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공급이 수요를 늘린다?
한정판 마케팅의 역사와 최근 경향

한정판 제품의 인기가 꾸준하다. 사진은 2016년 베스킨라빈스가 출시했던 콜라보레이션 제품 (사진=베스킨라빈스 제공)
한정판 제품의 인기가 꾸준하다. 사진은 2016년 베스킨라빈스가 출시했던 콜라보레이션 제품 (사진=베스킨라빈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동서식품이 카카오프렌즈와 손 잡고 여름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했다.’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 아디다스 한정판 신발을 구매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가 전 세계 50대 한정판 모델을 공개했다.’
‘LPGA 골프웨어가 세계랭킹 1위 골퍼와 콜라보레이션 한정판을 출시했다.’

5월 27일 하루 인터넷 뉴스를 달군 ‘한정판’ 이슈들이다.

온라인에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 지난 5월 22일 서울 강남에서 미국 유명 햄버거 체인 ‘인앤아웃 버거’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이날 새벽 6시부터 소비자들이 몰려 긴 줄이 생겼다. 팝업스토어는 오전 11시에 열 예정이었다. 준비된 햄버거는 단 250개, 문을 열기도 전에 준비한 햄버거가 모두 동났다.

제품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진다. 둘 사이를 절묘하게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경제학의 오랜 개념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적은 공급이 수요를 늘린다. 시작은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맥도날드 수석 요리사가 돼지고기 넣은 샌드위치 맥립을 개발했다. 당시 맥도날드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결국 맥립은 조용히 단종됐다.

10여 년 후 반전이 생겼다. 맥립을 일부 지역에서만 부활시켜 한정판매 하면서부터다. 첫 한 달은 LA와 애틀랜타에서만 팔고 다음 한 달은 시카고에서만 팔았다. 소비자들은 부활한 맥립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우리 동네에도 출시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에서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제품 가치가 높아진 사례다.

이후 한정판 마케팅은 소유욕을 자극하는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됐다. ‘오늘 딱 하루만 이 가격에 판매한다’는 유혹부터, 인기 캐릭터나 아이돌 그룹과 제휴한 제품까지 그 모양새도 매우 다양하다. 포털 사이트 뉴스 검색란에 ‘한정판’을 검색하면 무려 16만 건의 기사가 검색된다.

한정판 마케팅이 이뤄지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희소성을 앞세워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잡겠다는 의도가 있고, 특정 분야 마니아를 상대로 적극적인 판매전략을 펴겠다는 전략도 숨어 있다. 익숙한 이미지의 제품이나 브랜드에 새로운 이슈를 더해 타겟 소비자를 넓히자는 취지도 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야~’라며 관객을 모으던 시골 약장수의 멘트 속에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한 영리한 마케팅 기술이 숨어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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