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를 조만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신한생명의 생산성은 그간 업계 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신한생명의 영업이익은 9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에서 신한생명이 차지하는 실적(당기순이익) 비중도 4%에 불과하다.
이런 측면에서 신한생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했다. ING생명의 영업이익은 신한생명보다 영업 이익이 2.6배가량 더 높은 2488억 원이다.
반면 신한생명의 임직원 수는 1290명으로 ING생명 730명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신한생명과 ING생명이 합병하게 되면, 신한금융은 적은 인력을 받아들이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되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인수가격은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2조2000억~2조3000억 정도로 가닥이 잡혔다. 단, 퇴직위로금이나 스톡옵션 등 계약서 세부 내용 조율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지주 창립기념일이 9월 1일에 맞춰 내 달 초 공식화를 발표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기념식 행사가 열리는 내달 3일 조용병 회장이 직접 공식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협상이 끝나지 않아 공식 발표는 알려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실제로 계약서 세부 조항 조율은 쉽지 않아 보인다.
ING생명 노조가 29일 고용안정 보장 및 보상급 지급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서를 내고 투쟁을 예고하고 나선 것도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ING생명 노조는 최대 7년간 고용 보장과 조합원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속 가능한 고용안정과 노동조합 보장, 독립경영 보장, 경영비전 제시, 최고에 걸 맞는 매각보상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현재 ING생명을 지속 발전시킨 주체가 직원들이며 조합원들이라는 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이런 주장을 하고 나선 데는 지난 2013년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인수한 다음 해 전체 직원의 30%를 감원했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ING생명을 1조8400억 원에 인수하면서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위로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매각으로 최소 2조원 이상의 매각차익을 챙기게 된다.
ING생명 노조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에 “MBK가 인수하기 전 약 24년간 ING생명은 워낙 건전성이 높은 회사였다. 4조원에 근접한 내재 가치가 있는 회사를 헐 값에 인수해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나가는데 신한금융이 인수한다는 소식에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음 주부터 교섭이 진행 될 것이다. 교섭 단계에서 조율이 안 된다면 투쟁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