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김 씨는 작년에 C 침대를 판매하는 '라텍스 매트리스 슈퍼싱글 22cm' 를 구매했다. 꺼짐 현상이 발생해 뜯어보니 라텍스가 아닌 스펀지였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되려 업체로부터 형사고발까지 당했다.(사진=소비자제보)
소비자 김 씨는 작년에 C 침대 업체의 '라텍스 매트리스 슈퍼싱글 22cm' 를 구매했다. 꺼짐 현상이 발생해 뜯어보니 라텍스가 아닌 스펀지였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되려 업체로부터 형사고발까지 당했다.(사진=소비자제보)

[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최근 ‘라돈’검출 문제로 침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해 여름 본지가 단독 보도했던 ‘가짜 라텍스 침대’에 대해 판매업체가 사실과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해 진실공방이 불거졌다.  

해당 업체 측이 보도와 관련해 반론을 제기해 오면서 <소비자경제>는 사실관계 검증에 나섰다.
보도1년 만에 <소비자경제> 취재진이 다시 연락을 취한 피해 제보자 김 씨는 “라텍스인 줄 알고 산 침대가 스펀지인 것도 분통 터지는데 형사 고소까지 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소비자경제>가 포천에 위치한 해당 업체의 공장에 직접 방문하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재취재해 진실 여부를 들춰 보았다.  대체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제보자 김 씨가 주장하는 사건 전말 

“구매한 지 3개월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침대  꺼짐 현상이 발견돼 A/S를 요청했다가 우연히 침대 커버를 벗겨봤는데 라텍스가 아닌 스펀지가 들어 있었어요. 색도 심하게 변해 있었고요” 

지난해 본지를 통해 하소연한 제보자 김 씨는 다시 한 번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가 침대를 구매한 건, 작년 2월이다. 김 씨는 “이후 수개월이 흐른 뒤부터 꺼짐 현상을 심하게 느꼈고 자고 일어나면 허리도 아팠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 씨의 말이다. 

“업체 측에서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는 요청을 해 와서 매트리스 겉 커버를 벗기고 안쪽 부직포 커버까지 벗겨보게 됐어요. 그래서 매트리스가 라텍스가 아닌 스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벗겨보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거 아니에요?”

당황한 김 씨가 고객센터로 전화하고 업체 카카오톡 계정으로 사진을 보냈지만 업체 측의 말은 계속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보자의 말이다. 

“상담원은 우리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고 했다가 영업팀장이 매트리스 상태가 많이 훼손되어서 모르겠다는 식으로 말을 바꿔나갔습니다. 그러더니 일을 크게 만들어서 교환을 못해 주겠다며 형사 고발을 했어요.” 

올 해 9월, 김 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 씨는 “무혐의 판결이 나온 후 제가 업체 대표를 사기죄로 고소했지만 대표는 검찰 조정 날짜에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현재 김 씨는 SNS 계정을 통해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과 함께 민사 소송을 걸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김 씨의 SNS를 통해 또 다른 소비자의 하소연도 이어졌다. 또 다른 제보자는 “누우면 몸이 닿는 부분이 뚝 꺼져 항상 허리에 힘이 들어갔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결국 병원에 다니게 됐다”며 김 씨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 업체측 “단순 실수였고 오 배송 때문” 반박 

업체와 취재 날짜를 잡았지만 “해외 출장을 가게 됐다” “공장에서 사고가 났다” “담당자가 다쳤다”는 다양한 이유로 연거푸 불발되면서 <소비자경제> 취재진이 결국 해당 업체의 공장에 기습 방문했다. 

 

C침대의 포천 공장에 쌓여있는 매트리스
C침대의 포천 공장
C침대의 포천 공장에 쌓여있는 매트리스
C침대의 포천 공장에 쌓여있는 매트리스
C침대의 포천 공장에 쌓여있는 매트리스
C침대의 포천 공장에 쌓여있는 매트리스

포천에 위치한 공장에서는 작업자 대여섯 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침대 매트리스 포장을 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직원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매트리스의 소재는 매우 다양했다. 업체 직원의 말이다. 

