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김세라 기자] 최근 수년간 ‘거버넌스 스토리(Governance Story)’를 적극 추진해온 SK그룹이 이사회 중심 경영 및 지배구조 고도화 관련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SK그룹은 지난22일 12개 주요 상장사들이 이사회를 거쳐 총 1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고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여성 및 전문경영인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신규 선임함으로써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주요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여성이사 비율이 낮고, 특히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러한 가운데 SK의 파격적 행보는 주목할만한 이슈다. 특히 12명 사외이사 후보 중에 7명이 여성이고, CEO(최고경영자)급 전문경영인 출신도 7명이다.

이로써 올해 SK그룹 12개 상장사 이사회의 여성이사는 총 19명으로 여성이사 비율이 지난해 대비 7% 높아진 21%가 될 전망이다. 전·현직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도 모두 14명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사외이사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15%에서 25%로 10% 높아진다.

SK는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현주 법무법인 세종 선임 외국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고, SK이노베이션은 김주연 전 P&G 한국·일본지역 부회장과 이복희 롬엔드하스전자재료씨엠피코리아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SK텔레콤이 오혜연 KAIST AI(인공지능) 연구원장, SK하이닉스가 김정원 전 한국 씨티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부행장, SK네트웍스가 채수일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아시아태평양 금융부문 총괄대표, SKC가 채은미 전 페덱스코리아 사장과 김정인 하이퍼라운지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12개 상장사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도 지난해 60%에서 63%로 높아져 올해 사외이사는 총 56명이다. 반면 사내이사는 22명으로 지난해 25%에서 22%로 축소된다. 이달 말 주총이 마무리되면 SK 주요관계사 이사회는 전문성·다양성·독립성이 강화되어 실질적인 기업가치 창출을 선도해 나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 거버넌스 스토리 추진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SK 관계사 각 이사회는 2021년부터 CEO 평가와 보상까지 도맡는 등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 졌다. 이에 따라 SK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이사회 역량강화 및 운영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