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금융권 인사 자리 스와프 도 넘었다" 비판

금융결제원이 신임 원장으로 김학수 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선임됐다. 또 금결원장 내정자로 거론됐던 임형준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금융위의 낙하산 인사 사업장으로 알려진 한국자금중개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후문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금융관료들의 자리 나눠먹기 작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소비자경제 DB)

[소비자경제신문 권지연 기자] 금융결제원이 신임 원장으로 김학수 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선임되면서 한국은행과 금융위가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는 ‘자리 스와프’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금융 관료들의 낙하산 인사 작태가 도를 넘었다”면서 “현재의 상황이 정권 차원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면 관료들이 문재인 정권의 반부패 기조에 집단적으로 항명하고 있다고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낙하산 근절을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지금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히 경고하며 즉각적인 실태 파악과 해결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 금융권 인사들 자리 나눠먹기 심각 

김학수 금융결제원 신임원장은 한국은행 출신이 아닌 첫 금융결제원 원장이다. 차기 금융결제원장 후보로 임형준 한국은행 부총재도가 유력 거론되자, 금융결제원 노조와 한국은행 노조는 물론 양대 산별노조까지 들고 일어나 강하게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 금융권 양대 산별노조가 모두 들고 일어난 배경에는 임부총재보의 과거 반노동 행적이 문제가 됐다. 

임 부총재보는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오른팔로 정평이 나 있으나, 노동자들로부터 한국은행의 노사관계를 후퇴시킨 반 노동 인사라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노조의 반발로 임 부총재보의 금결원 원장 선임에는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금융노조는 이번에는 금융권 인사들의 자리 스와프 논란까지 제기하며 투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은의 낙하산 인사 선임을 막아낸 금결원장 자리에는 금융위 관료가 선임됐고, 금결원 원장자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임 부총재보는 한국자금중개 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국자금중개 이현철 사장은 오는 8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한국자금중개은 금융위 출신 관료들이 사장직을 역임해 온 숨겨진 낙하산 인사 사업장이다. 이 사장 역시 금융위 증선위원 출신이다.

이런 이유로 금융노조는 금융위가 임 부총재보에게 자신들의 낙하산 인사 사장업인 한국자금중개 사장 자리를 보전해주고, 금융위 인사를 금결원장으로 내려보냈다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는 중이다. 

노조는 “금융 관료들의 자리 나눠먹기 작태가 이토록 집요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정설로 굳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지난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청와대 퇴직자의 경우 국정보좌 경력을 활용해 사회 공익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겠다고 밝혔다. 맡았던 업무와 관련된 공익 부문에서 일할 것을 권고하겠다는 것으로, 부당한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금융노조는 “금융 관료들은 이러한 정권의 자정 노력은 아랑곳 않고 아무런 수치심도 없이 자신들의 자리보전과 사익 추구에 혈안이 돼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은 정녕 이러한 작태를 무언의 긍정으로 용인하고만 있을 것인지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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