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홍삼음료 상당수 ‘당 함량’ 높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당 저감화 정책 실효성 의문”

Q. 어린이 홍삼음료 ‘당 함량’ 적당한가요?

최근 출시한 제품은 쓴맛을 줄이고 달콤함을 높여 아이들의 쉽게 섭취할 수 있으며, 업체들은 다양한 어린이 홍삼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홍삼[사진=unsplah]
최근 출시한 제품은 쓴맛을 줄이고 달콤함을 높여 아이들의 쉽게 섭취할 수 있으며, 업체들은 다양한 어린이 홍삼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홍삼[사진=unsplah]

A. 최근 면역력 강화와 건강 유지·개선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커지면서 홍삼을 사용한 어린이 건강기능식품도 다양하게 출시·판매되고 있다. 그중 구매율이 높은 ‘어린이 홍삼음료’ 제품은 쓴맛을 줄이고 달콤함을 높여 아이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으며, 과거보다 많이 섭취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어린이 홍삼음료의 상당수가 어린이들이 섭취하기에는 당 함량이 지나치게 높아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과 시중 마트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국내 14개 제조사의 14개 어린이 홍삼 제품을 대상으로 당 함량 실태를 조사했다.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의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식품의 조리 및 가공 시 첨가되는 첨가당을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3~5세 남자 어린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에너지 필요추정량은 1400kcal로 당류 적정 섭취량은 140kcal, 즉 35g 정도가 된다.

조사결과, 홍삼음료 14개 제품 중 6개 제품이 한 번 먹을 때마다 10g 이상의 당류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준치가 성인을 기준으로 표시돼 있어, 3~5세, 6~8세 어린이로 환산하면, 각각 당류 섭취 적정량의 29%와 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음료 한 번을 마시면 1일 어린이 당류 적정량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을 섭취하는 것이다.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조사제품 중 함소아 ‘홍키통키 키득키득 배도라지’가 당 함량 17g으로 가장 높았다. 3~5세 남자 어린이로 환산했을 때 당류 적정 섭취량의 49%를 차지할 정도다. 상아제약 ‘키즈홍삼정베이비타임’은 13g으로 37%(3~5세 기준), 하이디노 ‘딸기홍삼’과 롯데칠성음료 ‘브레드이발소 키즈홍삼 배․도라지’는 12g으로 34%(3~5세 기준)나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어린이 홍삼음료 상당수가 영양소 기준 설정값을 ‘어린이 적정 섭취량’이 아닌 성인기준의 ‘1일 영양성분 기준치’로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오인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홍삼음료의 당 함량이 17g이면 정보표시면에 17%로 기재되지만, 실제 3~5세 남자 어린이가 섭취할 경우 당 적정 섭취량의 49%를 충족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여기에 일반적인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영양성분까지 생각한다면 당 과다섭취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제조사들은 현행법상 영양소기준치 비율 방법이 ‘1일 영양성분 기준’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정부는 당 저감화 정책을 펼치고 ‘제1차 당류 저감 종합 계획(2016∼2020)’을 발표해 현재에 이르고 있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을 개선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소비자들이 어린이가 마시는 홍삼음료의 적절한 섭취량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조속히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

가장 중요한 1일 영양성분 기준을 연령별로 세분화 등 시급한 사안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제조사들도 법 핑계만 댈 것이 아니라, 법 개정 전이라도 어린이 홍삼음료를 포함한 모든 어린이 식품에 대한 영양소 함량 표시를 해당 연령층의 1일 섭취량을 단위로 표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영양성분 과잉섭취에 대한 주의도 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경제신문 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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