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버21· H&M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추락…소비자 외면 성장 둔화
포에버21· H&M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추락…소비자 외면 성장 둔화
소비자 기호·트렌드 시장 전략 부재가 원인
  • 최빛나 기자
  • 승인 2019.10.17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에버21 매장
포에버21 매장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현재 47개국에서 8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캐나다, 아시아, 유럽 등 40개 국가에서 350개 매장을 철수할 예정이다.

포에버21은 자라, H&M과 함께 패스트 패션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패스트 패션이란 유행하는 옷을 빠르게 만들어 싸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포에버21은 5달러짜리 레깅스와 15달러짜리 원피스 등 획기적인 가격 정책으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포에버21뿐만 아니라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던 패스트패션 업체들이 최근 들어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스웨덴 패스트패션 브랜드 H&M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이익이 감소했다. 재고를 줄이고 온라인 판매를 강화한 결과 올 3분기(6~8) 이익이 25% 증가했지만,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까진 갈 길이 멀다. 이 회사는 올해 390개 신규 매장을 내고, 170개 매장을 폐점할 예정이다.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신규 개점률이 12%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4%대로 급격히 축소됐다.

자라를 운영하는 스페인 패션기업 인디텍스도 지난해 1월 마감한 회계연도 이익이 1% 증가했다. 2017년(7%↑), 2016년(8%↑)과 비교해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매출이 7%, 영업이익이 3.5%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일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고, 한국과 미국의 성장세도 둔화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8%를 차지하는 한국에선 반일운동의 장기화로 인해 하반기 실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네덜란드, 이탈리아, 인도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중이다.

반면 온라인 기반의 패션 기업들은 번성하고 있다. 영국 온라인 소매 업체인 아소스와 부후는 지난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25.7%, 57.3%를 기록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1~2주 만에 옷을 생산해 판매한다. 기존 패스트 패션이 4~6주 만에 상품을 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 패션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포에버21 부사장 린다 장도 뉴욕타임스에 "쇼핑몰 방문이 줄고 온라인 판매로 이동하고 있다"며 소매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업계는 패스트 패션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맞춤형’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지 싸고 빠른 옷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H&M, 자라, 유니클로 등은 디자이너 협업을 통해 고급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임부복·아동복·화장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킨다. H&M의 경우 최근 중고 의류와 타사 브랜드를 판매하는 창구도 마련했다.

친환경 전략도 필수다. 요즘 소비자들은 환경에 도움에 되는 패션을 선호한다. 영국 패션 검색 플랫폼 리스트(Lyst)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지속가능한 패션을 찾는 검색량이 66% 증가했다.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스레드업(thredUP) 조사에선 18~25세 여성 4명 중 1명이 패스트 패션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50%는 중고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은 지속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내세운다. H&M은 내년부터 100% 지속가능한 자원에서 만들어진 면화를 사용하고, 자라는 2025년까지 면·리넨·폴리에스터 등을 유기농·재활용 소재로 바꿀 계획이다. 유니클로는 내년까지 모든 청바지에 친환경 워싱(물빼기) 공법을 도입한다.

온라인 소매 업체 부후도 올해 6월부터 재활용 소재로 만든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패스트 패션 업체 한 관계자는 "싼값에만 치중해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놓친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생존하기 어렵다"면서 "미래의 패스트 패션은 빠르고, 멋지고,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원치 않는 불필요한 재고는 줄이는 추세"라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