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인상 여부 내부 검토중…아직은 감내 수준"

[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이달부터 유가공업체들이 낙농가로부터 구매하는 원유가격이 오르면서 유가공업계도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원유값이 오른데다 인건비와 원·부자재값 등 제반 비용이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우유가격도 올려야 할 요인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 가격인상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부채질할 우려도 있어 고민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24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원유 수매 가격을 리터당 926원으로 기존보다 4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유가공업계가 구매하는 원유에 인상된 가격이 적용되고 있다. 유가공업계에게 던져진 고민은 앞으로 이를 반영해 우윳값을 올리느냐 마느냐다.
 
이미 유가공업체들은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원유가격 인상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진데다 최근 인건비와 물가상승폭 등을 감안할 때 우윳값 인상 요인도 충분히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를 볼 때 원윳값 인상의 영향을 곧바로 받는 흰우유를 비롯한 우유제품이나 요구르트 등은 가격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격을 인상할 경우 50∼100원 정도에서 인상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곧바로 유제품 가격 인상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출산율 저하 등으로 우유 소비시장이 침체돼있는 상황에서 우유가격을 인상할 경우 오히려 소비심리를 더 떨어뜨려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인상된 원윳값 역시 4원으로 2013년 106원이 올랐을 때와 비교해 인상폭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감내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가격을 소폭 인상한다 하더라도 결국 유통과정에서 할인 등이 반영돼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인상이 무의미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각 유가공업체들도 가격 인상 여부를 쉽사리 판단하지 못한 채 경쟁사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우윳값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우유 소비가 저조한 상황인만큼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4원 정도 올랐다고 바로 우윳값을 올리기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상황은 없다"고 전했다.
 
낙농진흥회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지 않고 있는 롯데푸드 파스퇴르의 경우에도 원유 수매가격을 4원 올리기로 한 가운데 우유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유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경우 좀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가격을 인상할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조만간 결정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아직 인상 여부나 시기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우리는 가격을 인상한지가 오래된 데다 2016년에는 가격을 인하한 부분도 있어 원가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올린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부담을 상쇄시키는 방안 등이 고려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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