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글로벌 IT기업 불러 경고
'화웨이 거래금지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 직면할 것'

화웨이
무역전쟁의 촉발점이 된 화웨이 (사진=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중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IT 기업을 향해 '미국의 반화웨이 캠페인에 동참하면 보복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지난 4~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세계적인 IT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적극 협력하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지목한 기업은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컴퓨터, 시스코 시스템, 핀란드 노키아 등이다.

이 위원회는 이들 기업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거래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을 제외한 제3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중국 기업에 대한 공급을 정상적으로 지속하면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도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 신경을 쓰겠다"는 약속을 덧붙였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기업들은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상대국이 아님을 감안해 발언 온도를 달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요구사항을 밝힘에 따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면서도 위원회의 이번 언급은 시진핑 주석이 "내 친구 트럼프"발언을 하기 이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위원회가 발언한 수위만 가지고 무역전쟁의 향후 흐름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WSJ은 삼성과 SK등 해당 기업들이 위원회 발언 관련 문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역시 앞서 우리 정부에 화웨이 거래 제한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정부가 주변 관련국에게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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