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재팬' 7월 말 기준 금융 카테고리 산와머니, SBI저축은행, JT저축은행 등 3곳 소개
상세한 설명 안되어 있고, 댓글에는 잘못된 정보·무분별한 추측
업계, "실제 이용자수 감소 없고, 이번 사태로 국내 금융 시장 떠나지 않을 것"

금융위 손병두 부위원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사진=연합뉴스)
금융위 손병두 부위원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무역에서 경제 전반으로 일본과의 외교 마찰이 확장되는 모양세다. 좀처럼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하고 있는 양국의 상황 속에서 혹시나 내가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 ‘Made in 일본’이 아닐까 우려하는 이들을 위한 사이트 ‘노노재팬’이 인기다.

노노재팬은 △생활 △음식 △가전 △화장품 △의약품 △패션 △취미 △자동차 △금융 △반려동물 △기타 등 카테고리로 일본 관련 제품을 소개하고 대체상품 등을 통해 정보를 제시한다. 특히 최근에는 댓글쓰기 기능이 추가되어 보다 폭넓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데, 부정확한 정보가 종종 눈에 띄다.

7월 말 기준 사이트 금융 카테고리에는 산와머니, SBI저축은행, JT저축은행 등 대부업체 1곳과 저축은행 2곳이 소개되어 있다.

대부업체인 ‘산와머니’는 별다른 설명 없이 대체상품으로 한국계 대부업체인 웰컴론과 바로크레디트가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산와머니는 지난 3월부터 신규대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번 일본 경제제재 조치와는 무관한 내부 사정일 뿐만 아니라 신규 대출 이용도 할 수 없는 상태다.

페이지 내 댓글 역시 ‘소액은 토스나 카카오뱅크, 중금리는 새마을, 농협 등에서 가능하지 않을까요?’ ‘리드코프가 국내 유일한 토종 대부업체입니다. 정정해 주세요’ 등 잘못된 정보를 표기하고, 이러한 오표기를 수긍하는 듯한 입장이 적혀져 있었다.

‘2018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업 대출 거래자’는 72.4%가 7~10등급의 저신용자다. 소액 신용대출이라고 해도 은행이나 상호금융사를 이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리드코프는 유일한 토종 대부업체가 아니다. 회사가 영위하는 전체 사업의 매출 중 대부업의 비중이 절반을 넘지 않아 상호명에 ‘대부’를 넣지 않은 ‘대부업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가 맞다.

저축은행 중 ‘SBI저축은행’은 ‘산와머니’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설명은 없으며, 대체상품으로는 ‘추전필요’가 기재되어 있다.

페이지 내 댓글을 살펴보면 ‘미래저축은행 추천합니다’, ‘가급적이면 저축은행 말고 1금융권 이용하세요’, ‘농협추천이요, 우리은행도요’, ‘카카오뱅크 추천합니다’, ‘MG새마을금고 하면 됩니다’ 등이 적혀 있다.

현재 기준 79개의 저축은행 중 미래저축은행은 없다. 영업 정지로 인해 매각 절차를 거쳐 JT친애저축은행이 됐기 때문이다.

또 저축은행 대신 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상호금융사를 이용하자는 주장 역시 다소 무리가 있다. 수신의 경우 훨씬 금리가 낮지만 문턱이 높아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반면 여신의 경우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금리’가 예금 상품 예치의 주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저축은행 상품 불매가 어렵다. 8월 5일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평균금리는 2.46%다. 반면 은행의 경우 △광주은행 쏠쏠한마이쿨예금 △제주은행 사이버우대정기예금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 등을 제외하면 2% 예금이 없다.

또 하나의 저축은행인 ‘JT저축은행’ 또한 설명은 없으며 대체상품으로 KB저축은행과 NH저축은행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은 없는 게 나을 거 같아요’ 등 서민금융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는 해당 금융기관의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댓글이 쓰여 있었다.

실제로 이와 같은 반응에 대해 업계에서는 '서민금융의 역할’까지 오해받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을) 정부 정책에 따라 잘 운영하고 있다”며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색안경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며 “중금리대출을 출시한 것 역시 일본계가 선제적으로 한 것이며, 가장 많은 실적을 보유한 것 역시 일본계”라고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듯 이번 불매운동이 금융권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모양새다. 금융권 관계자 역시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귀띔이다. 실제로 SBI저축은행은 최근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 신규 가입 6,000억을 돌파했다. 연 10% 금리를 주는 ‘사이다 자유적금’은 2시간만에 완판이 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총 8,310개 대부업자 중 일본계는 총 19개다. △산와대부 △조이크레디트대부금융 △유아이크레디트대부 △스타크레디트대부 △밀리언캐쉬대부 △엑트캐쉬대부 △미래크레디트대부 △하트캐싱대부 △엘하비스트대부 △콜렉트대부 △넥스젠파이낸스대부 등이 일본계에 속한다. 2018년 말 기준 이들의 자산은 6.7조원으로, 업권 전체 17.3조원에 38.5%에 해당한다. 차입액으로 보면 11.8조원의 전체 대부업체 차입액 중 일본자금 차입 규모는 3.4%인 약 4천억원 수준이다.

일본계 저축은행은 전체 79개 중 △SBI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JT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등 4개사다. 이들의 3월 말 기준 총여신은 11조원으로 업권 59.6조원 중 18.5%다.

시장에서는 '경제보복에 따른 급격한 영업축소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일본계 저축은행, 대부업계가 대출을 중단하거나 회수하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국내 저축은행, 대부업체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는 것이 업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유로는 일본계 저축은행 및 대부업계의 경우 영업자금을 대부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고 일본 자금의 직접 차입규모가 크지 않은 점이 꼽힌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인수 당시 출자금을 제외하고는 일본 자금의 직접 차입이 없다. 또 출자금의 인출 또는 제3자 매각 우려는 적기시정조치 및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의 견제 장치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계 역시 일각의 우려는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사태로 국내 금융 시장을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계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업계 1위며, J트러스트그룹 역시 수신 고객이 있는 저축은행 2개를 합치면 고객이 20만이 넘는다"며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최근 지역 기반, 고연령층 등의 특성을 바탕으로 대면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지점도 이전하고, 출장소 지점으로 승격시키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