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 칼럼] 고속도로휴게소는 공공인프라 시설이다
[소비자주권 칼럼] 고속도로휴게소는 공공인프라 시설이다
  •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장
  • 승인 2019.11.15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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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 소비자주권 칼럼] 2018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가 2320만대를 넘어서 국민 2.2명당 1대 꼴이고, 3인 가족 한가구당 1대꼴로 자동차를 보유하게 되면서 이제 자동차는 우리 생활의 일반적인 필수품이 됐다.

고속도로 역시 총연장이 4766km가 되면서 전국이 반나절권이 되어 주말과 휴일, 휴가철이나 명절, 연말연초 등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저속도로나 거대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여서 고속도로 휴게소는 한번 들어서게 되면 선택의 여지없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공공인프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휴게소에 들려 음식을 주문해 먹거나 물건 등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음식의 질과 가격 그리고 서비스 때문에 마음이 상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소비자들은 왜 이리 비쌀까? 이 휴게소는 돈을 얼마나 벌까? 누가 운영할까? 등에 관하여 의문이 들 때가 있으나 관리감독 기관인 한국도로공사가 이를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알 수가 없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에 설치되어 있는 휴게소는 195개소 중 193개는 민간 기업에 운영권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3곳(문경(양평), 문막(인천), 하남(만남))만 도로공사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민간에 운영권을 임대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며, 이렇게 운영되고 있는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의 점포는 4373개에 이른다.

그런데 문제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운영업체가 한국도로공사의 입찰에 성공하면 휴게소 내 점포들을 다시 임대하여 임대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재하청을 하는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재하청 임대료가 점포 매출액의 40% 이상 내는 곳이 42.6%에 달하고 50% 이상도 내는 곳도 16.2%나 된다. 

이는 일반 백화점의 수수료가 27%~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며 과도한 임대료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라면 한 그릇에 5000원을 받으면 2500원의 수수료로 운영업체에 내야 하므로, 재하청을 받아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재료값과 인건비 세금을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도로공사에서 휴게소 운영권을 입찰 할 때에는 휴게소의 적절한 운영을 위하여 평균가 입찰을 하고 있으나 낙찰을 받은 운영업체(낙찰자)들은 점포를 재하청(임대) 하면서 점포운영의 적절성을 따지지 않고 임대료를 많이 주는 쪽으로 낙찰하는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재하청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최종적으로 점포를 재하청 받은 입점점포는 높은 임대료 부담이 되고 그 결과로 휴게소의 음식, 맛, 청결도, 가격 등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은 만족하지 못하게 될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휴게소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도로공사로부터 평균가액에 휴게소의 운영권을 낙찰받은 운영업체들이 점포를 재임대 하면서 적절한 평균가액의 임대료를 받고 점포를 재임대 하지 않고 최고가액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이 운영 업체들은 대부분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는 유명 대기업과 단체들로 한화그룹, 코오롱, 파리바게트로 유명한 SPC그룹, 풀무원식품, CJ푸드빌, SK에너지, 대명호텔앤리조트, 경찰과 군인의 퇴직자 모임인 경찰공제회, 퇴직 군인 모임인 재향군인회, 도로공사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H&DE(한도산업) 등이다.  

그러나 속살을 들여다보면 휴게소 운영과 전혀 관련이 없는 출판사, 통신회사, 전구회사 등 76개 업체가 전국의 195개 휴게소를 나눠 먹기식으로 임대료 수익만을 노리고 휴게소 운영권을 낙찰받아 점포를 최고가액으로 재임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폐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고, 휴게소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편은 한층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한국도로공사 관할의 전국 고속도로 195개 휴게소는 총 1조38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7년 (1조3549억원)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이중 50%인 7000억원 정도를 운영권을 낙찰 받아 점포를 재하청한 운영업체들이 임대수익으로 챙겨갔다.

이렇게 고속도로 휴게소는 대기업들과 퇴직경찰, 퇴직군인, 퇴직 도로공사 출신들의 수입원이 되고,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에 대하여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정보통신, 출판사들도 운영권을 가지고 점포임대료만을 챙겨가고 있는 그야말로 특혜라 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관리 감독하며 운영권을 가진 한국도로공사 퇴직자들이 만든 도성회(道星會)라는 단체도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휴게소가 문을 열기 직전에 자본금(5340만원)을 전액 출자해 한도산업을 설립한 이후 1988년 6월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만남의 광장휴게소 휴게소 운영계약을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회사명을 한도산업에서 H&DE(에이치앤디이)이라 바뀌었을 뿐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만남의 광장휴게소와 주유소를 독점운영하고 있다. 그 수익의 일부를 퇴직자들의 모임인 도성회(道星會)에서 챙겨가고 있고, 남해고속도로 진영휴게소 양방향 2곳인 부산과 전남을 연결하는 남해고속도로에 총 12개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주행하다가 일단 들어가게 되면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서 이용하지 않고 다음 휴게소로 갈까 생각하고 실제로 행동 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휴게소에 들어가게 되면 휴게소의 음식 맛, 가격, 청결도 전반적인 서비스 주순이 만족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는 어찌 보면 휴게소라는 독점 시장에 소비자들은 갇혀 있는 것이다. 그런 구조적인 특성 때문에 관리 감독기관인 한국도로공사는 보다 철저히 운영자를 공정하게 선정하고 사후 관리도 철저하게 해야 하며 도로공사 자신들도 떳떳해야 한다.

고속도로는 국가에서 국민들의 편익을 위하여 설치한 국가기반시설이므로 국민들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고 이에 부속된 휴게소 역시 고속도로 이용시 운전자의 안전 운행과 동승자들의 쾌적하고 편안한 여정을 위하여 편리하게 쉴 수 있도록 설치한 국민들을 위한 복지공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를 관리 감독하는 한국도로공사는 국민들의 안전운행과 즐거운 여가생활을 위하여 운영업체를 좀 더 공정하게 선정하고 사후 관리도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업체의 낙찰 가액을 국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하고, 휴게소의 가장 문제가 되는 재하청 임대료를 공개해 국민들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휴게소를 이용하여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도로공사는 휴게소 운영권 입찰 및 계약과 관련한 규정을 더욱 강화해 운영권자가 점포를 재하청 할 경우 국민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임대료의 최고가 낙찰이 아닌 점포를 적절하게 운영할 수 있는 평균가액 낙찰을 하도록 하고 운영권자의 운영계약과 재하청 점포 계약을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휴게소 운영권을 낙찰 받아 점포를 재임대하는 운영업체들은 기업의 이익을 앞세우기 이전에 휴게소가 공공 인프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하에 국민복리를 위하여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한다는 기업윤리를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 
 

<칼럼니스트=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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