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1280원대…전날 종가는 30원 하락 기록해
파월 연준 의장, 줄이은 미국 은행 파산에 우려 비춰
연내 금리인하 없음 단언…일각선 가능성 계속 언급돼

수북히 쌓인 달러 [사진=연합뉴스]
수북히 쌓인 달러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권찬욱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계속 변화되고 있는 와중에, 이틀째인 24일은 전날과 달리 환율이 상승 출발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3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4원 상승한 1285.7원으로, 환율은 8.9원 오른 1287.2원에 개장한 뒤 장 초반 128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달러 가치가 간밤 혼조세를 나타내면서, 환율은 전날 급락분을 일부 되돌렸기 때문이다. 영국과 스위스 중앙은행은 2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p), 0.50%포인트 인상하며 긴축 행보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앞선 23일 29.4원 하락한 종가 기준 1278.3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지난 2월 14일(1269.4원) 이후 한 달 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일 낙폭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11일(59.1원) 이후 가장 컸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제폼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긋긴 했지만 은행발 불안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경기가 더 악화되면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4.75~5.00%로 올렸다. 이는 2007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신화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4.75~5.00%로 올렸다. 이는 2007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신화 연합뉴스]

연준은 앞선 21일∼22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50∼4.75%에서 4.75∼5.00%로 0.25%포인트(p) 올렸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의 올해 금리 전망치도 5.00∼5.25%(중간값 5.1%)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점도표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연준은 이번 정책결정문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는 문구를 ‘일부 추가 긴축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변경했으나,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FOMC 회의) 참석자들이 올해 중 금리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면서 “우리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파월 의장은 최근 은행발 불안에 대해 “최근의 상황 전개는 가계와 기업의 신용 여건을 빡빡하게 만들고 경제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영향의 정도는 불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은행 파산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은행권 사정이 얼마나 경제를 둔화시킬지 파악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한 차례, 혹은 그 이상의 금리 인상에 상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파월 의장은 “지난 2주간 은행 시스템에서 일어난 일들이 가계와 기업의 신용 여건 경색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즉, 이같은 발언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기업의 대출 비용을 늘리고 경기를 둔화시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하는 와중에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붕괴에 따른 금융권 불안이 은행권의 대출 감소를 통해 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아마 (대출 등) 금융 여건이 전통적인 지표들이 가리키는 것들보다 더 빡빡해졌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로서는 어느 정도일지가 문제다”고 말했다.

추가로 파월 의장은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 신용 경색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면서 “얼마나 심각하고 지속할지를 볼 것이다. 중대한 거시경제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며 우리는 이를 정책 요인에 포함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는 SVB 붕괴 등은 시스템적인 문제라기보다 은행의 경영 실패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미국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해 신뢰를 보이면서도 최근의 사태는 연준의 일선 은행 감독업무에 실패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날 연준 성명과 기자회견을 볼 때 신용 문제에 대한 연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추가로 쓰러지는 은행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질서 있게 대출이 줄어들 경우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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