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모회사인 동원사업이 사업 지주사로
중간지주사와 순수지주사간 결합… 빠른 의사결정 가능
동원그룹이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동원산업은 2일 이사회를 열어 종료보고총회를 갖고 기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등기를 마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합병에 따라 발행될 신주는 631만 8892주 규모로 오는 16일 추가 상장된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는 합병 전 동원산업 대표를 맡았던 이명우 사장을 사업부문 대표로,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를 지냈던 박문서 사장을 지주부문 대표로 각각 선임한다. 또한 동원엔터프라이즈 사외이사를 맡았던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을 동원산업 이사회 의장으로 새롭게 임명한다.
동원산업은 1969년 창립한 동원그룹의 모회사로 이번 합병으로 사업 지주회사 지위로 올라선다.
동원산업은 앞으로 계열사별로 추진하는 신사업 연착륙을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과감한 투자를 실행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스마트 연어 양식, 스마트 항만 사업 등을 위한 선제적 투자,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등이 대표적인 청사진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나선다. 동원산업은 이번 합병 과정에서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분할하는 절차를 동시에 거치고 있다. 주당 단가를 낮추고 유통 물량을 늘려 거래를 활성화함으로써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액면 분할된 신주는 오는 28일부터 거래된다.
이번 합병 목적은 중복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각 사업영역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동원그룹은 2001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지금까지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수평다각화 형태의 사업 영역 확대를 지향했다. 그러나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우량 계열사가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배를 받았던 과거의 구조에서는 각 계열사 휘하 손자회사와 증손회사를 경영상 세부적으로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존재했다.
합병 이후 동원엔터프라이즈 산하에서 수평적 관계에 있던 동원F&B와 동원시스템즈 등 핵심 계열사는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재구성된다. 또, 동원산업의 자회사 동원로엑스와 미국 스타키스트는 지주사의 손자회사에서 직속 자회사로 지위가 올라간다. 주요 계열사들이 그룹의 모태였던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이전보다 단순화된 수평 구조 진영을 새롭게 꾸린 모양새다.
동원산업은 그룹 차원의 경영 효율 제고와 미래 신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이에 따라 지배구조를 단순화해야 했다. 사실상 그룹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해왔던 동원산업과 순수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간 합병으로 사업 지주사로서 동원산업이 그룹의 중심축이 되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지게 된 연유다.
합병 후 동원산업은 기존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였던 동원F&B, 동원시스템즈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동원로엑스와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등을 직접 이끎으로써 그간 비효율적으로 진행돼 온 국내외 핵심 계열사의 주요 경영사항 판단을 보다 빠르게 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