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부문 인사 앞당겨…능력주의에 중점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에는 한채양 부사장 내정

이마트 강희석 신임사장.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신세계그룹이 21일자로 이마트부문에 대한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적자를 맛본 이마트는 창립 26년만에 처음으로 외부인사가 수혈됐다.

이마트는 새 대표에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를 선임했다. 이마트가 새 대표에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은 창립 26년 만에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은 매년 12월 초 임원인사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예년과 다른 시기에 이례적인 카드를 꺼냈다.

먼저 이마트 대표이사로 강희석 대표를 신규 영입했다.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3분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기 때문으로 그룹 입장에서는 수장 탈바꿈이라는 카드를 쓴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2011년 5월 신세계에서 대형마트 사업 부문을 분리해 이마트를 신설한 이후 299억원 영업손실이라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커머스, 온라인의 급속한 성장으로 가격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게 이번 대표 교체의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이마트 등 유통기업 관련 연구 경험이 있는 증권가 리서치센터 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 가량 줄어든 1300억원 수준이다"며 "이에 이번 이례적인 인사이동은 이런 적자에 대한 신세계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2분기 적자가 주가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지자 자사주 매입과 점포 매각을 하며 1조원 정도의 자사주를 매입해 방어에까지 나섰다. 하지만 지난달에도 총매출액이 1조3551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7.2% 감소했다.

여기에 3분기 실적까지 떨어지면서 4분기와 내년을 대비해 수장을 경질하는 충격적인 처방을 내렸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세계 그룹이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고정관념을 벗어난 인재의 과감한 기용과 철저한 검증을 통해 꼽은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인사의 특징은 기존의 고정관념이 벗어난 인재를 과감히 기용, 철저한 검증과 성과주의·능력주의를 더욱 강화했다"며 "이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 내 강력한 변화와 혁신이 추진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강희석 신임 대표는 소비재, 유통에 강화되어 있고 해외 트렌드에 밝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디지털 유통 전쟁에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온·오프라인 유통전략에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리서치센터 관계자도 이에 대해 "이마트가 과거와 달리 젊은 경영인을 영입한 것은 주 소비자 층의 트렌드를 빠르게 읽겠다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앞으로 새로운 미래 전략과 온라인 사업에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도 단행한 만큼 앞으로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핵심경쟁력 강화에 주안점 조직 개편 단행

조직 측면에서는 전문성 및 핵심경쟁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각 사별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마트의 경우 상품 전문성 강화를 위해 기존 상품본부를 그로서리 본부와 비식품 본부로 이원화하는 한편, 신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선식품 담당 역시 신선1담당과 신선2담당으로 재편했다.

현장 영업력 극대화를 위해 고객서비스본부를 판매본부로 변경해 조직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한편,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4개의 판매담당을 신설했다. 또 소싱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소싱담당 기능을 트레이더스(Traders) 본부와 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운영담당을 신설해 서울과 부산 호텔 등 개별 사업장을 통합 운영한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개발 물류 담당을 신설했으며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은 상품과 플랫폼 조직을 보강, 전문성을 강화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백화점부문 및 전략실에 대한 정기인사는 예년과 같이 오는 12월 초에 단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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