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이 내정됐다. 침체됐던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숙원 사업이던 하이투자증원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을 영업, 침체됐던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숙원 사업이던 하이투자증원 인수 작업을 추진해 왔다.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오늘(12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하이투자증권의 대주주를 DGB금융으로 변경하는 안을 상정하고 이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은 지난해 11월 하이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만약 오늘 금융위 승인을 얻게 되면 10개월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지방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은행과 증권, 보험을 두루 갖춘 종합금융그룹 대열에 오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DGB금융, 하이투자증권 인수까지 10개월 

DGB금융은 지난해 12월 금감원에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반환됐다. 

채용비리와 수성구청 펀드투자 손실금 보건 사건에 대구은행 전, 현직 임원이 연루돼 금감원과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데다 박인규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의혹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결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해야 하는 금감원은 지난 1월 DGB금융에 자회사 인수 후 지주사 차원에서 낼 수 있는 시너지와 경영전략을 구체화하라며 편입 신청서를 반환했다. 

DGB금융이 지난 5월 김태오 회장을 새 수장으로 맞이하며 쇄신을 단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DGB금융은 지난 7월 말 자회사 편입 재심사를 신청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2개월 이내에 완료해야 하는 데다 이달 추석 연휴로 금융위가 더 예정돼 있지 않아 이날 회의에서 인수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경영진 교체로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된데다 심사 서류 보완 기간도 길었던 만큼 DGB금융측의 철저한 사전 준비로 심사 통과에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금융위의 승인이 떨어지면 인수 시점은 10월 중순께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주총을 통해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 등의 절차를 밟아야하고, 약 3주간의 사전통지 기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4분기 중 M&A가 완료되면 4분기에 약 1400원에 달하는 염가매수차익도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 하이투자인수로 날개 다는 DGB금융 

하이투자증권은 총자산 6조2천억 원, 자기자본 7천354억 원의 업계 중소형 증권사다. 

올 해 상반기 연결기준 328억 원, 개별기준 324억 원의 순익을 시현해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세부내용이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되지는 않았지만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에도 이자수익 등 브로커리지관련 수익 외 IB관련 수익과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증권을 대신 매매해주는 대가로 받는 브로커리지보다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StructuredFinance), 인수합병(M&A) 등을 주간하고 자문하는 IB에 더 치중하는 분위기다. 

대신증권 최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이 다소 축소된다 하더라도 이제 연간 450-500억 원 내외의 순익을 시현할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 2019년부터는 하이투자 순익의 85.3%를 DGB금융이 갖게되므로 연간 400-430억 원의 이익이 그룹 실적에 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DGB금융의 2019년 순이익을 3660억원으로 전망하는데 여기에 하이투자 순익이 더해지면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채 발생 이자비용 80억원 등을 감안해도 그룹 순익은 4000억 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DGB금융은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영업 기반을 확대하게 된다. 

DG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지점 250여개 중 90%는 경북, 울산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경남은 물론 서울과 경기도에 영업점 다수가 배치돼 있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함으로써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영업 기반을 확장하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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