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첫 해.
기해년 첫 해.

[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2019년 밝아오는 새해를 하루 앞두고 금융권 수장들이 어두운 경제 전망에도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신년사를 전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언제라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금융위기에 경계하고 대비하는 금감원의 책무를 강조했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 금리인상으로 인한 해외자본의 유출입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여러모로 국제사회 속 한국 경제 지표가 어두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위기대처능력이 중요한 이때, ‘임중도원’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갈 길이 멀게 느껴지는 건 누구의 그 무엇 때문인가 묻게 되는 새해 아침이다. 

◇ 윤석헌 원장 “ 금융위기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음을 경계해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31일 2019년 신년사를 통해 "금융위기가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금감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가위험 관리자' 역할”임을 강조했다. 

금감원의 책무와 역할을 강조한 윤 원장은 2019년 금융감독 방향으로 금융시스템 안전성 확보와 금융거래 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감독 효율성 제고를 꼽았다.

그는 "금융시스템 충격이 금융 및 실물위기로 번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해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온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중점 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소비자 보호가 미흡해 투자자 신뢰가 훼손되면, 혁신성장에 긴요한 모험자본 공급 또한 제한될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 강화는 소득주도 성장 및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금감원이 지난해부터 금융소비자 보호를 앞세우면서 즉지연금, 암보험 등의 집단 민원이 늘고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부각됐던 해였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국가위험 관리자' 금감원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 지를 묻게 된다. 

◇ 이주열 "미 금리인상으로 자본유출입 커질수도…생산성 높이려면 구조조정 필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에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으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무역분쟁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자본시장 개방도와 실물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 대외 리스크 변화의 파급 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한미 금리가 0.75%포인트 역전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대외 리스크 변화가 금융시장 가격 변수, 자본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가 네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도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미국 금리인상을 따라가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미 금리인상으로 해외 자본이 빠져나갈 것을 대비해 새해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지속해서 약화하는 상황에서 지나친 비관론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경각심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의 원천이 될 선도 산업을 발굴·육성하는 것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1월 말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비롯 수차례 공식석상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구조조정을 언급한 바 있다. 

올해도 기업들의 구조조정 칼바람이 심상치 않음을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새해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는 "우리 경제가 2%대 중후반의 성장세를 보이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비용절감 방안 추진…고용한파에 소비자 혜택 감소 예고?"

카드업계에 불어올 고용한파와 소비자 혜택 감소도 예고되고 있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은 “업계 비용절감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디지털 플랫폼 혁신을 지원하는데 역량을 동원 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은 조달비용 인상으로, 대출 총량규제는 대출영업 제한으로, 타업권의 여전업 진출은 경쟁 심화로, 간편결제 활성화는 카드플랫폼의 약화로 이어지는 영업환경 악화를 경험해야 했다”고 서두를 땠다. 

그러면서 “ 새해는 직접적인 수익감소 요인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개편안으로 카드사에 매년 1조4천억원 수익감소를 야기할 수 있고 미국 기준금리의 추가인상은 여전사의 조달비용뿐만 아니라 대손비용까지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수익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마케팅 비용지출을 줄여나갈 뜻을 전했다. 또 디지털 플랫폼 혁신을 지원하고 빅데이터 사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회원사의 애로사항을 적극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명점수수료율 인상에 생존을 걱정하는 카드사들이 되려 ceo들의 급여는 크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축소까지 우려하는 상황이지만 일부 카드사들의 임원 보수는 2배 이상 상승했다.

예를들어 지난해 상반기 현대카드의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4억1600만원으로 지난해(1억2300만원)보다 무려 238% 상승했다. 삼성카드도 작년 상반기 1억6900만원에서 올해 3억7000만원으로 119% 늘어났다. 하나카드 역시 64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1100만원 증가했다. 

◇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금융의 포용성을 강화해야”...회장님 연봉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경제의 필요한 곳에 자금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금융인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2019년 한 해 금융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핵심역량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영 회장은 “특히, 서민·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함으로써, 금융의 포용성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우리 금융 산업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포용사회로 나아가는데 기여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은행연합회장의 연봉은 7억4500만원에 추가로 업무추진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협회장과 손해보험협회장 연봉이 각각 3억9000만원, 3억5000만원 가량인 것과 비교해서도 은행연합회장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비영리 법인인 은행연합회가 회원사 분담금으로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포용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은행연합회가 해야 할 일을 바로 직시하고 있는지를 묻게 되는 대목이다. 

◇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 창출...공익적 가치 실현"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새해는 경제 환경과 금융시장 상황이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핀테크 기업 인수와 벤처투자 등 제3의 영역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비의 편익과 손해보험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보험금 누수 등 불합리한 비용을 절감하는 등 손해보험사의 경영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 등의 비리, 과도한 한방진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함께 법·제도 개선을 추진, 관련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막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음주 운전자의 배상책임 부담을 확대 할 수 있는 제도 개편 방안도 마련하여야 하고,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체계, 예금자보호제도 개편 등 손해보험사의 경영체질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과제들도 꾸준히 발굴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손해보험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김덕용 회장의 인사말에는 “보험은 불의의 사고를 당한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공익적 개념이 결합된 금융산업으로 신뢰는 보험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핵심요소”라고 언급하고 있다. 

엉뚱한 곳에서 발생하는 누수를 매우고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보험소비자들의 “보험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오히려 암에 걸리겠다”는 원성이 줄어드는 한 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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