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협상 마무리 영업력 끌어올리는데 집중"
노조 향한 무리한 파업 강행 비판 여론
금일 실시된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과반수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93% 이상의 찬성률로 가결됐다..(사진=KB국민은행 제공)
[소비자경제 권지연 기자] KB국민은행 노사 임금·단체협상이 마무리하고 영업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노사는 성과급 300% △저임금직군(L0)·페이밴드 △임금피크제도 △전문직무직원 정규직화 △점포장 후선보임 제도 △휴게(중식)시간 1시간 보장 및 PC오프제 실시 △주52시간 대비 근로시간관리시스템 도입 등의 쟁점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결국 19년 만에 파업까지 단행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졌지만 지난 24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안을 노사가 모두 수용키로 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우여곡절 끝에 2018년도 임단협을 최종 타결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제 협상이 마무리되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라며 “한 달간 협상에 난한을 겪으며 시간을 끌어온 만큼 이제는 영업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었던 만큼 화합을 다질 수 있는 방안 모색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그러나 노사 관계 화합을 위해서도 지속적인 대화의 창을 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파업이 남긴 것? 실익없는 무리한 파업 VS 노조 결집력 확인 계기
파업은 마무리 됐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국민은행의 협상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대체적으로 귀족노조가 4차 산업시대 변화를 비대면 채널이 늘어가는 점을 체감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파업까지 강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이번 협상과 파업은 노동조합의 결집력과 지지도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노조가 성과급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기본급의 300%를 요구한 것에 대해 우선 협상이 이뤄졌음에도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점이 노조가 ‘돈’보다 ‘차별 철폐’라는 명분을 중시 했음이 입증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일정 기간 승진하지 못하면 임금이 동결되는 페이밴드의 경우 차장급 직급만 적용되는 타 은행과 달리 2014년 이후 입사한 신입직원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을 파업까지 내 몬 경영진의 책임도 크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저임금직군(L0)·페이밴드 등 차별 관련 쟁점을 끝까지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번 파업의 명분이 살아났다”며 “윤종규 KB국민지주 회장의 임기가 10월까지다. 노조의 결집력과 힘이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힘으로 연결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파업으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예상 밖으로 적었던 만큼 은행 내 유휴 인력이 존재한다는 논란도 일었다. 하지만 미리 예고된 파업이었기에 고객들이 미리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 파업으로 불편을 최소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파업 날짜가 설 연휴 직전이거나 말일 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 파업으로 파업에 참여한 인력이 유휴인력이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