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철인 3종 경기 선수와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 2일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인 출신인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직접 인권을 챙기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피해자인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력 피해 신고를 한 날짜가 4월 8일이었는데도 제대로 조치가 되지 않아 불행한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은 정말 문제다. 향후 스포츠 인권과 관련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대통령 발언을 전달했다.
청소년 국가대표였던 고(故) 최숙현(22)씨는 지난달 26일 소속팀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는 어머니에게 남긴 카카오톡에 가해자들의 죄를 밝혀달라고 말한 채 짧은 생을 마감했다. 최씨는 체육계 유망주로 뽑혔던 2년 전 일기장에 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남겼었다.
고인은 올해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일부 선배를 고소했다. 4월에는 대한체육회·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하거나 진정서를 제출했다. 최씨는 2017년 경주시청 입단 이후 가혹행위와 폭행·폭언 등에 시달려왔다. 최씨가 직접 녹취한 음성 파일에는 일방적인 구타와 협박, 그리고 겁에 질린 최 씨의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최숙현 선수의 지인들은 “고 최숙현 선수가 공공 기관·여러 단체에 도움을 청하였지만 모두 외면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새로운 소속팀에서도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최씨의 지인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숙현이가 ‘새 팀에서 때리지는 않지만 폭언을 당하고 있다’했다”고 전했다.
최숙현 선수의 지인들은 2일 오전 고 최숙현 선수와 관련한 국민청원 2개를 작성했다. 먼저 게시한 글에는 오전 11시 현재 1만 9000여명, 나중에 올라온 글에는 5300여명이 동의했다.
국민청원을 신청한 최숙현 선수의 지인은 “(전 소속팀)경주시청에서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협박과 갑질·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 했다”며 “해당 폭력들은 비단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청원글에 썼다.
한편 경주시체육회는 이날 오후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 의혹과 관련해 지도자와 관련 선수 등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최씨의 팀 동료였던 또 다른 여자 선수 2명도 경주시청 감독에 대해 폭행과 가혹행위 등을 당했다며 형사 고소 의사를 밝혔다.
대한체육회의 관계자는 최씨 사건에 대하여 “최씨의 현 소속팀인 부산시체육회 감독이 전 소속팀이었던 경주시청 감독과 친분이 있어 형사 고소와 관련해 최씨에게 회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중앙자살예방센터와 국립정신건강센터·(사)생명의전화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람들을 위해 관련된 상담전구전화와 심리치료 지원을 하고 있다. 전국 공통으로 1393(자살예방상담전화)·생명의전화(1588-9191)을 통해 상담을 진행할수 있으며 혹은 전국 각지에 설치된 가족정신건강복지센터를 방문해도 된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