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샤워에다 옷 벗고 자기?...덥다고 하는 행동 오히려 체온 상승
[소비자경제신문=곽은영 기자] 간밤에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열대야는 한밤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서울은 이달 11일 첫 열대야가 관측되고 지난 사흘간 열대야가 이어졌다.
열대야의 피해는 단순히 잠을 잘 수 없다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피로뿐만이 아니다. 폭염으로 잠을 설치는 날이 계속되면 신체는 여러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숙면에 가장 적절한 온도는 18~20℃. 그러나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 몸의 온도 조절 중추에 이상이 생겨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잠을 자도 온몸이 뻐근하고 피곤한 증상이 계속된다. 이는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등 일상생활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덥다고 열을 식히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체온상승을 유발해 숙면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선풍기나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호흡기 질환이나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적절한 사용이 권장된다.
많은 사람들이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찬물 샤워를 하기도 하는데 이는 근육을 긴장시킬 뿐 아니라 신체가 몸의 체온을 맞추기 위해 오히려 열을 발생시키면서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찬물보다는 40℃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20분간 목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것이 혈액순환과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몸의 온도를 낮춰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족욕도 숙면을 돕는다. 발과 종아리를 40℃ 정도의 따뜻한 물과 16℃ 정도의 찬물에 5분씩 번갈아 담그는 것을 4~5회 반복하면 된다.
덥다고 옷을 벗고 자는 것도 숙면에는 방해되는 행동이다. 체온 유지를 위해 신체활동이 더 활발해지기 때문. 대신 통풍이 잘되는 얇고 시원을 잠옷을 입고 자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 TV, 컴퓨터, 노트북 등 전자기기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평소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바나나나 키위, 체리 등은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과일이다. 바나나의 마그네슘 성분은 세로토닌의 생성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숙면을 유도하고 키위에 함유된 칼륨과 칼슘, 마그네슘은 마음을 진정시킨다. 특히 이노시톨 등의 영양소는 신경전달 기능을 도와 숙면에 효과적이다. 체리에는 필수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풍부하다.
멜라토닌은 체내에서 소량 분비되는 호르몬이지만 체리나 상추 등에 그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상추의 줄기 속 투명한 흰색 액에는 락투세린이라는 성분이 있어 진정효과와 최면, 진해효과가 있다. 잠들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유에는 멜라토닌의 주성분인 트립토판이 함유돼 있어 긴장이 완화되고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체온도 상승해 수면을 유도한다.
숙면을 방해하는 카페인이 풍부한 커피, 초콜릿, 콜라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음식은 뇌를 활성화시켜 휴식을 방해하므로 이른 낮 시간에 섭취하거나 줄이는 것이 권장된다.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잠이 드는 데는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잦은 각성현상을 일으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소비자경제>에 “열대야 속 숙면을 위해서는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식사와 운동을 모두 끝내는 것이 좋다”라며 “특히 잠들기 바로 직전에 하는 과도한 운동은 숙면을 방해하므로 잠들기 최소 3시간 전에 가까운 공원에서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