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장병훈 기자] 지주사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는 우리은행이 기반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20일 금융당국에 지주사 설립 신청서를 제출한 우리 은행은 상반기 1조3,05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안정적 수익창출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에 우리은행이 올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89% 증가한 것으로 상반기 기준으로만 따지면 11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아울러 26일에는 4천억 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은행의 기본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발행된 채권은 4.40%의 고정금리로 발행되며 발행일로부터 5년 경과 후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이번 원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바젤Ⅲ에서의 자본인정 조건이 영구채권으로 강화된 2016년 이후 최대다. 그동안 은행지주사를 포함한 시중은행의 원화 신종자본증권 발행규모가 2천억 원 수준이었다.
우리은행의 4천억 발행은 국내에서의 대규모 발행이라는 점에서 초기 단계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
지난 18일 시행한 수요예측에서 21개 기관투자자가 응찰에 참여했으며 응찰액은 6520억원으로 1.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요예측에서의 흥행으로 발행금리는 우리은행이 예상했던 4.20%~4.70%의 하단인 4.40%에서 결정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개선과 실적호조가 지속되어 최대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 해외시장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어려워진 가운데, 국내시장 발행을 추진한 손태승 은행장의 판단이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대표주관사와 공동주관사를 맡았으며, 교보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우리은행은 서민금융 상품 확대 및 다문화가정 지원 등에 힘을 쏟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은행으로서의 이미지를 심고 있다.
또, 올해 인력 채용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그룹차원 채용을 통해 올해 전체 규모를 1018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827명 채용과 비교해 23%나 증가한 규모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채용 확대를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지주사 설립 신청서를 제출하면, 통상 예비인가 2개월, 본인가 1개월 등 총 3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법 상 지주사 설립과 자회사 편입 등 중요한 경영문제에 대해서 예비인가 없이 본인가로 넘어갈 수 있어, 빠르면 1개월 이후 인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를 설립이후 우리은행의 지배구조는 최상위에는 우리금융지주(가칭)가 위치한다. 자회사로는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 프라이빗 에쿼티(PE)다.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은 당분간 우리금융지주의 손자회사이자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위치하게 된다.
다만 우리금융지주 설립 이후 비은행부문을 확충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종금은 우리금융지주의 손자회사일 때 인수합병(M&A) 등의 이슈를 마무리 지은 후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