“천연라텍스는 거의 안 쓰고 합성이나 메모리폼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 합성 라텍스는 폴리우레탄이 조금 들어가기 때문에 폼 성질이 있지만 라텍스 원액이 들어가 있어서 눌러보면 촉감이 매우 쫄깃합니다. 그리고 이건 흔히 아는 메모리폼이고요, 이건 밀크 폼이고요....”

<소비자경제> 취재진이 소비자 분쟁 건에 대해 묻자, 오배송률이 높았다고 해명했다. 

업체 직원은 “커버를 씌우면 내부 소재까지는 확인이 어렵다. 2017년에 직원들이 정비가 안 되어 있어서 오배송이 많았다”며 소비자의 거친 언행 때문에 처리가 안 됐다고 둘러댔다.  

“오배송 건은 대부분 교환을 해드렸는데 강성이라고 해야 하나? 당시 고객의 거친 언행 때문에 수거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여러차례 교환해 주겠다고 했지만 소비자 측에서 거부했고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쓰니까 형사 고소를 했는데 소비자와 다투는 것이 소모적이라 생각해 취하했습니다."

업체가 고소를 취하했다고 하지만 김 씨가 전해 준 수원지검 사건처분결과증명서(아래 사진)에는 ‘혐의 없음’으로 처리해 소송까지 진행되지도 않았다.  

◇ 제품은 믿을 수 있지만 수입국조차 밝히기 힘들다? 

해당 업체는 오배송률이 높았던 것은 인정하지만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배송 문제를 차지한다 치더라도 해당 제품의 품질은 얼마나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어 확인해 보고자 했다.

한국소비자원 시험검사국 관계자에 따르면 라텍스는 반드시 천연이라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천연라텍스 제품이 합성라텍스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라텍스 제품의 품질은 원재료의 품질 첨가제의 종류와 함량 각종 발포 기술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히 합성 라텍스를 사용했다고 품질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저가의 첨가제 및 기타 물질을 다량 사용할 경우 품질 저하 및 냄새 유발 가능성이 있어, 첨가제에 대한 품질 표시 기준과 인증이 필요하다. 

해당 업체는 영국의 재료테스트 및 제품 검증 테스트 기업인 Exova와 국가인증시험기관인 FITI 시험연구원에서 원료 및 제조 관련 인증을 받았다며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업체 측에 기관 인증 여부 확인에 필요한 인증 번호를 문의했지만 업체 대표는 ‘영업기밀’에 해당한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침대 제작과정과 재료 수입업체, 등을 물었지만 역시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C침대는 영국의 재료테스트 및 제품 검증 테스트 기업인 Exova와 국가인증시험기관인 FITI 시험연구원에서 인증을 받았다고 홈페이지에서 제품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자료=C침대)
C침대는 영국의 재료테스트 및 제품 검증 테스트 기업인 Exova와 국가인증시험기관인 FITI 시험연구원에서 인증을 받았다고 홈페이지에서 제품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자료=C침대)

법무법인 서상의 김종우 변호사는 "광고와 다른 상품을 파는 것은 전형적인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객관적 사실과 다르게 주장한 바가 있다면 사업자에게 무고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라텍스 제품은 주로 씌워진 상태로 판매되므로 구매 즉시 커버를 개봉해 제품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구매 시 품질보증기간을 확인해 품질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 기간 내에 교환 환불 등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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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보도] 가짜 라텍스 침대 매트리스 관련

본 인터넷 신문은 2018.7.24.자 <[팩트체크] 모 합성 라텍스 매트리스 소비자 피해 제보 스폰지 논란의 진실은?> 제목의 기사에서 소비자 피해제보 등의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당 업체에서는 “다른 물품이 오배송 되었거나 소비자가 라텍스 매트리스 제품 특성을 오해한 결과”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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