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디시인사이드 본부장’ 전격 인터뷰 진행
‘NFT’ 디지털 콘텐츠를 자산화할 수 있는 기술
밈 이용한 ‘NFT’ 국내 시장 점점 판 커지고 있어

김근태 디시인사이드 본부장 [사진=디시인사이드]
김근태 디시인사이드 본부장 [사진=디시인사이드]

NFT(대체불가능한 토큰)시장이 활성화된지 벌써 몇년이 지났다. 짧은 기간인데도 수많은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이 선보여지고 있으며, 일부 유명 IP를 이용한 NFT는 이제는 당당히 소장 혹은 투자할만한 ‘굿즈’의 개념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곳곳에서 눈에 띄는 유형의 NFT가 있다. 바로 유저들이 스스로 창조한 밈(MEME)을 NFT화 시킨 것이다. 실제로도 NFT와 밈은 궁합이 괜찮아서, 이미 코인으로도 잘알려진 ‘도지(DOGE)’를 시작으로 ‘페페 더 프로그(Pepe the Frog)’, ‘냥캣(Nyan Cat)’ 등 어디선가 봤던 장난스런 그림과 캐릭터들이 NFT로 새단장되어 팔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밈을 이용한 NFT판매가 슬슬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국내 예능의 한장면이나 이슈가 된 장면,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짤방이 여러 요소가 부가되어 NFT가 되었으며, 억단위의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과거 우리가 웃자고 만들었던 그림과 사진들이 이제는 어엿한 상품 아이디어로서 팔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최대의 밈 발생지이자 누리꾼들이 모여드는 종합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도 본격적으로 NFT제작에 나섰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해 12월 마스코트 캐릭터이자 밈이였던 ‘개죽이’를 원작자 권한일씨와 여러 블록체인 회사들과 협업해 NFT로 선보였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개죽이 NFT의 제작에 관여한 김근태 디시인사이드 본부장을 인터뷰했다. 

Q. 디시인사이드에서 이번에 판매하는 ‘개죽이’는 초창기 디시인사이드의 마스코트로 유명
하지만 2002년에 처음 등장했기 때문에 2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모르는 사람들도 있으
리라고 봅니다. 개죽이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개죽이는 한국 인터넷 밈의 원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2년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권한일님이 회사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대나무에 매달려있는 게 신기해서 이를 찍어서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렸고, 인기 게시물이 올라가는 힛 갤러리에도 등록되었습니다.

신기하고 귀여운 모습 때문에 네티즌들에게 큰 관심을 받으며 개죽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습니다. 개죽이는 이후 포토샵과 합성 사진이 유행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대표적인 합성 사진의 소재로 쓰이며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개죽이 밈의 원본(왼쪽)과 NFT화된 개죽이(오른쪽). 각종 소품을 이용해 NFT의 다양성을 꾀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개죽이 밈의 원본(왼쪽)과 NFT화된 개죽이(오른쪽). 각종 소품을 이용해 NFT의 다양성을 꾀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Q. 처음 사업 구상은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또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어려웠던 부분은 어떤 점이 있었는지, 어떤 의견들이 나왔는지 알고 싶습니다.

