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라이즌 견제…“세계 최초 타이틀이 뭐라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지난 3일 오후 11시 5G 스마트폰을 개통하며 세계 첫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지난 3일 오후 11시 5G 스마트폰을 개통하며 세계 첫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지난 3일 늦은 밤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이는 당초 발표됐던 상용화 일정보다 이틀 앞당겨진 것이다. 

앞서 이통3사는 3일 오전까지도 정부와 이통3사는 모두 5일 ‘5G 상용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 美 버라이즌 4일 개통 움직임에 서둘러 출시

그러나 이통3사가 일정을 앞당긴 이유는 미국 버라이즌이 4일로 상용화 일정을 앞당길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가 계획대로 5일에 상용화 서비스에 나설 경우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내주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3사,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개최했고, 이 자리에서 네트워크, 단말기, 5G 요금제 등 5G 상용화를 위한 준비가 예상보다 조기에 완료된 만큼 5G 상용화 일정을 이틀 앞당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실제 버라이즌은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 1시경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5G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버라이즌은 오는 11일 미국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5G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모토Z3가 2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하면서 5G를 지원하는 모드가 추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이통업계에서는 버라이즌이 당장이라도 5G를 시작할 수 있다는 예측이 흘러나왔다. 

이 같은 버라이즌 동향이 알려지면서 한국 정부도 이통사와 긴박하게 논의해 3일 오후로 5G 상용화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지만 5G 졸속 상용화라는 비난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5G 단말기 개통은 각 이통사들이 자체 선정한 고객들이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갤S10 5G 판매는 당초 계획대로 5일부터 시작된다. 이는 결국 3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하다는 지적인 것이다.

또한 미국 버라이즌의 상용화는 단말기와 커버리지 측면에서 사실상 반쪽짜리 상용화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부의 세계 첫 5G 상용화 타이틀을 뺏길 수 있다는 조급증이 한밤중 상용화 소동을 빚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호 가입자와 단말기, 요금제 등이 모두 준비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 이통3사, 5G 1호 가입자 탄생 일제히 알려

SK텔레콤은 3일 오후 11시 아이돌 엑소, 김연아 전 국가대표 피겨선수, 이상혁 프로게이머 등 각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사 6명의 5G 서비스 개통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5G 1호 가입자로는 엑소 백현·카이, 김연아 선수, 페이커 이상혁 선수, 윤성혁 수영선수, 31년 장기고객 박재원씨 등이 기록에 올랐다. 

KT 1호 가입자는 지난 3일 오후 11시, 대구 동성로 KT직영점에서 세계 첫 5G 상용 스마트폰 '갤럭시 S10 5G' 단말을 개통했다.

이번 5G 1호 가입자는 대구에 거주하는 이지은씨로, 이 씨의 남편은 대한민국의 최동단인 독도와 울릉도에 5G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하고 있는 통신사 직원이다.

KT 5G 1호 가입자 이지은씨는 "사랑하는 남편의 땀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5G의 첫 가입자가 되어 가슴 뭉클하다"며 "독도와 울릉도 등 섬 출장이 잦은 남편이 15개월 된 딸아이가 보고 싶을 때, 5G 스마트폰으로 생생하고 끊김 없는 영상통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이날 서울 종로직영점에서 23시 모델 겸 방송인이자 U+5G 서비스 체험단 ‘2019 유플런서’인 김민영 씨와 남편인 카레이서 서주원 씨의 ‘갤럭시 S10 5G’를 개통하며 5G 세계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밝혔다.

평소 U+5G 서비스와 5G스마트폰 갤럭시 S10 5G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유플런서에 지원한 김민영, 서주원 부부가 1호 개통 고객이 됐다.

5G 1호 고객 김민영 씨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세계 첫 5G 상용화 날에 남편과 함께 ‘5G 1호 부부 가입자’가 되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고 기쁘다”라며 “LG유플러스 5G가 일상을 바꾼다고 하는데 1호 개통 고객이 된 순간 인생이 바뀐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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