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 회고록 발간
볼턴 트럼프 대통령 대북ㆍ대중 외교 비판…“트럼프는 재선을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김정은과 문재인의 감언이설에 놀아나고 선거를 위해 시진핑과 협상했다?
미국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쓴 회고록이 18일(미국시각) 언론에 보도되자 백악관이 발칵 뒤집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과 날조된 얘기들을 엮은 것이다"라고 반발하면서 "병든 강아지 같은 볼턴이 자신을 해고한 나에게 복수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볼턴이 쓴 회고록(The Room where it happened)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ㆍ대중 외교를 깎아내리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볼턴은 회고록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문재인 정부의 감언이설에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볼턴은 "모든 외교적 춤(fandango)은 한국의 창작품이다"면서 "김 위원장이나 우리 측의 진지한 전략보다 한국의 통일 의제와 더 관련됐다"고 썼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도 선거를 위한 쇼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대두와 밀 수입 증대가 재선에 중요한 영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에 시 주석이 농산물 문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협상을 재개하는 데 동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300년간 가장 위대한 중국 지도자라고 기뻐했다가 몇 분 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며 수위를 더 높였다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의 마음 속에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미국의 국익이 섞여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난 백악관 재임 시절 트럼프의 중요 결정 가운데 재선을 위한 계산에서 나오지 않은 게 하나라도 있는지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딸 이방카 트럼프의 정부업무를 개인이메일로 사용한 사실을 덮기 위해 사우디 왕실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묵인하거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에서 트럼프의 무지에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했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러시아ㆍ중국ㆍ북한 정상들에게 바이올린 대충 튕기듯 손쉽게 놀아났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볼턴의 회고록 내용에서 북한과의 협상 실패가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데 대해 "미친 볼턴이 아주 멍청하게 북한과의 핵협상을 무아마르 알 카다피를 죽였던 2003~2004년의 리비아 모델로 가겠다고 떠들어 난리가 났다"며 "김정은은 마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트리고 볼턴이 근처에 노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북미관계를 파탄 상태로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이 리비아 모델 발언을 꺼냈을 때를 언급하며 "볼턴의 발언은 북한과 우리의 관계를 아주 나쁘게 되돌려놨고 심지어 지금까지도 그렇다"면서 "난 ‘대체 뭔 생각을 했던 거냐'고 물었으나 그는 대답없이 그냥 사과만 했다. 볼턴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었지만 바로 해고했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고록에 대해 "볼턴의 책은 거짓말과 날조된 얘기들을 엮은 것이다. 모두 나를 나쁘게 보이게 만든다"며 "책에 쓴 터무니없는 말들 가운데 상당수는 내가 한 적이 없다. 완전 소설이다"라고 말했다. 볼턴이 자신을 비판한 이유는 "병든 강아지(정신병자를 뜻함) 같은 볼턴는 자신을 해고한 나에게 복수하고 싶어한다"이라고 언급했다.
미 외교·안보 분야에서 슈퍼 매파(강경파)로 꼽히는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란 등 대외정책을 놓고 마찰을 빚다 지난해 9월 해고됐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