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손보험료 9~16% 인상…1·2세대 평균 15% 수준
3세대는 ‘안정화 할인 특약’ 종료…평균 8.9% 올라

병원 모습[사진=연합뉴스]
병원 모습[사진=연합뉴스]

내년 실손보험 보험료가 평균 9~16% 인상될 전망이다. 1·2세대의 경우 평균 15% 수준으로 오르고 3세대는 안정화 할인 특약이 종료되면서 평균 8.9%가 오른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세대’ 구 실손보험과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 보험료가 내년에 보험업계 전체로 평균 15%대 인상된다.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2700만명, 올해 6월까지 공급된 3세대 가입자는 약 800만명이다.

내년 보험료 인상률은 가입 시기에 따라 평균 9~16%로 결정됐다. 이는 연령 상승에 따른 인상률을 제외한 수치로 3~5주기 갱신이 도래한 가입자의 경우 연령 인상분까지 고려하면 인상률이 3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계속되는 실손보험 적자로 올해 초 보험료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실손보험에서만 3조 5000억원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이미 이번 달 초께부터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논의가 들어갔고 보험사에서는 20%대 인상을 주장했지만 금융위원회는 과도하게 소비자 부담을 늘려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손보험금 수령액 상위 50명 안에는 1년에 200회 이상 도수치료를 받고 4000만원이 넘는 비급여 진료비를 지출한 사례도 다수 확인되는 등 일부 가입자의 비급여 진료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비급여진료는 이용량과 비용이 의료기관 자율에 맡겨져 있어 지난 몇 년 새 청구액이 통제 불능으로 느는 추세다. 특히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등 근골격계 분야의 비급여 재활·물리치료는 연간 40% 안팎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일부 가입자들의 비급여 진료 비용 몰아쓰기로 인해 보험사들의 적자가 심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전체 가입자가 그 부담을 떠안는 형국이 됐다. 

특히 1세대 실손보험은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를 이용해도 가입자 본인 부담이 0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중 1세대 비중은 약 24% 수준이다.

1·2세대 인상률 평균 15%대, 3세대는 8.9% 오른다

다만 소수 가입자와 일부 의료계의 도덕적 해이로 비롯된 만성 적자를 전체 가입자에 전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치솟는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금융당국 의견과 여론을 반영해 1·2세대 인상률이 평균 15%대로 결정됐다.

아울러 2017년 4월 이후 공급된 ‘3세대’ 신(新)실손보험은 ‘안정화 할인 특약’이 종료돼 평균 8.9%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안정화 할인 특약은 2020년 1·2세대 보험료를 10%가량 올리는 대신에 3세대 보험료를 1년간 할인한 조처다. 한시 할인이었으나 올해까지 2년 연속 적용됐다.

보험업계는 이와 함께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하면 1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조처도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내년 보험료 인상률이 보험업계가 당초 필요하다고 판단한 수준의 60% 선에서 결정됨에 따라 실손보험의 만성 적자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1·2세대 인상률이 평균 15%대로 억제돼 내년 손해액도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실손보험 지속성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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