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스웨덴·이스라엘·스위스 기술기업과 수소 관련 협력 강화
수소차 가격 내리고 충전 쉽게 만드는 과정, ‘비싼’ 숙제 해결할까?

정의선 체제 2년차를 맞은 현대자동차가 수소연료 관련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수출형 수소트럭 및 수소청소차를 최초 공개한 후정의선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체제 2년차를 맞은 현대자동차가 수소연료 관련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수출형 수소트럭 및 수소청소차를 최초 공개한 후정의선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정의선 체제 1년을 넘긴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미래차’ 분야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30일에는 해외 기술기업들과의 수소 관련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나서 주목을 끈다.

현대자동차는 스웨덴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기술 전문업체, 이스라엘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기술업체, 스위스 수소 저장·압축 기술업체와 전략투자 및 공동기술개발 등의 협력강화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수소전기차 및 수소생산, 저장 부문 해외 기술기업과 협력강화를 통해 수소전기차 경제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세 기업의 공통점은 ‘미래연료’ 즉 수소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협력사업의 핵심은 연료전지 개발부터 생산 및 인프라구축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을 상용화시켜 제조 원가와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추는데 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하면 가격은 내리고 충전은 더욱 쉽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수소차는 대기오염을 줄이지만 가격 문제가 있다. 수소 연료를 생산하는데 비용이 투입돼 자동차가격이 비싸질 수 있다. 차량이 늘어도 수소 연료가 효율적으로 공급될 것인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이호근 교수도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최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배출가스를 줄인다는 측면에서 수소 등 미래연료 기술이 매우 주목받고 있지만, 결국 수소전기차가 대폭 늘어날 경우 그 연료를 차질없이 수급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소비자가 수소전기차 구입과 보유 비용을 낮추고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를 확충해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협력강화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 깨끗하지만 비싼 수소 연료, 싸게 만들 수 있는지가 숙제

수소전기차의 심장은 연료전지다. 이 부분에서 제조비용이 낮아져야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현대차는 이 분야에서 스웨덴 기업과 공동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현지 기업이 보유한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 기술을 고도화시켜 양산차에 적용하고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에는 부식을 막기 위해 세라믹으로 코팅을 하는데, 세라믹은 기존 사용소재인 금속에 비해 가격이 싸다. 세라믹 소재 코팅 기술을 활용해 수소전기차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현기차의 계산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임팩트 코팅스와 당사 수소전기차에 적합한 ‘맞춤형 연료전지 분리판’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라며 “양사의 협력은 수소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팩트 코팅스측은 현대자동차를 통해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글로벌 신뢰도와 전문 역량, 유통망을 갖춘 현대차와의 협력하게 되어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일 기업과의 협업도 수소 생산 원가를 목적으로 이뤄진다. 고가의 분리막을 사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기존 방식이었는데 해당 기업은 독자촉매를 사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량도 기존 대비 20% 적게 소모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해당 기술이 고도화되면 한 장소에서 수소 생산과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수소충전소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현대차는 보고 있다.

스위스 기업과의 협업은 안전성과 경제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기술 개발이다. 일반 수소저장탱크보다 약 5~10배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소차 운용이 가능해진다. 해당 기업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기계식 수소 압축, 충전기와 비교해 경제성도 뛰어나다.

현대자동차 지영조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연료전지 분리판, 수소 생산, 저장 및 압축 기술을 보유한 혁신 기업 투자를 통해 수소전기차 원가 저감 및 수소 인프라의 경제성과 안전성 강화를 기대한다”며 “수소전기차에 대한 고객의 접근성을 높여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외 아우르는 수소 광폭 행보, 현대차 미래 먹거리 될까

수소차에 대한 현대차의 행보는 그야말로 광폭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각)에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9 북미 상용 전시회’에서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미래차 시장에서 수소가 ‘중장거리’ 및 ‘대형’ 분야를 주로 담당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수소 트럭 공개는 업계의 큰 관심을 주목시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수소 관련 기업들과도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해 12월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 ‘FCEV 비전 2030’을 공개하고 오는 2030년 국내 연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124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오는 2030년까지 연구 ·개발 및 설비 확대를 위해 총 7조6천억 원(누적)을 투입키로 했다. 현대차의 수소차 관련 투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 연초 글로벌 최고경영자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에도 취임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수소경제 활성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용 문제 등의 과제를 넘어 관련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냐가 정부와 기업의 숙제로 남은 가운데, 정의선과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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