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사이 경도인지장애 2배 증가…65세 이상에서 27.8%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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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곽은영 기자] 일반적으로 노년층에서 기억력이 저하되는 증상을 보이면 치매를 걱정하지만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저하된 상태인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와는 다르다.

치매가 기억력 저하와 함께 심리행동 문제, 인격변화 등이 동반되는 질환이라면 경도인지장애는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은 보존되고 기억력에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는 건망증과도 다르다.

건망증은 단순히 잊어버린 것이고 경도인지장애는 어떤 사건을 잊은 상황 자체가 기억나지 않는 것으로 아직은 치매가 아니지만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13년 8만5140명에서 2017년 18만1841명으로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서는 여성이 12만4582명으로 남자보다 2배 더 많았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8~10% 정도로 정상인들이 1년에 1% 미만인 것에 비해 10배 가량 발생빈도가 높았다.

전국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연령층의 27.8%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는 노화나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경쟁사회 속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서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치매(痴呆)에서 치(痴)는 앎(知)에 병(疒)이 생김을 의미하고 매(呆)는 기저귀를 차고 잘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병명에서 인지능력과 일상생활능력이 떨어지는 병임을 암시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의 원인을 ▲생각이 너무 많거나 심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화열 ▲노화로 장기와 심신의 기능이 떨어지고 신체가 허약해져 정신 작용이 약해지는 기허 및 음허 ▲몸 안의 체액이 여러 원인으로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는 담음 ▲피가 몸 안의 일정한 곳에 머물러서 생기는 어혈이 있는 경우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는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의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증상 진행을 늦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2017년 부산에서 시행된 경도인지장애군 대상 연구에서 한약투여를 통해 기억력이 호전되었음을 확인했으며 전신적인 관리를 통해 기억력 및 인지장애에 대한 증상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평소 기억력 저하와 함께 ▲송금이나 번호키 등 숫자와 관련된 일에 실수가 생기는 경우 ▲최근 일어난 일이 생각 나지 않는 경우 ▲드라마나 책에서 본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엉뚱한 질문을 하는 경우 ▲집안 일이나 업무에 집중이 잘 되지 않고 능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경우 ▲가족 생일이나 약 복용 등 지속적으로 해온 일을 깜빡 잊는 경우 ▲운전 중 실수가 잦아지고 환승 등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등이 늘어나면 전문의의 진료가 권장된다.

박정미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소비자경제>에 “정상적인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빠른 치료로 치매로의 진행은 늦출 수 있다”라며 “지속적인 기억력 저하가 나타난다면 정확한 검사 및 진단과 조기치료를 통해 치매로의 진행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평소에 걷기 등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 두뇌 회전을 위한 책 읽기나 배움 등은 물론, 침과 뜸 등 혈액순환을 향상시키는 한의학적 치료가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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