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교 의원, 금감원 자료 분석결과 고신용자 대출 더 많아
​​​​​​​“금융당국, 인터넷은행 편의 봐주는 것 지나친 것 아니냐”
“중금리 대출 일정 비율의 강제·일반은행 전환 검토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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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에 있는 중금리 대출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탄생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여전히 고신용자 대출에 치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에 있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탄생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여전히 고신용자 대출에 치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는 수익성 위주의 대출 행태에도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금융업 진출을 위해 지나치게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증가액보다 고신용자 대출 증가분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배진교 의원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중고신용자(KCB 기준 801점~1000점, 1등급~4등급 초반)에게 빌려준 가계대출(주택담보‧신용) 잔액을 보면 작년 6월 기준 20조 761억원에서 작년 12월 기준 21조 1975억원으로 6개월 사이 1조1214억원 늘었다.

반면 중‧저신용자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3조 465억원에서 4조 660억원으로 1조 195억원 느는데 그쳤다. 중저신용자보다 고신용자들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1000억원 넘게 더 많은 셈이다.

결국 중저신용자들의 금융대출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 이 쉬운 고신용자들의 대출 문턱만 낮게 해준 꼴이다.

특히 중저신용자(KCB 기준 1점~800점) 대상 가계대출 계좌 수는 같은 기간 42만 4750좌에서 61만 632좌(지난해 12월)로 18만 5882좌 늘었다. 고신용자 대상 대출 계좌 증가보다 중저신용자 계좌수 증가 폭이 더 컸지만 대출 계좌 비중은 중고신용자가 69%(2021년 12월 기준)로 중저신용자 비중(31%)의 두배를 훌쩍 넘겼다.

케이뱅크는 중고신용자(KCB 기준 801점~1000점, 1등급~4등급 초반)에게 빌려준 가계대출(주택담보‧신용)의 계좌 수는 지난해 6월 20만 8533좌로 지난해 12월(27만6123좌)보다 6만 7590좌나 늘었다. 같은 기간 중저신용자(KCB 기준 1점~800점) 대상 가계대출 계좌 수는 4만 9933좌에서 7만 4843좌로 2만 4910좌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고‧고신용자 가계대출 계좌 수 증가가 중‧저신용자들 계좌 증가 규모의 약 3배에 달한 것이다.

특히 가계대출 잔액을 보면 중고‧고신용자는 작년 6월 4조5592억원에서 작년 12월 6조1940억원으로 6개월 사이 1조6348억원나 늘었다.

반면 중‧저신용자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같은기간 5256억원에서 8936억원으로 3680억원 증가에 그쳤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기업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자 중 중고‧고신용자 대상 가계대출 잔액 비중(88%, 2021년 12월 기준)과도 별반 차이가 없다.

출범 5년 차인 케이뱅크는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로 경쟁력 있는 중금리와 이자지원을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윤호영 카 윤호영 카뱅 대표도 지난해 2월 신년사에서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약속이 무색한 결과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자 카뱅은 지난 연말 중금리대출 목표치 달성을 위해 전·월세 대출을 제외한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는 등 초강수를 뒀지만 실상은 달랐던 셈이다.

배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중금리 시장을 책임지겠다던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며 “카카오뱅크가 작년 하반기부터 새로운 중금리대출을 내놓으면서 중금리대출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 결과는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금리대출 활성화라는 정책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일정 비율을 강제하거나 일반은행으로의 전환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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