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중단 가능성 펀드 규모 총 1.56조원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 '이전 금융사고와는 달리 매우 중대한 사안'

지난 7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투자업 주요 현안 논의를 위한 CEO 간담회' 현장에서 금융위원회 은성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투자업 주요 현안 논의를 위한 CEO 간담회' 현장에서 금융위원회 은성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금융투자업 주요 현안 논의를 위한 CEO 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 은성수 위원장은 "사모펀드가 질적으로 성숙한 시장으로 발전하여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업계 스스로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등의 사태가 잇따라 터짐에 따라 사모펀드 시장의 신뢰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 사태는 사모펀드 시장의 많은 우려를 낳으며 좀처럼 빠른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의 배상비율 결정에 따라 배상 절차에 들어가며 가까스로 사태를 봉합 중인 DLF 사태가 아물기도 전에 이제는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이 다시 사모펀드 시장 신뢰도의 큰 상처를 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1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사모펀드' 신뢰도 하락 역시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지난 7일 산업 스팟노트를 통해 '라임자산운용의 사태가 이전 금융사고와는 달리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우려했던 대로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수면 위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며 "환매 중단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감독당국은 환매 중단, 혹은 중단 가능성이 있는 펀드의 규모를 총 1.56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중 개인이 9,170억원이다. 펀드 손실률이 최대 70%대까지도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 경우 손실 규모만도 1조원이 넘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사모펀드의 65%가 개방형인데다 폐쇄형 역시 대부분 6개월 이내의 단기로 환매 지속시 손실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더욱이 단순 불완전 판매를 넘어 불법적 요소도 적지 않아 판매사의 손실 부담률은 DLF 사례보다 높아질 가능성을 재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펀드가 부실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금융소비자가 일시에 환매를 요청하는 '펀드런(Fund Run) 사태'가 확산돼 다른 사모펀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DLF 사태 등으로 뭇매를 맞은 금융업계가 다시 한 번 대외 신인도 추락이라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것이다. 판매사인 은행과 금융 당국의 적절한 대처가 더욱 절실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환매 제한 대상 개인판매 잔액인 9,170억원 기준 금융사별 판매잔고를 보면 우리은행이 3,26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후 신한금융 1,310억원 KEB하나은행 980억원 순이다. 즉, 금융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은 은행이라는 공간에서 판매된 상품에 높은 손실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DLF와 비슷한 수순이다.

공교롭게도 DLF와 라임자산운용 환매 제한 등의 사태는 제도 개선을 통해 '사모펀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금융당국과의 기조를 역행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규제 완화를 발판삼아 외형적 성장을 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제도의 안착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할 금융소비자로부터의 신뢰를 챙기지 못한 것이다.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연이은 금융사고가 터지고 있다"며 "고객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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