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할인 종료 시 2017년 4월 이후 가입자 보험료 대폭 오른다
관계자 “보험사들 3세대 할인 여력 없고 쉽지 않은 상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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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 중 850만명에게 보험료 한시 할인을 종료하는 방안을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협의 중이다. 

20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최근 금융당국에 실손보험 ‘안정화 할인 특약’ 종료를 건의했다. 한시 할인이 종료되면 2017년 4월 이후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가 대폭 오르게 된다.

‘안정화 할인’은 2019년 말 금융당국과 업계가 협의해 3세대 실손보험 계약자의 보험료를 2020년 1년 간 9.9% 할인해주기로 한 조처다. 

3세대 실손보험의 가입자 비중은 개인 가입자의 25% 내외로 올해 7월 출시된 4세대를 합쳐 850만 가량이 안정화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안정화 할인에 따른 보험료 할인 규모는 한해 약 1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2017년 4월부터 공급된 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평균 9.8~9.9% 인상하는 대신 신계약자에 9.9%를 할인하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3세대 실손의 손해율이 계속 악화돼 올해 9월말 112%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최근 보헙업계는 지금까지 시행된 안정화 할인을 종료하는 방안을 금융위에 건의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실손보험에서만 3조 5000억원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앞서 최근 보험연구원은 비급여진료비 등 실손의료보험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보험료를 현재와 같이 올려도 10년간 100조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해 보험업 전반에 건전성 위기를 초래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시나리오대로라면 손해보험업계는 2025년부터는 업계 전체적으로 당기순손실로 전환하게 된다. 다른 부문의 이익으로 실손보험의 적자를 메우기에도 부족해 지는 상항이 발생한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자 외래진료 실손보험금 수령액 상위 4명은 근골격계 만성통증 도수치료에 수천만원을 펑펑 쓰는 등 비급여진료에 진료비의 상당 부분을 사용했다.

또 실손보험금 수령액 상위 50명 안에는 각종 근골격계 만성통증을 이유로 1년에 200회 이상 도수치료를 받고 4000만원이 넘는 비급여 진료비를 지출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5개 주요 손해보험사가 지급한 비급여 재활·물리치료비는 2018년 2392억원에서 지난해 4717억원으로 불어 2년간 증가율이 97%가 넘는다.

이외에도 비타민제, 다초점 백내장 수술 등 소수의 비급여진료 과잉 이용은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실손보험 손해율은 1세대가 가장 크다. 그 다음이 2세대, 3세대, 4세대 순이다. 1세대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거의 없고 가입자들은 1, 2세대가 대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들이 2020년도부터 3세대 할인을 적용할 때는 손해를 감내하고 한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감내할 여력이 없고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은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보험사에서는 20%대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금융위원회는 과도하게 소비자 부담을 늘려서는 안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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