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음식 위주로…실내외 온도 차는 5~6℃ 이하

[소비자경제신문=곽은영 기자]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폭염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만 6500명으로 이 중 54명이 사망했다. 7월보다는 8월에 온열질환자가 더 늘어나는 만큼 여름철 건강관리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동의보감에도 여름철의 건강관리가 여러모로 쉽지 않다고 나온다. 건강을 해치지 않고 편안한 여름을 보내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이 되면 유난히 기운이 없고 입맛이 사라진다. 평소 열이 많고 땀이 잘 나는 체질이거나 기력이 허약한 사람들은 여름에 피로감이 더하다. 한의학에서는 여름철 건강을 어떻게 관리할까.

경희대학교한방병원 간장•조혈내과 장은경 교수는 “평소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예민한 소음인은 당장의 더위와 갈증을 해소해 주는 차가운 음식보다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라고 말한다.

여름철에는 입맛이 없어 식사를 소홀히 할 때가 많은데 이때 제대로 정기를 보충하지 않으면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 한의학적으로 여름은 더운 기운이 위로 올라가는 계절로 인체에서도 몸 안의 따뜻한 기운이 위로 올라가거나 피부 바깥쪽으로 몰린다.

장 교수는 “이때 뱃속은 오히려 텅텅 비고 냉해지는데 여름철에 배탈이 나기 쉬운 이유”라고 설명하며 “여름철에는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균형 잡힌 식생활, 하루 8잔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 적절한 온도 유지는 여름철 건강관리에 필수”라고 말했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김영철 교수는 여름철 땀 배출이 늘어나는 이유가 높은 기온이 피부에서 땀구멍을 열고 닫는 역할을 하는 위기(衛氣)가 소모돼 땀구멍이 늘어지고 열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적당한 땀 배출은 체온조절에 도움을 주지만 지나치게 흐르는 땀은 우리 몸 안의 진액을 손실시켜 수분과 전해질 부족으로 이어지고 심한 경우 탈수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격한 온도 변화는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준다. 높은 기온에 습도까지 높거나 갑자기 차가운 바람을 맞게 되면 오히려 땀이 증발하지 못해 몸이 무거워지고 두통, 콧물, 재채기 등 감기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

장시간 실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의 경우 지나친 냉방을 피하고 에어컨의 찬 공기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얇은 긴 소매 착용을 권장한다. 실내외 온도 차는 5~6℃ 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이장훈 교수는 여름철 원기회복을 돕는 음식으로 맥문동, 인삼, 오미자로 구성된 생맥산을 추천한다.

이 교수는 “맥문동은 열을 내려주면서 진액을 보충해 갈증해소를 돕고 오미자는 강장작용과 함께 땀 배출량을 감소시켜주며 인삼은 원기를 보충하고 진액을 생성해주는 데 유용한 약제”라며 “퇴계 이황 선생은 활인심방에서 무더운 여름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으로 마음을 고요히 하고 높은 소리를 내지 말고 화를 내지 말라고 권했는데 이 또한 여름철 양생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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