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이어 현지서 철수…백화점 2곳 남아, 늦어도 3분기 처분 결정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롯데가 중국에서 발을 뺀다. 2008년 중국 진출 이후 10년만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중국에서 롯데마트를 철수한 데 이어 롯데 백화점 역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실적이 잇따라 악화되자 5개 점포 가운데 3곳을 청산과 지분 매각 방식으로 정리하면서 사실상 중국에서 모든 사업을 철수하게 되는 것이다.
우선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운영하는 백화점 두곳을 철수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번에 문을 닫는 곳은 텐진 문화중심점, 하이웨이점”이라며 “톈진 문화중심점은 폐점하고 하이웨이점은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현지 톈진 동마로점을 폐점했다. 롯데백화점 톈진 동마로점은 2011년 7월 롯데그룹이 처음으로 중국에 세운 백화점이다. 톈진 문화중심점과 하이웨이점은 중국 롯데백화점 2호, 3호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중국에 남는 롯데백화점은 청두 환구중심점, 선양점 두곳이다. 선양과 청두 환구중심점은 정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같은 관계자는 “현재 중국 롯데백화점을 계획대로 구조조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나머지 롯데중국 백화점 두곳에 대한 정리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드보복으로 현지 백화점 매출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두점포 역시 영업을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사드보복으로 中 사업 지속 어려워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 통화에서 “지난해 롯데는 롯데마트 철수로 골머리를 앓았다”며 “확실하지 않지만 베트남 등 성장성이 우수한 국가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중국에 백화점을 개점했다. 롯데쇼핑은 이 같은 기세를 몰아 2018년까지 중국에 백화점 20여개를 출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영업손실이 2017년 700억원엣 지난해에는 1040억원으로 급등하는 등, 2011년 이후 현지 백화점사업에서 줄곧 적자를 지속했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백화점의 부진 요인을 사드보복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사드보복에 따른 매출 감소가 롯데쇼핑의 중국 백화점사업에 큰 타격을 입힌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국 할인점사업을 모두 정리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할 경우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장의 올해 청사진에 금이 갔다는 게 업계 풀이다.
강 사장은 2011년 이후 현지 백화점사업이 부진하자 구원 투수로 2014년부터 롯데쇼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 사장은 2015년 중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중국사업 전반을 놓고 직접 보고하는 등 중국 백화점사업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2015년 귀국 당시 “중국은 롯데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기회의 땅”이라며 “지금은 씨를 뿌려놓은 단계이고, 잘 키워서 조만간 수확할 수 있는 시기를 맞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롯데쇼핑 다른 관계자는 “중국 백화점사업과 관련해 나머지 점포 두곳을 어떻게 할지 여부는 2분기나, 늦어도 3분기 기업설명회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트라가 지난해 2월 내놓은 ‘중국 패션산업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백화점의 주력 판매 품목인 의류와 신발류 유통구조별 점유율에서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7.5%에서 2016년 25.7%로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