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금리에 월셋값 고공행진
상반기 임대차 계약 2건 중 1건 월세

월세 [사진=연합뉴스]
월세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금리가 12년 만에 6%를 넘어서면서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나 월세가격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특히 서민층 수요가 많은 강북지역에서 ‘월세 난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4% 감소한 반면 월세통합가격지수는 0.07%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지수는 2019년 7월부터 상승곡선을 그려왔지만 지난해 12월 103.5로 정점을 찍고는 지난달 103.1까지 떨어졌다. 반면 월세가격지수는 올해도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달 102.1로 최고점을 경신했다.

거래절벽 속에 전세매물 감소와 대출금리 인상으로 월세 수요가 급증한 탓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8.65%로 5월(59.60%)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6월엔 60.99%, 5월은 67.71%였다. 

전세지수는 서민층 수요가 많은 강북지역(-0.07%)이 강남지역(-0.02%)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강북지역은 서대문구(-0.14%), 강북구(-0.14%) 등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하락한 반면 강남지역은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구(0.01%), 서초구(0.08%), 송파구(0.00%)에서 보합·상승을 보였다.

반면 월세지수는 강북(0.10%)지역이 강남(0.04%)지역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으로 임차인들이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민층의 시름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민층 수요가 많은 노원구와 도봉구는 지난달 전월대비 월세지수 변동률이 각각 0.21%, 0.17%를 기록하면서 전체 자치구 중 변동률이 높은 순위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평균 월세가격을 임대차법 시행 전인 2년 전과 비교해보면 강북지역은 2020년 6월 99만 3000원에서 지난달 120만 1000원으로 20.95% 상승한 반면 강남지역은 같은 기간 122만 3000원에서 131만 4000원으로 7.44% 상승에 그쳤다.

더불어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서울지역 부동산 임대차 계약이 늘어났다. 이는 월세 계약이 대폭 증가하면서다.

대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전·월세 계약 건수가 이날까지 총 46만 4684건 접수됐다. 지난해 동기(35만4512건) 대비 31% 이상 급증했다.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압박,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부동산 시장을 향한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에서 매매 및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어렵게 전세대출을 받아 이자를 상환하는 것보다 월세를 지출하는 것이 더 유리한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월세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24만 6064건으로 지난해 동기(15만 8546건)보다 55% 넘게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기준 월세 거래량은 2018년 13만 6266건→2019년 14만 1929건→2020년 15만 1501건→2021년 15만 8546건에 이어 올해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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