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올 여름철 폭염과 집중 호우로 일부 농수산물의 생산 감소로 평년 대비 가격이 오르면서 추석을 앞둔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더 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가 농·축·임산물의 수급안정을 위해 3일부터 3주간 주요 추석 성수품을 중심으로 비축물량을 확대·공급하는 한편, 온라인·직거래 매장과 연계한 할인행사 진행 등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 추석 성수품 생산량 감소...물가는 30% 상승

40도를 웃도는 폭염에 집중 호우까지 이어지면서 고랭지 무와 사과, 밤 등 일부 추석 성수품의 생산량이 감소했다. 때문에 평년보다 장바구니 물가가 평균 30% 정도(무·사과·소고기·밤 등 주요 추석 성수품 10개 품목 기준)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산물유통정보 KAMIS에 따르면 고랭지 무는 지난 7~8월 기상 불량으로 무름병이 확산돼 공급량 부족이 이어지면서, 개당 소매가격은 3913원(8월 31일 기준·상품)으로 1년 전(2914원)보다 25.5%, 평년(2069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올랐다.

현재 극조생종인 아오리와 원황 중심으로 출하되고 있는 사과와 배는 이상저온·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 탓에, 8월 하순 기준 아오리 사과(10㎏)는 평년보다 66% 오른 4만2123원(도매가격), 원황 배(15㎏)는 4만2338원(도매가격)으로 평년 대비 39% 상승했다. 추석 과일로 불리는 홍로 사과와 신고 배는 극조생종과 달리 수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측되나, 기상 불량으로 상품과(上品果) 비중이 줄어 가격은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다.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축산물은 소폭 오름세를 보이거나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고기(한우등심·1등급 소매)는 8월 31일 기준 8062원/100g으로 평년(7385원)보다 8.39% 올랐다. 돼지고기는(국산냉장·삼겹살 소매) 평년(2148원)과 비슷한 2142원/100g, 닭고기(도계·중품 소매)는 평년(5584원)보다 소폭 감소한 5423원으로 집계됐다. 축산물은 전 축종에 걸쳐 사육마릿수 증가로 추석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겠지만, 소고기의 경우 수소 도축마릿수 감소로 전년(1만8070원/㎏, 한우 1등급 지육·도매기준)보다 1만8500원~1만9500원 수준으로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

◇ 추석 소비 가장 많은 농축산물 공급량 1.4배 확대

이에 추석 성수품의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정부는 3일부터 추석연휴 직전인 21일까지 3주간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에 적극 나선다. 비축물량을 활용한 주요 성수품 공급을 평년보다 평균 1.4배 확대하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할인판매·알뜰정보 등을 제공한다. 또한 추석 햇과일 소비확대를 위한 캠페인과 홍보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농식품부는 추석 수요가 많은 10대 성수품(배추·무·사과·배·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밤·대추)의 공급량을 평시(5369t/1일)보다 35% 많은 7252t까지 늘린다.

채소·과일은 정부 비축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축산물은 농협 도축물량과 한우협회·한돈협회·양계협회 등 관련단체 회원 보유물량을, 임산물은 산림조합 보유물량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책기간을 지난해보다 6일 앞당겨서 진행하는 만큼, 총 17일간 전체 공급물량은 12만t으로 전년(8만t)보다 51%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많은 과일·축산물의 선물세트 공급도 늘린다. 과일은 중·소과로 구성된 한손과일 알뜰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40% 확대한 7만여 개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손과일 알뜰선물세트는 사과의 경우 5㎏ 기준 18개 이내, 배는 7.5㎏ 기준 9개, 사과·배 혼합은 6㎏ 기준 13개 등이 있다. 축산물은 10만 원 이하 실속형 한우선물세트(14개 품목·2만세트), 삼겹살·갈비 등으로 구성된 한돈선물세트(24개 브랜드·117개 상품)를 공급할 방침이다.  

◇ 농협·대형마트 등 할인행사…추석 성수품 가격정보 제공

또 온라인·직거래 매장과 연계한 할인행사가 진행된다. 배추와 무는 비축물량 방출을 통해 전국 농협 계통 500여 개 매장에서 21일까지 현재 가격보다 40~60% 저렴하게 판매된다. 소고기는 농협과 전국 주요 대형마트 등 1800여개 매장에서 22일까지 15~25% 수준으로 할인 판매되며, 같은 기간 청계광장·서울장터 등 직거래 매장도 수시로 열려 최대 40% 수준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돼지고기는 한돈몰에서 100만원 이상 대량 구매할 경우 최대 15% 할인이 적용된다. 밤·대추·잣과 같은 임산물은 산림조합중앙회와 지역산림조합을 통해 5~15% 수준으로 할인 판매된다.

이 외에 이달 7일부터 23일까지 수협과 산림조합은 공동으로 한가위 농축수산물 대잔치를 통해 제수용품과 과일·한우 선물세트 등을 10~70%까지 할인 판매하고, 각 시·군·구별 전국 농협에서도 ‘한가위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를 13일부터 22일까지 열어 주요 성수품을 10~30%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의 성수품 알뜰 소비를 돕기 위해 성수품 가격과 선물세트 구입비용, 농축산물 부류별 최적 구매시기, 주변 장터정보 등의 유용정보를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앱), 라디오, 지역방송, SNS 등의 다양한 경로로 수시 제공할 방침이다.

직거래 장터·특판장을 비롯한 오프라인 장터 정보(연락처·위치 등)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싱싱장터 홈페이지와 앱에서 제공된다.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과 특정지역에서의 추석 특판장 검색도 가능하다. 또한 aT는 전국 19개 지역의 45개 시장·대형마트 등 소매점을 대상으로 성수품(28개 품목)·선물세트(7개 품목) 등의 가격을 조사해, 세 차례(9월 6일·13·20일)에 걸쳐 공표할 예정이다. 

◇ 농축산물 홈쇼핑 방송 확대·피해과실 수매 지원 등 농가소득 안정 노력

추석 성수기 동안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여러 행사도 함께 마련된다. 농식품부는 공용홈쇼핑에서 추석 전 3주간 사과·배 세트와 축산물, 건강기능식품, 떡 등의 상품 판매방송을 평시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52% 수준으로 확대 편성한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우리 농수산식품 선물하기’ 캠페인을 통해 지자체 추천 농특산물 등이 수록된 추석선물모음집을 제작해, 대한상의 회원기업과 지역상의에 배포하는 한편, 온라인 홍보도 병행한다.

또한 농협은 낙과·햇볕데임 등 과수 피해과실의 가공용 수매 등을 지원하는 한편, 13일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폭염·태풍을 이긴 한손(중소 규격)과일 소비촉진 캠페인’을 진행해 농가소득 안정에 나선다.

식품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농식품 등의 물가 폭등으로 이번 추석이 고비다"라며 "소비자들이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