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생활화 위해 4년간 3000억원 투자 계획 발표
마케팅부문장 이필재부사장, “나를 이해하고 언제나 챙겨주는 AI비서 등장”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 기능 확대...보안 등 향후 숙제는?

KT가 "통신 기업을 넘어 인공지능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AI관련 방향성과 전략을 발표하는 KT 마케팅부문장 이필해 부사장의 모습
KT가 "통신 기업을 넘어 인공지능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AI관련 방향성과 전략을 발표하는 KT 마케팅부문장 이필재 부사장.(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 같은 존재가 가까운 미래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올 날이 멀지 않았다.   

KT가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생활화를 이끌기 위해 AI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KT는이 자리에서 향후 4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고, AI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5G 네트워크 고도화에 맞춰 AI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인공지능은 국내 산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인공지능은 인류의 동반자이며 올해 안으로 AI 국가전략을 제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통신사 SK텔레콤은 최근 AI관련 조직을 확대해 사장 직속 체제로 개편했고, 유명 게임사 엔씨소프트도 AI조직을 전사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약개발에 AI기술을 활용하자”는 학계의 목소리도 높다.

KT 이필재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이날 발표자로 나서 “2016년 이세돌 알파고 대결에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AI가 이제는 시대적 소명이 됐다”고 선언했다.

이 부사장은 “기라성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모두 AI를 얘기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세계로 향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AI가 준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KT는 AI 컴퍼니(Company)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한 통신사가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선도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어 KT백규택 융합기술서비스연구소장은 “스마트폰 터치와 음성인식이 과거의 혁신이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이 미래의 혁신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백 소장은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예로 들면서 “(인공지능이) 나를 이해하고 친구처럼 공감하며, 언제 어디서든 나를 파악하고 챙겨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하기 힘든 위험한 일을 대신할 수도 있다”고도 설명했다.

◇ 소비자 삶 바꿀 인공지능 스피커, 기술과 보안 이슈는?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소비자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꾼다는 얘기일까. 현재 소비자의 삶과 가장 밀접한 것은 인공지능스피커다. KT는 ‘기가지니’ 브랜드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 200만명이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필재 부사장은 기가지니에 대해 “인공지능스피커 출시 당시 우리가 가진 장점을 어떻게 잘 살릴 것인지 고민했고 IPTV에 주목해 거기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AI스피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 스피커를 1년 동안 직접 사용해봤다. TV를 켜고 끄거나 채널을 바꾸는 기본적인 명령은 물론이고, ‘신나는 노래 골라줘’라고 하거나 ‘재미있는 영화 추천해줘’같은 맞춤형 질문에도 대답한다. ‘강아지와 고양이 중에 뭐가 더 좋으냐’거나 ‘셰익스피어 책 읽어봤어?’같은 질문에도 적당한 대답을 내놓는다. 편리하고 재미도 있다. TV뿐만 아니라 커넥티드 카 등으로 활용도가 넓어지는 추세다.

아울러 KT는 인공지능 스피커 관련 다양한 새로운 기술도 선보였다. 하나의 인공지능 스피커에 두 사람의 목소리를 한꺼번에 들려줘도 ‘음성분리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음성만을 분리해 확인하는 기술을 연출했다. 소비자가 인공지능 스피커에 질문을 던지면 미리 입력된 답변이 아니라 스스로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검색해 들려주는 장면도 보여주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인공지능 스피커 보다는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가 보안에 취약해 사생활 노출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도청 위험 등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소비자경제>는 이날 시연 후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 스피커의 보안 관련 논란에 대해 질문했다.

이필재 부사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보안은 세가지 차원이다. 첫번째는 단말에서 생기는 보안, 두번째는 단말에서 서버까지 오는 보안,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버 자체의 보안으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단말 보안은 출시 단계부터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철저하게 대응한 분야이며, 서버 분야도 매년 전문가들과 함께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정보보안단의 임원 관계자는 "KT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안은 다단계 보안"이라며 우려하는 사생활 침해, 누군가 엿듣거나 도청하는 문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이미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청 문제는 없다고 확신할 수 있고 일부 직원 들이 소비자의 사생활 관련 내용을 보는 것도 철저하게 통제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용중인 소비자들이 새롭게 적용되는 기술들을 언제부터 활용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기술 개발은 거의 대부분 마쳤으나 소비자들이 어떤 부분에 가장 관심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객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AI사업단장 김채희 상무는 "당장 적용 가능한 기술도 있고 현재 컨셉 단계인 기술이 있는데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25년 AI 적용단말 1억개 “모든 사물과 대화하는 시대”

초기 기가지니는 TV 셋톱박스 형태로만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LTE 스피커 등으로 단말 및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한편 아파트, 호텔, 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 73개 건설사 및 7개 홈네트워크사와 협력해 AI 아파트를 공급 중이고, 13개 호텔 1,200여개 객실에서 AI 호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숙박 관련 인벤토리를 다수 보유한 플랫폼 '야놀자'와 협업해 AI호텔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이번 간담회에서 KT는 4개 지능 영역에서 20여개의 AI 원천기술을 공개했다. KT는 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AI 생태계를 주도할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AI 엔진 ‘지니’를 탑재한 AI 단말을 2025년 1억개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산업 분야와 에너지 분야, 교육 분야 등 다양한 분야로 AI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목소리를 정확히 인식하고, 여러 사람의 음성을 깨끗하게 분리하는 기술, 한 문장만 녹음하면 영어 음성을 만들어주는 기술 등을 시연했다. 대화의 질문과 주제를 파악하고, 지식검색을 토대로 간단히 답변하는 이러한 기술을 통해 향후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제 가족이 함께 즐기는 AI를 넘어 어디서나 함께하는 AI로 보다 편하고 안전한 생활을 누리는 초지능사회를 이끌가는 것이 당면한 목표로 꼽았다. 지금까지 AI는 TV나 스피커를 통해 콘텐츠를 즐기고, 가정용 IoT 기기를 제어하는 수준에서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AI가 생활 속 다양한 영역에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실생활에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통신과 연결된 인공지능이 결합된 미래 사회를 위해 정부와 각 기업들이 앞다퉈 관련 기술과 인프라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중심에 AI 전문기업으로 앞서가겠다는 미래 청사진과 함께 KT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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