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 시들해진 틈 파고드는 마케팅 성공 분위기

유니클로 불매운동.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일본 대표 패션 유통기업인 유니클로가 히트텍을 공짜로 나눠주면서 15주년 감사제를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소비자들 사이에 비판과 호응이 엇갈리고 있다. 

부쩍 추워진 날씨를 타고 히트텍을 미끼 삼아 시들해진 일본 불매운동을 무력화 하겠다는 나름의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일부 품목은 가격을 인하했다. 유니클로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도 3개월 전에 비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반감어린 시선으로 유니클로 불매를 외치는 이른바 애국 소비자들에게 장사가 다시 잘 된다는 소식은 불쾌하기만 하다. 이 지점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게시판에선 유니클로의 부활을 놓고 양극단의 소비자들은 '일제 불매'와 '히트텍'이냐를 놓고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15일부터 대표상품인 후리스와 캐시미어 스웨터, 다운 베스트 등을 1만~4만원 할인 해주는 '15주년 기념 겨울 감사제'를 진행 중이다. 특히 유니클로는 오프라인 고객에게 구매 가격에 상관없이 히트텍을 총 10만장 선착순 증정하는 이벤트도 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이미 지난달 대표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15주년 감사 세일을 했다. 그런데 전년 대비 매출이 60% 넘게 급감하는 예상보다 못미치는 성과에 다시 '감사제'와 '히트텍 무료 증정'이라는 과거에 없던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유니클로의 파격 할인과 무료증정 행사는 이례적이라며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급감을 타개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유니클로가 언제부터 무료 증정을 했었냐. 이번 행사가 처음"이라며 "일본 불매 운동에 급감했던 매출을 조금이라도 안정화 시키고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인식 시키기 위한 파격 적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고 말했다.
 
◇히트텍이 둘로 쪼개 놓은 소비자 반응

SNS 온라인과 커뮤니티에선 유니클로의 겨울 감사제가 시작된 지난 주말부터 매장에 소비자들이 몰려든다는 언론보도 이후 상황을 전하는 글과 사진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보고 '자존심 상한다'며 열을 터트리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개인 선택'이라며 불경기에 매장에 들러 히트텍이라도 얻어가겠다는 양극의 반응이 첨예하다. 

이를테면 페북에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유니클로 불매를 지금까지 이어가야 하는거 아니냐", "한국 소비자 정말 실망"이라는 글이 올라가면 반면에 "개인이 구매 하는 자유는 보장해야 하는 거 아니냐"이라고 반대 의견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포털 사이트의 한 카페에선 "일본 불매 이후 국내 브랜드들이 유니클로 대체 제품도 많이 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 실망스럽다"고 했고, 또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유니클로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걸 최근 본적이 없다. 한국 사람들 대단하다. 국민성이고, 뭐고 없다 세일, 싸면 사는게 우리나라 소비자들"이라는 유니클로 소비자들을 향한 비난 글들이 올라왔다. 
 
반대로 또 다른 소비자는 "개인 선택이다. 일본(상품을) 불매해야 한다면 휴대전화도 쓰면 안 된다", "무의식중에 사 먹고, 쓰는 제품 중에 일본 것이 많다", "내가 불매를 하고 신념을 가질 순 있지만 남이 하는 걸 비난할 수는 없다"며 유니클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비판해선 안된다는 반응들도 다수 있었다.
 
소비자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한국 소비자들의 맘을 돌리기 위한 방법에서 10대 소녀와 80대 할머니 광고 영상이라든지, 히트텍을 공짜로 나눠주는 행사 등이 진심어린 모습으로 다가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돈을 벌어가면서 자기 편의적인 발상으로 기계적인 마케팅에 사로 잡혀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히트텍 무료 이벤트가 끝난 뒤 소비자들이 다시 예전처럼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일 수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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