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7명 중 1명 당뇨병…약물치료 식사∙운동 요법과 병행해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소비자경제신문=곽은영 기자] 한국인의 5대 사망원인 중 하나인 당뇨병. 대한당뇨병학회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당뇨병 인구는 500만명을 넘어섰으며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한 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신질환으로 투석을 하거나 교통사고 이외의 이유로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 실명 원인 1위가 당뇨병임에도 워낙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다 보니 환자 본인도 주변에서도 병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경제>는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병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합병증을 예방하는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 당뇨병은 어떤 질환인가?

자동차의 에너지원이 휘발유라면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다. 혈액 속에 존재하는 포도당인 혈당은 세포로 이동해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이 혈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데 필요한 물질이 인슐린이다.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거나 작용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세포 내로 적절하게 들어가지 못하면 혈당이 올라가고 혈액이 찐득거리면서 혈관에 합병증이 발생한다. 이 병을 당뇨병이라고 한다.

당뇨병은 왜 생기는 건가?

당뇨병은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으로 구분된다.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생긴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췌장이라는 기관에 있는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데 어떠한 이유로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생산을 못하게 되면 혈당이 상승하면서 당뇨병이 된다. 제1형 당뇨병은 반드시 인슐린으로만 치료해야 한다.

제2형 당뇨병은 성인에서 발생하고 서서히 진행된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2형 당뇨병에 해당하는데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와 인슐린 분비의 감소가 주 원인이다.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에게 비만, 과다한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 운동 부족, 스트레스, 호르몬 이상, 감염증, 당 대사에 영향을 주는 약물 복용, 위 절제 수술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게 되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은 발생 후 바로 증상이 나타나나?

당뇨병이 심해져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와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 음식을 많이 먹는 다식과 체중감소가 전형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정상인의 콩팥에서는 혈당을 재흡수해 소변으로 배출하지 않는데 혈당이 180mg/dL보다 높아지면 콩팥이 당을 다 재흡수하지 못하게 되면서 소변으로 포도당이 빠져나가게 된다.

포도당이 빠져나갈 때 많은 양의 물이 함께 나가기 때문에 다뇨 증상이 나타나고 이때 탈수가 생기면서 물을 많이 마시는 증상이 함께 오게 된다. 또 인슐린이 부족하면 혈당이 높아도 에너지 부족상태로 판단해 에너지 섭취를 더 하도록 신호를 보내 더 많이 먹도록 만든다.

그러나 당뇨병은 대부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합병증이 진행되고 혈관이 막힌 후 중풍, 심근경색, 실명이나 부종으로 병원에 와서야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40세가 넘으면 매년 공복에 혈당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고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1년에 한 번씩 합병증이 생겼는지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합병증은 왜 생기는 건가?

당뇨병은 질병 자체 증상보다 합병증이 더 위험한 질환이다. 혈당이 높으면 피가 물엿처럼 끈적이게 되며 몸의 말초조직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당뇨병 합병증이 발생한다.

당뇨병 합병증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나?

급성합병증과 만성합병증이 있다. 급성합병증은 당뇨병 진단을 받고도 잘 치료하지 않는 경우 혈당이 400~500 이상으로 올라가 생기는 합병증이다. 고삼투압성 혼수, 케톤산혈증 등을 말하며 대개는 혼수상태까지 진행돼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회복될 수 있다.

문제는 만성혈관 합병증이다. 합병증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증상이 시작되면 이미 말기상태로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대부분이다. 당뇨병 환자에서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는 이유가 대부분 만성합병증이 원인이다.

만성합병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만성합병증은 콩팥, 눈, 신경에 있는 가는 혈관에 오는 미세혈관합병증과 심장, 뇌, 상하지 혈관 등 굵은 혈관에 오는 대혈관합병증이 있다. 눈은 당뇨병성 망막증, 콩팥은 당뇨병성 신증, 신경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신경은 종류에 따라 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이 있는데 감각신경에 합병증이 오면 팔, 다리가 저리고, 따갑고, 아프고, 찌릿찌릿 거리고, 이상야릇한 느낌이 있거나 아예 무감각해 지기도 한다.

운동신경에 오면 마비가 오고 자율신경에 오는 경우 일어날 때 혈압이 갑자기 떨어져 어지럽거나 소화기능 장애로 변비, 설사, 복통, 비뇨생식기 장애로 배뇨장애, 발기부전 등이 나타난다.

대혈관합병증의 경우 심장에 오면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뇌혈관에 오는 경우에는 뇌졸중이 와서 편측에 마비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사지의 혈관이 막히면 발가락 끝이 까맣게 되거나 가벼운 상처에도 쉽게 낫지 않고 궤양이 생기는 당뇨발이 된다.

당뇨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나?

약물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식사와 운동 요법을 병행하지 않으면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식사 조절에 있어서는 과식하지 않고 너무 단 음식이나 과일을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 한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면 근력이 강화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들어 혈당이 더 조절되는 효과가 있어 약과 같은 효능을 발휘한다. 보통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식생활이나 운동으로 잘 관리하면 약물 복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는 무조건 식사 조절이 필요하나?

당뇨병 환자의 식사 원칙은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적절한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이다. 야채에 많이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혈당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니 적절하게 섭취하고 반대로 설탕이나 꿀 같은 단순당이나 소금, 동물성 지방 섭취는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다.

운동은 숨이 조금 찰 정도의 강도로 하루에 30∼60분 가량,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산책, 조깅, 맨손체조, 자전거 타기 등의 가벼운 전신 운동도 효과적이다.

과체중이고 식사요법만 하는 경우라면 식전과 식후 어느 때나 운동을 해도 관계 없으며 경구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식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저혈당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당뇨 합병증이 심하거나 심장이 나쁜 경우 또는 동맥경화증이 심한 경우는 식후에 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심장과 혈관에 무리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술과 담배는 꼭 끊어야 하나?

무조건 금주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술은 동맥경화에 도움이 되는 HDL-콜레스테롤을 다소 올려주기 때문에 약간의 음주는 혈관에 나쁘지 않다. 남자의 경우 하루 2잔, 여자의 경우 하루 1잔까지는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술을 마실 때는 가급적 천천히 마시고 공복 상태에서는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음주를 한 다음 날 아침에는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혈당검사를 하고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반면 흡연은 신체 혈액 응고를 증가시키고 혈전을 잘 만들어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므로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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