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식당의 '덤 서비스'에 작성하기도…공정성 도마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배달 서비스가 외식업계의 대세가 된 가운데 식당 고객들의 리뷰가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외식업계에서 이런 리뷰들은 고객의 선택을 유도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데, 과연 실태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느냐에 물음표를 남기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홧김에 쓴 악성 리뷰, 업주가 손님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약속하면서 긍정적인 리뷰를 요청하는 사례들이 드러나면서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 고객이 홧김에 '별 1개'…다음 날 장사는 '꽝' 

국내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A씨는 최근 배달 앱 리뷰만 보면 머리가 아프다. 근래 한 고객이 A씨의 가게에 대해 혹평하는 리뷰를 남겼기 때문.
  
A씨는 "고객이 무 생채에 쓴 고춧가루가 굵다고 문제 삼았는데, 회수 후 문제가 있으면 환불해주겠다고 해도 이미 버렸다며 무작정 환불을 요구하더라"고 토로했다.
   
해당 고객은 주변 음식점 수십 곳에서 음식을 주문해 먹으면서 절반 정도에 대해 '야박한' 리뷰 글을 남겼다. A씨는 "원래 매출의 60∼70%가 배달에서 나오는데, 이 리뷰 다음 날 주문이 확 줄었다. 너무 힘이 빠지고 속상하다"고 털어놓았다.
   
2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배달시장에서 '홧김'에 남긴 부정적인 리뷰 때문에 속을 썩는 점주들이 적지 않다.
   
한 족발집 점주는 온라인 게시판에 "나무젓가락에서 나뭇가루가 떨어졌다고 별 1개를 주는 고객이 있었다"며 "리뷰로 4시간 동안 싸우다 결국 삭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곱창집 점주는 "좋지 않은 리뷰가 달리면 바로 매출에 타격이 온다. 입맛에 안 맞는다는 평이 올라온 다음 날 주문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적었다.
 
◇ 좋은 리뷰에 대한 유혹도…배달 앱 "상시 모니터링"
 
반대로 점주가 리뷰를 조작해 호의적인 고객 반응을 꾸며내는 이른바 '어뷰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인터넷 공간에서 조금만 품을 들이면 '리뷰 대행' 혹은 '바이럴 마케팅'을 홍보하는 업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배달 앱 업체들은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리뷰 어뷰징을 잡아낸다며 제재를 엄포하고 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불법 리뷰 탐지 로직을 만들어 비정상적인 패턴의 리뷰와 이용자를 지속해서 차단하고 있다"며 "매일 리뷰를 전수 검사해 건전한 리뷰 문화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한 건의 리뷰에 대해서도 위험도나 악성의 정도를 판단해 부적절한 경우 '악성 리뷰'로 간주해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요기요 관계자 역시 "시스템이 리뷰 어뷰징을 걸러내는 것은 물론, 정기적으로 리뷰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작성 시 콜라 드려요"…리뷰 이벤트까지 등장
 
이에 대부분의 점주가 선택하는 방법은 주문과 동시에 리뷰 작성을 약속하면 콜라나 감자튀김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소비자는 덤으로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고, 점주로서는 긍정적인 리뷰가 쌓여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배달 앱에서는 이런 이벤트를 벌이지 않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이를 두고 소비자 선택을 위한 리뷰의 취지가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홍보 마당'으로 변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낮은 리뷰를 대체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우리는 외식 자영업자의 장사가 잘되도록 도와주는 광고 플랫폼"이라며 "점주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진행하는 리뷰 이벤트에는 별도의 제재를 하지 않는다. 다만 부적절한 리뷰 관리나 조작 등은 없는지 상시 점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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