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별 하루 2잔 이하가 안전...간장약은 음주 이후 증상만 완화할 뿐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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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곽은영 기자] 연말이 되면서 술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음주는 지방간 등 간질환을 유발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알코올은 만성 간질환의 원인 중 만성 B형 간염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비자경제>는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의 자문으로 술과 관련한 속설을 체크하고 연말 술자리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 한국인의 평균 음주량은 어떻게 되나?

보건복지부의 2016년 국민 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1회 평균 음주량은 7잔 이상,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율은 13.8%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소주 7잔 또는 맥주 5캔 이상 음주한 월간 폭음률은 39.3%였다. 유전적인 요인, 성별, 영양 상태, 동반된 질환 등 변수가 있어 안전한 음주를 정의하긴 어렵지만 남성의 경우 하루 4잔, 여성의 경우 2잔 이상 음주를 하게 되면 간에 부담을 주기 쉽다. 

- 그렇다면 하루 적정 음주량은?

통상 맥주 300cc, 와인 100cc, 소주 63cc 등 주류마다 한 잔에 들어있는 알코올 양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주류 별로 해당 잔으로 하루 2잔 이하만 마시는 것이 안전한 음주라고 할 수 있다. 음주의 횟수도 중요한데 적은 양을 지속해서 마시는 것도 같은 양을 한 번에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 안주를 많이 먹으면 덜 취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고칼로리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지방간의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불가피하게 많은 술을 마시는 경우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면서 야채나 과일 등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음주량을 줄이는 것에 비하면 그 효과는 미미하다. 결국 음주를 과하게 하면 음식을 많이 먹어도 영양 상태가 불량해도 모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 숙취에 좋다는 음식들을 병용하면?

간장약을 복용하게 되면 간 기능 검사 결과가 다소 좋게 나올 수는 있지만 어떠한 간장약도 술을 마신 것을 보상해주지는 않는다. 숙취에 좋다는 음식들은 간에 정말 도움이 되기보다는 음주 이후에 느끼는 증상들을 심리적으로 완화해 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리 빨개지는 경우는?

알코올 분해 기능 떨어지는 것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주량은 후천적으로 늘어나기도 하지만 본래 알코올을 대사하는 능력은 개인차를 보인다. 얼굴이 붉어지고 적은 음주에도 몸이 힘들어하는 것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기능이 떨어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동양인의 경우 서양인보다 알코올 분해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고 불편한 사람은 대부분 음주가 제한돼 오히려 간질환 발생 빈도가 높지 않지만 그럼에도 음주를 지속하면 간 손상 위험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간 상태를 체크하려면?

오랜 기간 자주 술을 마시는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간에 이상이 생겼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음주 습관과 개인적인 유전적 소인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혈액검사 통해 간 수치부터 확인해야 한다. 흔히 ‘간수치가 높다’고 하는 것은 AST, ALT, 감마GTP가 상승하는 경우이다.

이중 ALT가 간과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간수치가 정상인 경우에도 지방간이 있는 경우도 많아 그 해석을 임의로 해서는 안 된다. 간경변으로 진행하면 여러 가지 혈액검사 이상소견이 증가하며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혈액검사가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혈액검사를 부분적으로 한 경우 정확한 간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워 검사를 해도 별다른 이야기를 듣지 못하다가 간 질환이 있음을 뒤늦게 아는 경우도 많다.

- 지방간이 관찰되는 등 간이 손상되었음에도 음주를 지속하면?

음주 초기에는 혈액 검사상 간 수치가 올라가고 초음파상 지방간이 보이는 수준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단계에 도달했음에도 음주를 지속하면 간의 섬유화가 유발돼 결국 간경변증에 도달할 수 있다.

간경변증은 간암의 위험요인이다. 또한 간경변까지 진행되지 않더라도 알코올성 간염이나 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질환들 역시 치명적인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다. 지방간 정도의 이상 소견을 보일 때부터 음주는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음주습관과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많이 마시기 때문에 오히려 간 손상이 진행되기 쉽다. 연말과 같이 음주 기회가 많은 시기에는 불가피한 술자리 외에는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음주 시에는 충분한 수분과 고른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 좋지만 튀김 등 고칼로리 음식만 지속해서 먹는 것은 지방간 등에 좋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간장약은 절대 많은 음주를 보상할 수 없으며 평소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의 간이 건강하기란 어려우므로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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