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5G 중간 요금제는 사실상 무용지물… 결국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KT는 3만 원 정도의 요금에 30GB 정도의 실용성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시급히 출시하라"고 촉구했다. [사진=KT]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KT는 3만 원 정도의 요금에 30GB 정도의 실용성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시급히 출시하라"고 촉구했다. [사진=KT] 

[소비자경제=최주연 기자] KT가 저렴한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외면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KT는 2022년도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25조65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만 1조6901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저렴하고 합리적인 5G 요금제 출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에 20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K는 3만 원 정도의 요금에 30GB 정도의 실용성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시급히 출시하라"고 촉구했다. 

KT는 지난해 6만 원대에 30GB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외면받았다.

실제로 2022년 11월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통신 3사의 중간요금제 가입자는 34만 명에 그쳤다. 이는 2700만 명이 넘는 5G 전체 가입자 수의 1.2%에 불과한 수치다.

중간요금제 가입자 수가 낮은 것은 지나치게 비싼 요금과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에서 기인한다. KT 중간요금제는 100GB 데이터 요금제(6만 9000원대)와 비교해볼 때 비용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고, 제공되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오히려 월등히 비싸다.

한국 통신3사 5G중간요금제 비교(24GB~31GB기준)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한국 통신3사 5G중간요금제 비교(24GB~31GB기준)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또한, 과기부가 지난해 8월 1일 발표한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2022년 6월 말 기준)를 보면, 5G 가입자 1명당 평균 26GB를 사용하고 있다. KT(23.02%)가 평균을 약간 웃도는 30GB를 제공하기는 하나, 소비자들이 데이터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일본은 2019년 10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단말기대금과 통신요금을 분리토록 했다. 일본 정부가 나서 대리점간·기업간 경쟁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통신사의 의무약정기간과 위약금을 폐지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언제든 위약금 없이 자유롭게 통신사를 옮길 수 있게 됐고, 통신사들은 담합행위 없이 무한 경쟁에 나서게 되면서 일본 이동통신 4사는 앞다퉈 통신요금을 내렸고, 실용적인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일본 통신4사 5G중간요금제 비교 (20GB기준)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일본 통신4사 5G중간요금제 비교 (20GB기준)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우리 정부도 해당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KT 등 이통3사에 요금 인하를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면서 “일본 이통 4사가 무한경쟁체제로 요금을 내린 만큼, 한국도 경쟁을 통해 요금을 내리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5G 시장은 나날이 비싸지는 통신요금과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로 2022년 가입자가 3000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기업의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이는 실용적인 5G 중간요금제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고가요금제만 고수하는 KT를 비롯한 통신사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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