 A. NFT(Non-fungible token)는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자가 자산화할 수 있는 기술로 앞으로도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디시에서는 갤러리 게시물을 작성자분이 NFT로 발행하는 기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대중적으로 비교적 알려진 프로필 이미지 기반의 PFP(Profile Picture) NFT 방식으로 디시에서 이벤트를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에 대한 소재를 찾았고 디시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였으며 원조 밈 중 하나인 개죽이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개죽이 저작권을 가지신 권한일 님과 디시 김유식 대표님 간에는 원래 친분이 있으셔서 이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고, 두 분의 생각이 잘 맞아 이벤트 진행이 곧 결정되었습니다. 디시에서 NFT를 발행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다소 있었고, 제휴사의 도움도 받았지만 큰 문제 없이 NFT 발행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 개죽이 NFT의 기반은 카카오에서 만든 클레이튼 코인입니다. 클레이튼이 이더리움과 비슷한 확장가능한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이고, 또 기존 코인들과는 달리 탈중앙화보다는 제도권 내에서 사용자 보호와 실용적인 서비스 제공을 우선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이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클레이튼의 빠른 속도, 낮은 수수료(가스비), 편의성 등이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탈중앙화가 덜 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이더리움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쓸 수 있고, 속도도 빠른 편입니다. 또한 클레이튼 블록체인의 운용사인 그라운드엑스와 갤러리 게시물 NFT 공동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휴사로서 여러 기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Q. 개죽이 NFT는 무려 25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 NFT가 가치의 보전측면에서 아무리 많아봤자 1만개 정도만 발행한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매우 이례적인 숫자의 발행입니다. 왜 이러한 결정을 하시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NFT 대중화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보통의 NFT 프로젝트들이 홀더들에게 NFT를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남기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었으나 개죽이 NFT는 많은 이용자분들이 NFT에 대해 익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훨씬 많은 25만 개를 발행했고 이를 모두 무료로 발행하게 됐습니다. 오픈씨와 같은 일반적인 NFT 거래소가 2.5% 정도의 거래 수수료를 받는 것과 달리 디시 내의 개죽이 거래 지면에서는 수수료도 전혀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용자분들이 NFT 개념에 익숙해지시는 게 저희 디시에도 도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양한 NFT중 당연히 '레어'라고 불릴만한 물건도 존재한다. [사진=디시인사이드 NFT 이벤트 페이지 캡쳐]
다양한 NFT중 당연히 '레어'라고 불릴만한 물건도 존재한다. [사진=디시인사이드 NFT 이벤트 페이지 캡쳐]

Q. 현재 개죽이 NFT는 이벤트를 통해 디시인사이드 회원들에게 무료로 하나씩 지급되고 있습니다. 총 25만개 중 20만개가 무료로 풀릴 예정인데요. 이만한 숫자를 무료로 푼다는 것이 굉장히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어떤 의견들이 내외적으로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또 현재까지 몇 개의 NFT가 풀렸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앞서 답변대로 NFT를 보다 많은 분들이 소유하고 써보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무료로 발행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디시의 대표 밈이었던 개죽이를 소재로 한다면 사이트 홍보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개죽이 NFT는 2023년 지난 13일까지 7만 4000여 개가 이용자분들께 전송됐습니다.

Q. 개죽이 NFT는 20만개를 배포하면 5만개 정도가 남습니다. 해당 NFT가 어떻게 시장에 풀릴 계획인지, 기존에 풀린 배포 NFT에 비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또 현재 개죽이 NFT가격은 최근 4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높은 가격도 있는데, 남은 5만개가 풀릴 경우 가격 영향을 어떻게 보시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A. 5만 개는 저작권자이신 권한일님께도 일부 전달이 되고, NFT 발행에 도움을 준 관계사에도 일부 전달할 예정이며, 디시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희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개죽이 NFT가 보다 많은 분들께 퍼지길 바라고 있어서, 가격은 큰 관심사가 아니라 향후 추이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거 같습니다.

Q. 현재 개죽이 NFT는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개죽이 NFT를 소장할 수 있는 블록체인 지갑 클립이 200만 가입을 돌파하는 등 업계와 누리꾼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 같은 반응을 예상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A. 내부적으로는 최소 1만 개를 돌파하면 일단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이용자분들의 참여와 호응이 높아서 이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죽이 NFT를 작업하고 있는 디시인사이드 직원들. [사진=디시인사이드]
개죽이 NFT를 작업하고 있는 디시인사이드 직원들. [사진=디시인사이드]

Q. 최근 지팍스와의 협력을 통해 개죽이 NFT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혹
시 추가적으로 개죽이 NFT를 이용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 있으신지, 어떠한 방향
을 생각하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또 이를 위해 현재 접촉하고 있는 업체들이 추가적으로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개죽이 NFT는 후속 이벤트도 논의 중에 있습니다. 졸라맨 NFT도 진행 예정입니다.

Q. 개죽이의 NFT화는 밈(짤방)을 기반으로 했는데요. 디시인사이드에는 아직 수많은 밈들
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해당 밈들도 NFT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내
부적으로는 어떤 밈을 눈여겨보고 있거나 눈여겨봤었는지 궁금합니다.

 A. 다른 밈들이 NFT화될 가능성은 있겠으나 일단 개죽이 NFT에만 집중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개죽이 NFT를 구매하신 분들이나 새로운 디시인사이드 밈 상품을 기대하
시는 분들, 혹은 디시인사이드 유저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개죽이 NFT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매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개죽이 NFT의 홀더분들에게 혜택을 드리거나, 새로운 이벤트를 통해 만나 뵐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비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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