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확률형 아이템 논란 게임 업계 중심에 있어
김정주, 2000년대 확률형 아이템 탄생 당시 대표로 재직
유동수 의원 “증인으로 신청한 이유 당일에 밝힐 수 있어”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3월 17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사진=권찬욱 기자]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3월 17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당시 한국게임학회는 주요 대형 게임사 임원들도 토론회에 초청했으나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권찬욱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김정주 창업주를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출석 여부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은 29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김정주 넥슨 창업주와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를 증인으로 신청하고 정무위원회에서 채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확률형 아이템 관련 논란에 중심에 있던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개임) 메이플스토리의 ‘환생의 불꽃’ 아이템과 관련된 논란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는 이유는 게임사들의 핵심 수익 모델이면서 끊임없는 과소비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은 너무 낮은 확률과 유·무료가 결합된 이중 과금 상품 구매 유도, 강화 시스템과 박스형 아이템 구성품별 확률 미공지 등으로 게임을 하는데 최대 수억원을 사용해야 되는 다수의 사례와 피해자가 발생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만연했던 확률형 아이템 관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까지 게임업계는 개선하지 못했다. 일례로 엔씨소프트는 확률형 아이템과 이용자에게 고액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수익 모델이 리니지M 문양시스템 롤백 사건을 시작으로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 앤 소울 2의 흥행 실패로 이어진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주가 하락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가 2015년 시행하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도 얼마든지 회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주요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공개하고 간담회를 개최하는 한편, 자율규제를 주관하던 한국게임산업협회가 12월부터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이용자 사이에서는 불만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도 이 사건에 주목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전용기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해당 문제를 비판했으며 게임 이용자를 무시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가 2015년 확률형 아이템의 습득률 공시를 골자로 한 자율규제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당시 의원들은 강력한 규제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현재 법안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규제안은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게임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2106496호),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법 개정안(의안번호 제2107270호),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2108564호)이 있다. 해당 법안들은 이중 뽑기 시스템과 컴플리트 가챠 금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를 표시 의무화를 골자로 하고 있으며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상태다.

유동수 의원실 관계자는 김정주 창업주의 증인 신청에 대해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는 있으나 자세한 이유는 당일에서야 밝힐 수 있다”면서 “증인으로 확실한 이유가 있지만 특정 사안인 만큼 내용이 미리 유출되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양해를 부탁했다.

일각에서는 메이플스토리가 2004년 6월 일본에서 발매한 가챠폰과 국내에서 2005년 발매한 부화기가 온라인 게임 확률형 아이템의 시초였던 만큼, 이를 되짚으면서 기획 의도 등을 묻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시 넥슨 코리아의 대표는 김정주 창업주였다.

그러나 김정주 창업주가 국정감사에 출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외 출장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경우 출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김정주 창업주와 강원기 디렉터의 출석 여부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도 각각 증인과 참고인 신분으로 국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에 출석을 요청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만약 이들이 출석한다면 10월 14일 게임물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