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99코리아가 게재한 문제의 광고 [사진=인스타그램]
4399코리아가 게재한 문제의 광고 [사진=인스타그램]

중국의 한 모바일 게임이 국내 광고에서 이순신 장군을 중국 출신으로 표기했다가 삭제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19일 페이스북에서 “갑자기 개인 메시지로 많은 제보가 들어와 확인해 봤더니 정말 말문이 막혔다. 선을 제대로 넘었네요!”라면서 한 스크린샷을 게재했다. 해당 스크린샷에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있고, 소속 문명이 중국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해당 스크린샷은 중국 게임사 ‘4399’의 한국 지사인 ‘4399코리아’에서 준비 중인 신작 모바일 게임 ‘문명정복’의 광고로서, 해당 게임사는 지난 16일부터 게임내 영웅들을 소개하는 광고를 게재해왔다. 문명정복에 등장하는 문명은 한국·일본·중국·로마·아랍 등 총 8개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누리꾼은 역사왜곡이라면서 격분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런 류의 문화 도둑질의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문화적 열등감으로 인한 것, 또 하나는 침략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빌드업이다”고 분석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누리꾼은 “게임에서는 한국문명으로 뜬다고는 하던데 광고를 저따위로 하면 선 넘었지”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우리 판호 막듯 우리도 중국 게임의 진출을 아예 틀어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소식을 알리는 일부 게시글의 댓글에는 “뭐 우리도 애신각라 보고 신라계니 뭐니 많이했지” 등의 의견을 게재해 다른 누리꾼과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이러한 댓글을 조선족이나 중국인이 작성했거나 몰상식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 

현재 해당 광고는 내려간 상태다. 4399코리아 측은 “운영팀에서 명칭이 잘못 기재됐음을 확인하고 즉시 삭제 조치했다”면서 “이미지 제작 작업 중 편집 실수가 발생했고, 별도 검수를 받지 않은 상태로 광고에 사용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서경덕 교수는 이에 대해 “회사 측의 해명이 있었지만, 중국이 그동안 게임을 지속해서 ‘문화 공정’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의혹이 있었던 데 주목해야 한다”면서 지난 2020년의 샤이닝니키 사태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샤이닝니키는 페이퍼게임즈의 스타일링 게임으로서, 한국 진출 기념으로 한복을 선보였으나, 중국 누리꾼의 ‘한복은 중국 것이다’는 주장과 함께 중국공산주의청년당이 논평을 내는 등 이를 저격하는 태세를 취하고, 이에 한국 누리꾼들이 반발하자 한국판 서비스를 종료해버렸다. 게다가 이들은 종료전 카페 글을 통해 “일부 누리꾼이 여전히 ‘중국을 모욕’하는 급진적인 언론을 여러차례 쏟아냈다’면서 ‘우리의 (인내심) 한계를 넘었다.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언론과 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고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한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서 교수는 “모바일 게임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접근성이 좋은 만큼, 잘못된 문화와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있기에 큰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다”면서 “향후 중국 게임에서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또다시 왜곡하면, 비난과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해 올바르게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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