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GS건설 관료 출신 인물 신규 선임
대림산업·HDC현산, 민간 전문가 영입

사외이사 선임을 완료한 건설사들의 로고.
사외이사 선임을 완료한 건설사들의 로고.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3월 정기 주총시즌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각 건설사별 신임 사외이사에 관(官) 출신과 민간 전문가가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건설사들은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통과시켰다. 새롭게 건설사 사외이사로 합류한 인물들은 크게 관(官) 출신과 민간 전문가(학자·금융·법조인 등)로 구분할 수 있다.

이번 주총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새로운 사외이사 영입이다.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건설사들은 사외이사를 새롭게 영입했다.

먼저 태영건설, GS건설은 관료 출신 인물을 선임했다.

태영건설은 이재구 전 기재부 성장기반정책관과 이명재 전 의정부 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GS건설은 관 출신과 민간 전문가를 각각 선임해 안정을 추구했다. 새롭게 선임된 인물은 김경식 전 국토부 1차관과 김진배 고려대 경영대 교수다. 김경식 전 차관은 2016년부터 사외이사를 맡아온 권도엽 전 국토부 장관의 후임으로 GS건설의 사외이사를 맡게 됐다.

GS건설 측은 사외이사의 주된 기능이 이사회 견제, 감시라는 점에서 관료 출신의 전문성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2016년 권도엽 전 장관의 기용 이후 GS건설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성과를 냈다는 점을 계기로 권 전 장관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 전 차관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평소 '균형발전'을 소신으로 내건 김경식 전 국토부 1차관이 문재인 정부와의 교감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분석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권도엽(전 국토부 장관) 사외이사 재직 시 대관 교감업무에 능해 회사가 좋은 실적을 냈다고 보는 것은 확대해석의 오류”라며 “권도엽 전 사외이사는 인품과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사회에서 선임된 것이다. 그런 그가 경영에 있어 조언을 해 준 것은 사외이사로서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박성득 전 감사원 감사위원과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외부 민간 전문가를 영입한 건설사도 눈에 띈다.

신세계건설은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빌리브’라는 명칭으로 주택사업에 진출한 신세계건설이 부동산 전문가로 손꼽히는 조주현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다양한 조언을 듣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김일운 PIA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PIA는 리먼브러더스 내 국제부동산투자그룹에서 일했던 핵심멤버들이 설립한 대체투자 전문회사다. 대림산업이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가 투자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박성훈 전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를 신규 선임했다. 건설업계에서 IT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중장기적 비전으로 삼고 있는 종합부동산 인프라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행전략을 짜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도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 확대를 노리는 동부건설은 신재생에너지·석유·화학 등을 주업으로 삼은 기업 제네시스 윈드의 이태한 대표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관료 출신과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선호하는 것은 이들의 전문성을 앞세워 경영 활동에도 직간접적으로 참여를 확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며 “여기에 전반적인 건설 산업 위기 극복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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