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료 릴리알’ 생식독성․체내축적․내분비계교란 등 안정성 논란
쿤달 샴푸 ‘클린솝’ 등 다양한 생활화학제품 사용…소비자 건강 우려
소비자 건강 위협 유럽 2022년부터 사용금지…국내는 알레르기 유발 표시만?

혹시 내가 사용하는 샴푸 제품에도 ‘향료 릴리안’ 성분이 들어있을까요?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이미 사용이 금지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만 규정된 채 전성분과 함께 표시될 뿐 별다른 규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이미 사용이 금지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만 규정된 채 전성분과 함께 표시될 뿐 별다른 규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소비자경제신문=최지우 기자] 향료 릴리알(lilial, 공식명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은 생식기능이나 태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생식독성 우려 물질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이미 사용이 금지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만 규정된 채 전성분과 함께 표시될 뿐 별다른 규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안전이 우려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퍼스널케어(개인관리) 제품 중 다양한 향료를 사용하는 샴푸 제품을 살펴봤다. 특히 ‘2022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을 받은 쿤달의 ‘네이처샴푸’의 향료 알레르기 유발성분 및 릴리알 사용실태를 조사했다. 쿤달 ‘네이처샴푸’는 27종의 향기를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다.

조사결과, 쿤달 ‘네이처샴푸’ 향기 27종 중 블랑, 블랙베리베이, 웨딩부케, 클린솝, 트로피컬망고, 퓨어플라워 등 6개 향기 제품에서 릴리알이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제품 모두 향료 릴리알의 안정성에 대한 표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향료 릴리알은 생식독성과 체내축적 및 중독, 내분비계교란 등과 관련된 연구가 이어지면서 안정성 문제가 제기된 성분이다. 유럽에서는 2022년 3월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 규정돼 있을 뿐이다. 향을 배합하는 목적으로 샴푸처럼 씻어내는 제품에 사용하는 경우, 전체 내용량에서 차지하는 함량 비율이 0.01%를 초과하면 전성분과 함께 기재하기만 하면 된다.

릴리알은 화장품 성분 유해 가능성 ‘EWG 7등급’으로 높은 위험도를 나타내지만, 소비자 안전을 위한 표시사항이나 주의사항에도 기재되지 않으며 함량에 대한 규제도 없다. 소비자 안전을 외면한 채 아무런 규제도 없이 릴리알을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피해만 키울 뿐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백합향을 내서 주로 릴리알이라고 불리는 향료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은 샴푸, 세제, 방향제 등 다양한 생활화학제품에 두루 쓰이며,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이제는 안전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향료 릴리알에 대한 사용금지 등 안전을 강화하고, 제조사는 릴리알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향료나 안전한 인공 향료 개발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신문 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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