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28명·소방 157명로 이루어진 수색팀 주변 수색중
오전 10시 53분 와룡공원 도착 이후 CCTV확인 안돼
남색 점퍼와 청색모자에 아이·서울·유 가방을 멘 인상착의
경찰과 소방당국이 9일 밤 10시 30분부터 실종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2차 수색을 시작했다.
성북소방서와 성북경찰서는 박 시장 실종 사건의 지휘본부가 마련된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 앞에서 브리핑을 갖고 “1차 수색을 오후 9시 30분으로 마쳤고 오후 10시 30분부터 2차 수색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청은 ‘와룡공원-국민대입구-팔각정-곰의집’을 연결하는 사각형 구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인명 구조견들은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위험한 지역 위주로 수색 중이다.
성북소방서 정진항 현장대응단장은 “산이 상당히 깊다”며 “오늘 밤 수색으로 찾지 못할 경우 내일 아침 일출과 함께 소방과 경찰 헬기를 띄우고 드론 등을 활용해 계속 수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날 몸이 좋지 않다며 출근하지 않았다. 시는 박 시장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날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오전 10시 40분께 공지했다.
박 시장의 딸은 이날 오후 5시 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청은 오후 5시 30분부터 약 585명(경찰 428명·소방 157명)로 이루어진 수색팀을 투입해 와룡공원과 수림지역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수색팀은 마지막으로 잡힌 휴대전화 신호 지점 등을 토대로 성북동 길상사와 명륜동 와룡공원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성북경찰서 이경석 경비과장은 “CCTV로 박 시장이 와룡공원 주변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와룡공원을 지나서부터는 CCTV가 없어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고 말했다.
공관 인근 CCTV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전 10시44분경 공관에서 혼자 밖으로 나왔고 와룡공원에 오전 10시 53분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관에는 박 시장과 부인 강난희 여사만 거주하고 아들과 딸은 살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은 동선은 이외에도 발견되었다. 주변 CCTV에는 박 시장이 이후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후문 담벼락을 따라 북촌로 큰 길로 나가는 장면도 잡혔다. 박 시장은 청색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하얀색 마스크도 착용하고 있었다. 흰 셔츠 위에 남색 점퍼를 걸친 박 시장은 서울시 브랜드 ‘아이 서울 유(I SEOUL U)’가 적혀진 배낭을 등에 매고 있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 잠적 소식에 정치권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9일에도 부동산 공급 대책 문제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면담 일정을 잡는 등 박 시장이 평소와 다름없는 행보를 보였던 만큼 더욱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도 박 시장의 ‘이상징후’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박 시장과 평소 친분이 있는 의원들도 제대로 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박 시장은 부동산 공급 대책 문제를 두고 9일 저녁 김태년 원내대표와 약속을 잡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 등 부동산 공급 확대 방안을 두고 물밑 대화를 진행해왔다. 여권 관계자는 “민선 5·6기 지방자치단체장들 만찬이 있던 8일에도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