이상이 동원됐다.

김 본부장은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계획은 태풍이 내습할 경우 전라북도가 영향권에 들게 돼 잼버리 영지 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지난 6일 대통령께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지시함에 따라 마련됐다”며 “세계연맹 및 각국 대표단의 우려와 요청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기로 하면서 지자체·기업·단체들이 앞다퉈 회사 연수원 등을 숙소로 제공하고 나섰으며, 지자체 별로 장소를 옮긴 각 국 스카우트 대원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도 마련해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 충북 단양 구인사에 도착한 스카우트 대원들. [사진=연합뉴스]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 충북 단양 구인사에 도착한 스카우트 대원들. [사진=연합뉴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