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브랜드 설 자리 점점 없어지고 있어...대응책 마련해야 할 것

지난해 주류 수입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체 수입 주류에서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맥주와 와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 최빛나 기자] 작년 한해 주류 수입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전체 수입 주류에서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맥주와 와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정체를 빚고 있는 주류 수출액은 4억달러 수준으로 수입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과거 반짝 흥행을 이끈 막걸리 열풍이 시들해지고 소주 홀로 수출 시장을 견인 중이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2018년 주류 수입액은 10억5486만달러(1조1831억원)를 기록했다. 주류 수입액이 10억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2017년 9억3395만달러(1조476억원)에 비해 13% 늘어난 것.

이처럼 주류 수입액이 늘어난 것은 맥주와 와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3억968만달러(3468억원)로 2017년 2억6309만달러(2947억원) 대비 17.7% 증가했다. 와인의 경우 2018년 수입액은 2억4400만달러(2732억원)로 전년 대비 16% 올랐다.

특히 맥주 수입액은 2014년 1억달러를 넘긴 후 다시 2017년 2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기록을 세우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맥수 수입액 증가율은 118%에 달한다.

반면 수출액은 4억721만달러(4560억원)으로 수입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17년 3억8630만달러(4326억원)에 비해 5%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체 수출액 중 약 1/4를 차지하는 소주가 꾸준히 성장하며 지난해 9756만달러(1092억원) 어치가 수출됐다. 반면 막걸리는 2014년 1535만달러(172억원)에서 2015년 1290만달러(144억원)로 뚝 떨어진 이래 계속 1200만달러 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류의 수출입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15년 수입액과 수출액 차이는 4억1135만달러(4604억원)이던 것이 2016년 4억4690만달러(5004억원), 2017년 5억4763만달러(6132억원)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6억4765만달러(7252억원)로 2015년에 비해 무려 57%나 수입 물량이 증가했다.

이처럼 수입 주류 시장이 맥주와 와인을 중심으로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국내 주류 브랜드들의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내 주류 시장은 회식이 줄고 홈술, 혼술 문화로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과거 소주와 맥주로 양분되던 시장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을 추구하면서 수입맥주와 와인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수입맥주는 '4캔에 만원'을 앞세우고 있고 와인도 1만원 이하에서 시작하는 가격대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국내 주류 업계에서도 볼멘 소리가 흘러나온다. 싼 가격에 수입 유통하는 편이 오히려 주류세와 사업장 운영보다는 수익면에서 유리하다보니 연구와 설비투자, 사업장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외국의 유명 주류 브랜드는 국내 대형 주류업체에서 수입, 유통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수출 여력이 있는 대형 업체들이 국외 시장을 개척하고 넓히는 한편 국내 소규모 업체들이 국내 주류 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세 개정 등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가격과 맛까지 우수한 수입 맥주, 와인 등의 기세가 나날이 커지면서 국내 주류 시장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주류 업체들은 이런 심각한 사태를 인지 하고 빠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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